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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튀긴다 -19.2.4.월

세상이 튀긴다 -신성- 세상이 무고한 사람을 튀긴다 판사, 의사, 교사, 기술사 모두다 때려넣고 쉴새없이 튀긴다 "기름을 더 부어라 기름없이 무슨 맛이 나겠느냐 맛깔나는 기름, 노동의 맛이여" 세상이 외치는데 입을 막는 사람이 없다 미끄러져 헤어나올 수 없는 노동의 저주 고소한 자본의 향이 진동을 한다 누가 불을 조절하는지 어디서 재료가 오는지 묻는 이도 답하는 이도 없이 세상은 돌고 돌았다 사람을 섞고 섞으며 또 튀겼다 덜 익어서 또 튀기고 잘 익어서 또 튀기고 탄 놈은 버리고 새 놈을 또 넣고 이리 굽고 저리 굽고 익어도 먹지 못하는 것들을 왜 튀기는지도 모른체 타지않는 배려심으로 세상은 사람을 뒤집어된다 * 설명절이라 어머니 전을 같이 부쳤는데 연기에 눈이 매워도 재미요었다 ​

불꽃의 생애 -19.2.3.일

불꽃의 생애 -신성- 죽어있던 고목​ 잠들었던 육체가 열기에 불이 붙는다 잠자던 영혼이 놀라 비명을 지르는데 불이 꽃을 들고 춤춘다 어디서 나온 꽃들인가? 어디서 나온 감흥인가? 형형색색의 불꽃이 비단 날개 승천을 하며 펄럭 형체도 규모도 없이 짧은 생을 발하고 날아가더라 열매가 없어도 아름다워라 후련히 태워버린 꿈같은 날들이여 화끈한 이별로 방점을 찍고서 흔적도 없이 미련도 없이 후~ 날아갔더라 * 곰탕을 끓이는걸 도와드렸다 ​

창고를 열다 -19.2.2.토

창고를 열다 -신성- 세월이 창고에 쌓여있네 두벅두벅 거대한 창고문을 제치고 화석을 발굴하듯 조심스레 딱딱한 먼지를 걷네 아래 지층엔 책상이 자네 그 위에 책들이 자네 그 위에 소쿠리가 자네 서로 추억의 무게에 눌려도 불평하지도 않고 딱딱한 몸을 뉘이고 굳은 잠 긴 세월을 잘도 자네 옛 필름을 꺼내 현상을 하네 시선에 담그자 떠오르는 상들 그 시절 그 상황 난 어찌 장면을 연출했을까 흩날리는 먼지에 꺼내들었던 노트를 다시 뭍네 묵직한 창고 문을 닫고선 가지런히 먼지를 다시 덮네 세월을 덮네 * 어머니랑 창고 정리를 했는데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어항등 별의별 물건이 다 임ㅅ었다 ​

거리의 거리 -19.2.1.금

거리의 거리 -신성- 거리란 무엇인가? 뻔하다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네 걷다보면 다 알겠지 걸어도 걸어도 감이 없던 젊은 날들 소원하거니 부딪히거니 정처가 없었네 거리란건 뒤돌아 재는 거다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네 이제사 거리가 나에게 말하네 멀다고 먼 건 아니라고 막힌다고 막히는건 아니라고 돌아갈 목적이 있기에 다다라 쉴 수 있기에 긴 길이 행복한거라 고백을 하네 이제사 거리와 긴 대화를 하네 아득한 거리를 디뎌보네 * 고향 가는 길이 멀고 막혀도 고향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

ISO 1010235 : Love -19.1.31.목

ISO 1010235 : Love -신성- 사랑을 의뢰 받았습니다 사랑의 계획을 수립합니다 모든 요구사항은 문서로 코딩합니다 어떤 사양을 원하십니까? 어떤 조직을 그리실 겁니까? 어떤 절차로 만들 예정입니까? 필요한 재료는 무엇입니까? 발생할 불만족은 무엇입니까? 다른 요구사항이 있으십니까? 기록을 검증합니다 이제 사랑을 시작하십시오 사랑의 프로세스가 종료되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결국 수많은 업데이트 후 사랑의 요구사항은 더 복잡해지고 그렇게 사랑은 표준의 이상이 되었다 * 회사에서 ISO 9000 교육을 받았는데 모든 행위를 품질경영으로 정의하고 품질로 관리하는게 신기했다 ​

