전체 글 1445

동요없는 삶 -19.2.24.일

동요없는 삶 -신성-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옛날 못다이룬 사랑에 아직 미련이 남았다 풋풋했던 사랑에 설레이던 마음 그녀의 한마디에 뛰던 가슴과 부끄러워하던 빨간 볼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덤덤히 대화를 이어가고 사람에게 빠지거나 젖지 않고 안정된 상황이 익숙한 어른이 동요를 불러대도 즐거움은 부를 수 없는 아이 봄바람이 불때면 설레이던 순간이 그립다 아차하던 풋풋한 실수 그 옛날 그 사랑이 그립다 지나가버린 사랑과 같이 잊혀져버린 그때의 내가 그립다 *새순에서 모임을 하는데 나이대가 올라가니까 다들 반응이 별로 없고 격하지 않은데 내가 그런 나이대가 된더같아 좀 서글프다​

울어머니 꽃 -19.2.23.토

울어머니 꽃 -신성- 고향 텃밭에 봄이 찾아와 사랑초가 활짝 피었습니다 어머니 퇴근길 잠긴 대문을 열며 활짝 핀 꽃에 인사를 건넵니다 "꽃아 꽃아 너는 이쁘게 피었는데 아무도 볼 사람이 없이 혼자 빈집을 쓸쓸히 지키는구나 꽃아 꽃아" 어머니 인생도 아름답게 피었더랬지요 자식들 간간히 찾아가 뵈었더랬지요 그래서 그 말이 더 맘이 아팠더랬지요 고향집에 피어난 꽃 고향을 지키는 꽃 우여곡절 많아도 피어난 울 어머니 꽃 *어머니 환갑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기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어머니께서 텃밭꽃에게 건네는 인사를 들려주신다​

짐을 쌉니다 -19.2.22.금

짐을 쌉니다 -신성- 짐을 쌉니다 어디론가 떠나나 봅니다 익숙함 하나 부담스럼 하나 잡다함 하나 은밀함 하나 작은 캐리어에 삶을 옮겨다 담습니다 짐을 나눠지면 좋겠지만 저마다 무게에 많은 부탁도 힘듭니다 중요함 하나 필요함 하나 보험 하나 명분 하나 작은 캐리어에서 삶을 다시 빼내 봅니다 뭔가 빠뜨린건 없나 한번더 짐을 훑어봅니다 이제는 떠나나 봅니다 가야만 하나 봅니다 두려움을 짐과 함께 닫습니다 *팀원들이 출장 짐을 캐리어에 나눠담는데 프린터까지 챙기는 대공사 느낌이다​​

무궁화 꽃이 폈슴돠 -19.2.21.목

무궁화 꽃이 폈슴돠 -신성- 왜 악은 없어지지 않는걸까? 누구나 원하는 삶은 왜 누구나 누릴 수 없는걸까? 더 쉽게 삶을 살고파서 더 큰 쾌락을 쾌고파서 더 큰 사랑을 사고파서 내가 저질렀던 모양을 닮았다 짧은 선택이 긴 악을 낳았다 오늘도 여기저기 널부러진 시간과 유한한 자원은 무한한 욕심의 먹이감으로 사라졌다 알면서도 묵인하는 시간 뒤돌아보자 한순간 피어버린 꽃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저지른 사람은 잊어도 당한 사람은 잊지 못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언젠가는 피어 들통날 그때 움직였던 죄악의 사슬들이 끊어져 다시 리셋될 그때 "무궁화 꽃이 폈슴돠!" 착하디 착했던 원점을 향해 악에게 미련했던 원점을 향해 냅다 달려 들어가야한다 죽어라 뛰어 침노해야한다 "스탑!" 한순간 길었던 내 영혼이..

뒤에 계신 님 -19.2.20.수

뒤에 계신 님 -신성- 애타게 님을 기다립니다 따뜻하게 쪼이는 햇살에도 행여나 님이 오실까 살짝 옅어진 앞산의 색깔속에도 양지바른 언덕 부는 바람을 타고 아장아장 걷는 아기 걸음말 따라 행여나 님이 오실까 이제는 오실까 내 마음은 설래 뛰였습니다 찬 바람이 녹아서 흰 눈이 개울이 되면은 두꺼운 얼음 대지를 부수고 내 마음에도 반가이 스며 오소서 눈물 한바가지 머금고 기댈 마음을 찾는 갈한 망울 멍울 함께 터트리자 함께 축복하자 그날 그 봄날과 함께 내게 오소서 *부는 바람도 점점 살랑대는게 봄 기운이 느껴진다 ​

