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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탐심과 싸웠다.

철수는 강아지를 키웠다. 침대에서도 같이 잠을 잤다. 늦은 밤 철수는 배가 고파져서 냉장고를 열었다가 쪼르르 달려나온 강아지를 보며 참기로 했다. 너 줄 것도 없고 먹으면 둘다 몇시간 잠을 안 잘 걸 아니까.철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복근 운동이라도 해야지 하며 스트레칭을 하다 인스타그램에 멋진 몸을 가진 사진을 서핑한다. 그림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유튜브를 켜고 운동 영상을 보며 부러워한다. 멋진 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엄습하자 벗은 나채의 몸들이 머리속을 채운다. 순간 야한 생각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어느새 야동 사이트를 뒤지며 어느 모델이 잘하는지 빠져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자며 2배속에 구간 스킵을 하며 액기스만 뽑아보고 있다. 그러다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다. 이 거세를 ..

정신 나간 기도자 -26.9.1.(화)

정신 나간 기도자-박원주-하나둘 잃어가다 정신마저 잃었다. 웃음도 감사도 없는 마비된 일상.포식자가 주는 마지막 안락함에가지가 잘려도 놀라지 못하다줄기를 스치는 톱날에 화들짝 놀란다. 잘린 손 그냥 두고 뿌리채 도망친다. 피가 흐른 곳을 보아라. 피가 흐르는 곳도 보아라. 피가 흐를 곳도 보아라. 해야할 기도가 태산인데무심한 배도자는 기도를 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할 수 있는 건 기도뿐.못한다 핑계대던 입술을 먼저 회개했다. 황폐한 세상이 이리 몸부림치고 있건만. 가물어 갈라진 영혼이 이리 절규하고 있건만.심장이 다급히 무릎을 꿇린다. 엎드려라. 울어라. 부르짖어라. 아픔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어라. 다시 눈 귀를 닫고 신을 죽이지 말아라. 두눈을 감고서 태초의 소리를 더듬었다. 정신이 들었다. * 일대..

바위 바꾸기 -26.8.31.(월)

바위 바꾸기-박원주-길을 걷다 큰 바위를 만났다. 못생긴 바위가 꿈쩍하지 않는다. 땅을 파고 땀을 흘려도 바위는 그대로였다. 종일 화를 내다 해가 졌다. 자고 나니 바위가 더 커져 있다. 열심히 깨고 부셔도 힘만 들뿐물집 잡힌 손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 종일 울적해 하다 해가 졌다. 바위는 더 커져만 갔다. 바위를 주변색으로 칠해봐도 티가 났다. 나무도 꽃도 그려넣어도 이쁘지가 않다. 엉망이 된 옷을 빨며 바위를 욕했다. 종일 투덜대다 해가 졌다. 다음날 더 커진 바위를 보았다. 이젠 어쩔 수 없어. 바위 앞에서 목이 터져라 울었다. 하늘도 같이 울다흐르는 빗물에 바위가 씻겼다. 이젠 바위를 그냥 두고 떠나기로 했다. 한참을 걸었다. 저멀리 바위를 보니 멋져 보인다. 바위를 보다 옛 생각이 떠올라 피식거..

방학의 끝에서 -26.8.30.(일)

방학의 끝에서-박원주-아기는 태어날 때처럼 죽을 때 비명을 질렀다. 끝나버린 시간은 소리도 못 전한 채끝을 시작으로 포장하만 바빴다. 모든 게 흘러가는데다같이 흐르니 흐르는 줄 모르고늙은 너만 보다 거울앞 늙은 내게 화들짝 놀란다. 왜 눈은 나만 못보게 달려있나?투덜대며 후회하기엔 시간은 언제나 곧다. 직선이냐 곡선이냐 속도를 다툴 때시간은 그저 흐르는 방향만 안내했다. 다시 끝 다시 시작.원으로 가장한 반복은 쉽게 나이를 잊었다. 하루의 끝도 아쉬워 밤 늦게 누워도긴 하루도 끝나고 다시 새 하루를 포장한다. 어제는 어디에 쌓여있을까?예쁜 비유로 옷입혀야지 잠깐의 열심도또 주어지는 하루 앞에 잠시 미뤄지고 늦쳐졌다. 동그란 케이크처럼 썰었던 시간표는 지켜지지 못하고방학이 끝났다. 방학이 끝났다. 마음껏 ..

향기로의 초대 -26.8.29.(토)

향기로의 초대-박원주-킁킁 어디서 냄새가 난다. 존재가 움직이면 왜 향기가 스치는가?저마다의 향기는 내가 여기 있다는 GPS. 질량만큼 무거운 존재가 아니여도,별처럼 따뜻했던 체온이 식어버려도,많은 물이 흐르던 심장 소리 버겁더라도,뜨거운 태양 꺼진 밤하늘 작은 별빛 되어도,향기는 거기서 내 여깄노라 외로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킁킁 두 문 활짝 열어두고 네 무게 앉았다 가게 네 마음 꽃피우고 가게네 향기 바람에 나를 비운다. * 교회 수련회에서 초대 조향학 박사님의 향기 이야기를 들으니 재밌다.

사람을 내리다 -26.8.28.(금)

사람을 내리다-박원주-사람을 어찌 아는가?오감은 작은 힌트일 뿐. 네 시간을 키고 내 생각을 끈다. 사람은 가다가면 펼쳐지는 바다.빠져야만 알수 있는 깊은 바다. 가녀린 초를 들고 바다 속을 걸어본다. 바다는 너의 시간이 모인 곳.파도가 촘촘히 세긴 지문은 너만이 해독하는 점자들.빼곡히 적힌 네 기도문을 들으며 한 절규에 금이 간그래도 멀쩡한 마음을 올려다본다. 너의 목소리에 진동하는 스피커는내 커피잔에 똑똑 너를 채운다. 한모금 한모금너의 이야기가 달다.꿀꺽 너의 이야기가 참 쓰다. * 같이 일하는 협조 관계의 분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과 습관을 나누자 그 사람이 다르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