마음 강아지 -19.1.30.수

마음 강아지 -신성- 마음에 무슨 일이 있으려나? 심심해 하는 마음에 목줄을 채우고 산책을 나선다 널린 거리의 옷들을 보고 새로움이란 냄새를 맡고 거리의 먹거리를 보고 식욕을 뭍혀댄다 꼬리를 흔든다 좋단다 마음 눈가에 웃음이 머문다 한바퀴 동네 밤마실을 마치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아무일 없었네 다행이다 풀린 마음이 잘 자는 걸 보고 나도 비로소 잠이 든다 * 야근하고 심심해서 홍대 밤마실을 다녀왔다 ​ ​

생각 물방울 -19.1.29.화

생각 물방울 -신성- 물방울들이 떨어진다 비인가? 생각이다 생각들이 태어나 지구위에 떨어진다 각자의 생각들이 태어나 지면에 부딪힌다 죽지않은 생각들은 함께 여정을 떠난다 바다로 바다로 서로 다른 생각들이 결국은 이해해서 하나가 되고 결국은 사랑해서 하나가 된다 거대한 생각이 함께 모여 거대한 바다를 이룬다 하나의 사랑으로 출렁거린다 * 출장을 나와서 숙소를 정하고 모이는 장소를 정하는 것에도 팀원들 생각이 각자 다르다 ​

하나의 잘못 -19.1.29.월

하나의 잘못 -신성- 하나의 잘못으로 죄인이 된 사람아 하나의 잘못으로 같은 죄인을 만드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도 기다려줄 사랑이 없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도 신이 되어 판단하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을 자신도 지금 짓는걸 모르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을 잊지못해 다시 짓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 그 도미노를 또 쓰러뜨리는 사람아 하나의 잘못으로 또 다시 죄인이 되는 사람아 아~ 이 사람아 * 하나의 잘못으로 사법적 처리를 하는 문제는 신중했으면 한다. ​

다시 그곳에 -19.1.28.일

다시 그곳에 -신성- 처음엔 낮설었던 알뜨르 드넓은 알프스처럼 뛰어다니던 그곳 익숙한 반가움으로 옛 거닐던 발자국을 찾아나선다 바뀐 건 아무것도 없는데 다시 그대로 섰을 뿐인데 낮설게 변해버린 들녁 현재에 옛 추억을 끼워맞추려 닳아버린 풍경을 이리저리 돌린다 한때는 전쟁하고 한때는 고통하고 한때는 추억했던 그곳 시간이 흐르고 사람이 흐르고 바람이 흐르고 이젠 모든 과거는 사라지고 현재만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다 발걸음을 돌려야지 어느 다른 새 오름이 날 반겨주리라 기대하며 다시 한 자취를 남기고 들녘끝 바다 넘어로 남은 마음을 던진다 시간의 파도가 다시 들녘에 몰아친다 지워지고 지워지고... 포근한 익숙함도 해맑은 반가움도 지워지고 지워지고... 저 과거속으로 미련없이 후~ 사라져간다 * 알뜨르비행장을 ..

제주 오름 여행 4일차(애월, 협재, 당산봉, 수월봉, 알뜨르, 송악산) -19.1.28.일

* 수산봉 : 아래 호수 - 점수(10점 기준): 총점 3점 이쁨 2점, 전망 2점, 촬영 3점, 높이 3점, 험난 3점, 특이 3점 - 장점: 올라가는 입구에 호수가 있는데 여기서 사진만 찍고 오르진 말자. 가는길에 마을을 지나야해서 제주 농촌 마을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음 - 단점: 정상을 올라도 방공기지와 나무에 시야가 가려서 아무것도 안보임. 왜 올랐나 회의감이 듬 ​​​​​​​​​ * 애월읍 : 입구 절벽위 셀카, 까페거리 산책 - 점수(10점 기준): 총점 9점 이쁨 9점, 전망 10점, 촬영 10점, 높이 1점, 험난 2점, 특이 7점 - 장점: 오름이 아니지만 제주 사쪽은 오름이 적어서 해변 보는 맛임. 여행하면서 애월 안가면 효리가 섭섭해 함. ​​​​​​​​​​ * 협재/금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