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지렁이와 온유 -박원주- 지렁이 한마리가 꽃밭에 살았어요. 꽃향기를 맡으며 땅속에서 촉촉히 지냈지요. 어느날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왔어요. “비가 오려나봐?” 비가 와서 화단이 물에 잠기기 전 지렁이는 얼릉 땅 밖으로 나왔어요. 비가 오면 땅속은 숨을 쉬기가 힘들거든요. “영차영차” 그런데 밖으로 나온다는게 그만 딱딱한 길바닥 위로 나오고 말았어요. “이쪽이 화단인가?” ”아니면 저쪽??“ 화단을 찾아해메다 지렁이는 더멀리 길바닥으로 나오고 말았어요. 사실 지렁이는 눈이 없는 장님이였어요. 그때 온유가 아빠랑 길을 걷고 있었어요. 지렁이를 본 온유는 뱀인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온유는 저렇게 큰 지렁이는 처음 봤거든요. “아빠. 무서워요.” 온유는 아빠에게 꼭 안겼어요. “온유야. 저건 지렁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