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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26.10.8.(목)

잠행-박원주-왜 해변에서만 옷을 벗나요?항상 가려져 답답한 가슴이 구시렁 댄다. 마음이 해변을 좀 찾아달라 했다. 젖은 마음을 고추 널어 말리듯 말리고 싶단다. 태양은 뜨거운데 해변은 너무 멀다. 물은 많은데 수영복을 사기엔 번거롭다. 도시는 사람 눈이 많아 벗기는 어렵다. 숲에는 그늘이 많아 태우기 힘들다. 넓은 사막이 그리워 운동장에 덩그러니 서서와이셔츠 단추 몇개 풀고 가슴을 하늘에 말린다. 출렁 출렁. 마음이 햇살에 수영을 친다. 여기저기 물장구에 물방울이 튄다. 씻을 수 없는 외로움도, 가라앉지 못한 책임감도,두둥실 구름 한점없이 가을 햇살에 녹아 사라졌다. 그만하면 됐다. 벙거리 같은 입이 가슴을 토닥이며 다시 단추를 잠근다. 가을 햇살은 더 출렁거리고 가을 하늘도 더 출렁거리고다 넣지못한 와..

가을 시즌 감사 -26.10.7.(수)

가을 시즌 감사 -박원주-가을 하늘이 우주를 향해 뻗어가고하늘이 대지에 닿아 들녁이 출렁댄다. 여름철 푸르름은 하늘로 올라가고별빛에 익은 열매는 별똥별이 될 준비를 한다. 가을 바람은 깊숙이 마음까지 부는데꼭꼭 주워담은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어디에 쓰려고 이리 담아두었을까?잊어버린 기억 대신 무턱대던 욕심만 남았다. 비우고 치우며 마음에 바람을 불어 보낸다. 흘러가는 바람은 어떤 열매를 흔들고싶었을까?분주한 손짓은 또 무언가 주워담으려 애쓴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마음이 뒤숭생숭하다. 흔들거리는 몸짓을 보며 생각도 흔들거린다. 익어가고 싶은 마음에 가슴을 열어 햇빛에 널어본다. 익지도 타지도 않는 하얀 속살은 가을녘만큼 낮설다. 더 익자. 더 타자. 더 불태우다 꺼지자. 눈오는 겨울 오면 하얀 설원 ..

요령이 없어서 -26.10.6.(화)

요령이 없어서-박원주-사랑하는 요령이 없어서 무턱대고 힘만 썼구나. 살아가는 요령이 없어서 무턱대고 상처가 많구나. 기도하는 요령이 없어서 무턱대고 소리만 질렀구나. 이리 이리 하면 되는 거였는데몸도 마음도 받아줄 준비가 안됐구나. 돌아보면 별거 아닌 쉬운 일인데..그걸 하기가 그리도 참 어려웠구나. * 화성에서 우리 삶을 놓고 기도를 하니 우리가 요령이 없구나 싶다.

아이가 아이에게 -26.10.5.(월)

아이가 아이에게-박원주-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에게아직 말도 못하는 아기에게울고 먹고 자는 게 다인 아기에게아이가 말한다. 귀엽단다. 너무 귀엽단다. 그렇게도 귀엽단다. 존재만으로 귀여운 우리들이였지. 자랐어도 아직은 귀여운 우리들이지. 귀여워해줘야지. 서로 사랑해줘야지. 할 수 있는게 없어도우리 아직 아기니까. * 처제네 아기 보러 갔는데 우리 아이가 더 좋아한다.

대추나무 누가 키웠나? -26.10.3.(토)

대추나무 누가 키웠나?-박원주-길가에 대추나무. 아무도 관심이 없었지. 가시나무 앙상히 눈길 한번 주지 않았지. 향긋한 노란 별꽃이 펴도 봐주는 이 없었지. 여름 한낮 무성한 잎에 열린 줄도 몰랐지. 어느덧 가을에 익어 툭 떨어진 대추 한알.한입 베어물자 신기하게 단맛이 나네. 무심히 저려진 사계절 모든 맛이 나네. 녀석 참 기특하다 감탄이 절로 난다. * 포천에서 대추도 따고 밤도 따고 가을을 즐겼다.

고인 호수 -26.10.2.(금)

고인 호수-박원주고인 호수가 흐른다. 언제나 그대로 고여 있을 줄 알았는데호수가 흘러 모래바닥만 남아있다. 영원한 건 없더냐. 흘러가는 모든 것을 놓아주기엔내가 아직 웃고 싶구나. 젊음을 좀더 꽃피우고 싶구나. 흐르는 호수를 보며 흐르는 물살에 마음을 흘리며 함께 흐른다. * 마장호수를 갔는데 물이 너무 말라 좀 안스러웠다.

쓸데없는 일 -26.9.30.(수)

쓸데없는 일-박원주-가끔은 미래를 몰라 다행이다. 돌아보면 얼마나 쓸데없는 게 많을까?알았다면 너무 억울했을 일들알았다면 걷지 못했을 용기. 알지 못해서 그랬지 뭐~웃어 넘길 변명의 여유. 가끔은 미래를 몰라 참 다행이다. * 회사가 없어지는데 생일 축하 파티를 거하게 할 필요가 있냐고 하는데 할 변명이 적다.

옆으로 효도 -26.9.29.(화)

옆으로 효도 -박원주-없다 변명 할까봐죽은 핑계 댈까봐지금 잘 해라고 하네. 흘러간 뒷편은 잊고 흘러갈 앞편도 잊고흘러가는 옆을 보라 하네. 옆을 보니 네가 멈춰 서 있구나. 봐야하기에 기다리고 있구나. 지금 웃어줘야지지금 안아줘야지* 화성 가서 기도하니 돌아가신 아빠에게 못한 효도를 옆으로 누나와 가족들에게 잘하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