버림의 뜻 -19.2.19.화

버림의 뜻 -신성- 오래쓴 일상이 느려진 이유 여기저기 설치된 프로그램의 흔적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우개 버리는 것 하나없인 시간이 가벼워지지 않겠지 재밌어도 사랑해도 버려야하는 것들 어느새 내 시간의 일부가 되어버린 잡다한 공간들과의 작별 지우개 지금은 허전해도 시간의 공간에 자랄 의미의 싹을 틔우며 생산과 소비의 기로에서 창조적인 자아를 다시 잉태한다 가벼운 시간을 달리며 가벼운 몸과 가벼운 바람과 가벼운 풍경과 가벼운 인생을 익혀야겠다 *우울한 나날이 갑자기 무겁다면 버려야할 것을 과감히 지우고 버려야하는 건 당연한 결단이다. 그 시간에 다른 독서와 묵상과 운동을 채우자. ​​

조직의 쓴맛 -19.2.18.월

조직의 쓴맛 -신성- 내 지시에 따르지 않는군 날 무시하는 말을 하는군 내 말에 사사건건 태클인거 같아 나와 스타일이 맞지 않는구만 소소히 갈굴테니 잘 버텨보게나 억울하면 출세하고 월급만큼 일한다는 진영과 월급보단 더 해야 남는 장사란 진영 근본적 오류가 일으키는 수많은 오해 당한 본전과 갚을 본전이 서로 오가는 조직의 쓴맛 오늘도 바람 잘날없는 부품의 하루 *조직에서 가장 성품이 온화한 상사들간의 다툼을 보아도 조직이란 건 좋게 가꾸기 참 어려운거 같다​

두가지 나 -19.2.17.일

두가지 나 -신성- 세상에는 두가지 죄가 있다 들키지 않은 죄와 들킨 죄 세상에는 두가지 죄인이 있다 들키지 않은 죄인과 들켜버린 죄인 세상에는 두가지 내가 있다 들키지 않은 나와 들켜서 쏟아져 버린 나. 돌이킬 수 없이 깨져 버려서 안아주기엔 너무 아픈 내가 있다 오늘도 비밀의 죄를 짓고 익명에서 현실로 조심조심 되돌아오는 나. 심연 깊숙히 던져버린 짐은 침몰한다 익숙하게 침전을 관망하는 나는 내가 부담스럽다 신이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목사님께서 이야기해주시는데 구구절절 마음을 흔들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퍼즐조각 -19.2.16.토

퍼즐조각 -신성- 퍼즐이 널부러져 있어도 맞는 퍼즐은 있겠지 원래부터 한 그림이였으니까 한조각 한조각 퍼즐이 끼워맞춰질 때마다 나중엔 더 찾기쉽겠지 그게 더 큰 힌트지 불평도 원망도 없던 내가 맞춰져 사라지는 퍼즐 조각들을 보며 점점 조급해하는 나를 발견한다 맞는 조각을 못찾으면 어쩌지 맞는 조각이 없으면 어쩌지 억지로라도 끼워맞춰야하는건 아닐까 불안함에 남은 조각들은 서로의 조각을 이리저리 돌려댄다 언젠간 맞춰지겠지 혹시 맞춰지지 않더라도 보물섬의 좌표처럼 조각만으로도 멋지게 숨겨져 있으리 *후배 결혼식을 마치고 솔로들이 모여서 다들 연애 이야기 소개팅 이야기를 끝없이 하는데 인연이란 참 찾기 어려운 것이다​​ ​​

똑같은 사람 -19.2.15.금

똑같은 사람 -신성-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모르던 때에서 아는 때까지 모든 시간을 격으며 공유하는 것 어떤 사람일까 모르기에 신비하고 기대하기에 상상하던 설레임 알아서 기뻐하고 알아서 실망하는 감정의 턱을 지나 흘러가는 시간속에 서로의 온도와 범위가 편안하고 어느새 익숙한 관계 추위, 따뜻함, 격정, 평온 서로를 겪어가며 하나의 추억으로 동기화 되는 것 우린 언제나 똑같은 사람이지만 넌 이런 사람이야 난 그런 사람이야 마음에 서로를 심고 우리를 가꾸고 키워가는 것 *사람이라는 게 처음에는 호감에서 비호감에서 익숙해지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알아가는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