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07

하루를 채에 거르면 -26.9.18.(금)

하루를 채에 거르면-박원주-하루를 채에 거르면 무엇이 남을까?일어나 주워담은 생각은 바로 행동이 되고 기록된 장부는 곧바로 회신을 준다. 내용은 눈속으로 사라지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서운”일하러 온 회사에 일해도 성과가 없다 논 것도 아닌데 저 문턱은 어찌 넘나?뭐가 잘못된걸까?다같이 쳐다보다 그냥 헤어지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회피”태풍이 몰려오는데 무대에서 춤을 추면 안올까?요식적인 무대에 화살을 남발해도다들 연기에 충실한 드라마는 곧 끝이 나고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좌절”교육을 들으면 바뀐다는 가설 따라나란 사람은 이렇구나 열심히 깨달음 뒤에너도 참 안 바뀌는구나 후속타가 오고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비관”정신없는 하루를 버리고 집으로 도피한 나는아직도 정신없는 숙제를 들고 푼다...

피 권력자 -26.9.17.(목)

피 권력자-박원주-누군가 거미줄을 쳤다. 노심초사 걸리지 않길 바라는 나비어쩌다 걸려서 먹이가 된 꿀벌같이 거미가 되어 노니는 거미하늘에서 별 관심이 없는 잠자리거미줄을 애써 치우는 한 짐승.소문에 어디 거미줄이 있다는데 모두 벌레가 아닌 듯 무심하기만 하다. * 인사발령을 낸다고 소문이 도는데 마땅히 받을만한 사람이 없어서 엄한 사람이 올까 우려가 되는 약자의 비애.

생일 요정 -26.9.16.(수)

생일 요정-박원주-내 생일이다!생일 선물도 받고 축하도 받고하고 싶은 데로 다 해주는 내 생일날.이것 저것 주문하면 다들어준다. 신난다. 넘 행복하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콧노래가 나온다. 매일 매일 생일이면 좋겠다. 이렇게 기쁘고 행복한데 일년에 왜 한번뿐일까?한번만 만들다니 너무 아쉽다. 내가 대통령되면 자주 만들어야지. 난 생일이 너무 좋다. 아 행복해. 너무 기뻐. 야호! 만세!이거 먹고 또 뭐하고 놀까?영원히 함께 하자. 사랑하는 생일아. “아빠! 헌드레드 밀크 아이스크림 먹으러 스타필드 가요!”* 딸이 7살 생일이라 케익도 사고 선물도 사고 산책도 나들이도 가고 딸은 마냥 행복해 신이 났다.

인사 테트리스 -26.9.14.(월)

인사 테트리스-박원주-당신은 조각입니다. 멋진 그림을 위해 이동하겠습니다. 첫번째 조각은 아랫줄 네번째입니다. 두번째 조각은 그 옆으로 이동해주세요. 세번째 조각은...네? 이동하기 싫다고요? 그러면 멋진 그림이 안 나오는데요? 그럼 누가 하죠? 이동해주세요. Plz. 자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감상해 주세요. 네? 안 이쁘다고요?조각들이 말이 많네요. 조각들이 이쁘지 않아서 그래요. 그림을 다시 그려야겠어요. * 인사 발령을 다같이 있는 자리에서 누가 할지 논의하니 좀 낮뜨거웠다.

여백 주차장 -26.9.13.(일)

여백 주차장-박원주-중요한 것들이 모인다. 그들은 딱딱한 집을 짓는다. 바쁜 시간도 딱딱해지고 빽빽해진다. 중요한 것들이 서로 중요하다 언성을 높인다. 딱딱한 것들이 가득찬 이 곳.손님이 왔다 그냥 돌아간다. 가족도 왔다 그냥 돌아간다. 어릴적 나도 돌아왔다 그냥 돌아간다. 정말 이게 중요한 게 맞을까? 질문에 마음이 흔들린다. 집이 흔들리고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딱딱한 것들이 무너져내린다. 중요한 게 아니였던 게지. 딱딱하면 안되는 게지. 빽빽하면 안되는 거지. 중요한 건 몇개 안되는거지. 중요한 것만 내 질문에 남아있는 게지. 빈 공터에 초록이 자라자곧 사소한 꽃이 피었다. * 간단히 쌀국수를 먹으러 가도 주차장이 없어서 고민된다.

도박장 인생 -26.9.10.(목)

도박장 인생-박원주-확률이 묻는다. “죽일까? 살릴까?”“과반이 넘으면 살려주겠다.”희망과 믿음 사이 주어진 하루하루를 묻는다. 반은 넘겠지?유한한 기간이 끝나고짧은 초가 다 타고 꺼지자 땡! 종소리와 함께 결과가 발표된다. ”살았다!“다행히 과반은 넘었다. 짜릿한 하루가 오늘도 달린다. * 승진 인사가 과반이 넘으면 하겠다는 설문조사가 다행이 과반이 넘어 승진 인사가 났다.

첫 이 빠진 날 -26.9.9.(수)

첫 이 빠진 날 -박원주-7살 아이 첫 이가 빠졌다. 흔들 거리던 이 언제 빠지나 했더니아이스크림 먹다 툭 빠진 이아이는 방긋 “나도 언니 됐어요”자라나는 새싹이 꿈이 크구나. 뭐든지 할 수 있다 희망차구나. 이 없이도 살 수 있다이 없어도 할 수 있다베시시 웃는 개우지 아이에게인생 한 수 배운다. * 아이 첫 이가 빠졌다

인생 기하학 -26.9.8.(화)

인생 기하학-박원주-한점 한점 찍으며 “나”를 그린다. 하늘에도 땅에도 이어진 “나”의 궤적. 얽힌 선들이 서로 당기고 풀다 서로의 점을 뺏는다. 곧다 굽다 찌그러지다 마지막 한 점 찍고 “나”를 마친다. 까만 밤하늘 내가 지워질까봐마지막 한점 뻥 뚫어놓고 “나”를 마친다. 반짝이는 점 하나 너랑 겹치지 않는다. * 포럼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과 표정을 보며 다들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든다. 포럼 마치고 퇴사한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을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