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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인간 -23.12.22.(금)

적응 인간 -박원주- 죽지 않았기에 살았고 살아남았기에 죽기는 이제 더이상 힘들다. 태어나 삶이란 적응의 연속. 추우면 추운데로 힘들면 힘든데로 죽지않고 견뎠기에 살아온 것이다. ”힘들어 못 살겠어.“ 한숨을 쉬었더니 ’왜 이래? 이제껏 잘도 살아왔잖아.‘ 내 속에 죽기 싫은 관성들이 피식 웃는다. 맞아. 난 계속 살아가겠지. 고통스러워도 살꺼고 죽기까지 유전자를 남길 거고 죽어도 영혼을 남길 거고 어디서나 적응하며 살아가겠지. 암 그렇겠지. 내가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 다른회사 사장님이랑 식사를 했다. 한국 가서 배트남은 따뜻한데 한국이 너무 추워서 이제 한국 못살겠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더니, 엄마가 베트남사람이냐고? 한국 사람이라고. 이때껏 한국사람으로 잘 살았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핀잔을 들었단다.

연속 동작 -23.12.21.(목)

연속 동작 -박원주- “부드럽게 올렸다가 그냥 툭 놓으면 됩니다. 채가 지나가다 공이 있으니까 그냥 툭 맞는거예요.” “근데 몸이 움직이면 안되니까 팔은 조이고 굽히지 말고 끝에 손목만 굽히고, 무게중심은 1센티 정도 오른발로 옮기고, 허리가 돌면 가슴이 같이 돌고, 채는 공 앞 땅을 친다는 느낌으로 툭 치고, 시선은 공을 보면서 고개는 살짝 오른쪽으로 두고, 칠 때 무게중심이 옮겨가니까 오른발 살짝 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치면 됩니다.“ ”에이~ 기마자세 아니예요. 다리들면 안되구요. 허리가 같이 돌아야죠. 팔이 꺽였다. 손목은 꺽고! 채 너무 많이 들었다. 시선! 엉덩이 빠지면 안되요. 몸이 또 따라간다. 공 앞 쓸면서 툭! 다리는 왜 계속 들어요? 왼손 굽히지 말고!“ 한 동작 한동작 잘 배워도 ..

술잘알 그 -23.12.20.(수)

술잘알 그 -박원주- 술잘알 그는 와인잔을 5개 준비한 후 화이트-레드, 드라이-스위트, 저-고 알코올, 음식-향-지역별로 나눠 마시고, 집에 방문한 젊은 손님에게 하이볼을 만들어 주고, 와인 매너 교육과 동호회 활동을 하며, 나라별 와인 느낌과 특징을 잘 이야기해 준다. 단,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단다. 술. 내 술은 무엇일까? 내 술을 찾았을까? 내 술을 음미하고 있을까? 그걸 잘 컨트롤하고는 있을까? 벌써 술에 취해버린건 아니겠지? 술 생각에 취한 하루가 헤롱된다. * 술을 잘 아는 사람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에게도 술과 같은 습관이나 취미를 잘 누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 빼는 연습 -23.12.19.(화)

힘 빼는 연습 -박원주- 운동 연습은 힘 빼는 연습. 잘 하고픈 욕심에 힘 들어가면 금방 지치고 자세가 엉망이 되어버리지. 욕심처럼 들어간 힘은 잘 빠지지가 않지. 인생 실전도 힘 빼는 연습. 성공이란 욕심에 힘이 들어가면 금방 관계도 인생도 엉망이 되어버리지. 힘 빼고 비우고 내려놓는 연습. 섭리대로 이치대로 자연스럽게 인생도 힘빼고 다시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거지. * 운동을 배우면 가장 기초가 힘을 빼는 연습이라 비슷함에 놀란다. 이거 인생에도 적용되는 이치 아닐까

생각 감별사 -23.12.18.(월)

생각 감별사 -박원주- 운동을 하는 멋진 몸과 야한 짓 하는 멋진 몸은 다르지. 벗고 운동하는 멋진 몸과 다 벗고 있는 멋진 몸은 다르지. 운동으로 보기 좋은 멋진 몸과 잘 생기고 패션감각있는 멋진 몸은 다르지. 운동으로 보기 좋은 멋진 몸과 운동으로 보기 좋은 멋진 몸은 비슷하지. 다르다면, 운동으로 보기 좋은 본질이 아니지. 눈은 속을 수 있지. 비슷한 그림이라 햇깔릴 수 있지. 욕망과 열등감의 소리에 따라갈 수 있지. 그래서 생각을 잘 구분해야 하지. 생각의 문을 잘 지켜야하지. 내 생각과 소중한 시간은 내꺼니까. * 인스타그램 운동사진을 보며 운동 동기부여를 하려하면 이상한 사진들도 중간중간 끼어 있다.

새 사람이 좋아 -23.12.17.(일)

새 사람이 좋아 -박원주- 우리는 새 사람을 찾는다. 나를 잘 모르고, 나도 잘 몰라서 새롭게 기대하며 설레이는 사람. 하얀 백지같아서 아무것도 없는 사람. 외모도 말투도 새롭게 탐험하고픈 사람. 우리는 다시 새 사람을 찾는다. 우리는 헌 사람을 버린다. 나를 잘 알고, 나도 잘 알아서 껄끄럽고 깨지고 식상한 사람. 옛 다이어리 같아서 때묻고 무덤덤한 사람. 언제나 곁에 있어서 설레임 없는 사람. 그래서 우리는 헌 사람이 흘려보내고 붙잡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헌 사람을 또 버린다. 우리 함께 늙고 낡아져 빛바래간다는 캐캐묵은 사실도 함께 잊고 버린다. *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너무 반가운 일인데, 낡은 관계를 잘 유지해가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처음의 박수 -23.12.16.(토)

처음의 박수 -박원주- 생일날엔 하얀 케익을 준비합시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촛불을 켜고 처음 쳤던 그 박수를 다시 칩시다. 처음 나와 마주쳤던 눈빛에 박수를! 처음 탯줄 자르던 떨리던 손에 박수를! 처음 날 안았던 벅찬 가슴에 박수를! 처음 날 씻기던 그 어설픔에 박수를! 매번 치던 박수가 익숙해지지 않도록 손바닥 아프게 힘껏 내리칩시다. 매번 불었던 촛불은 잊어 버립시다. 첫 촛불을 모닥불 보듯 해맑앟게 주어진 생, 태어난 생, 흠뻑 감격해 합시다. 죽었다가 새롭게 살아났어요! 일년이란 생을 또 받았어요! 그 처음 쳤던 박수를 기억하면서 다시금 기쁘게 박수칩시다. * 생일이라고 와이프가 풍선도 달고 케익도 사고 하는데 왜 나는 생일이 이렇게 무덤덤해진건지..

쓸모있는 사람 -23.12.15.(금)

쓸모있는 사람 -박원주- 신이시여. 왜 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을 만드셨나이까? 저 사람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생각도 못 하고 다만 먹고 자고 싸고 누군가의 도움으로만 살아가기에 오직 소비만 할 뿐입니다. 똑똑. 사실 너도 쓸모는 없단다. 전능한 신이 난데 무슨 필요가 있겠니?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눌 동무가 필요한 거지.. * 건강검진을 받으며 이런저런 기능을 테스트하고 왔다. 아이에게 친구랑 대인관계가 필요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옛날 천사의 집 자원봉사 나간 기억이 났다.

시간 정산 -23.12.14.(목)

시간 정산 -박원주- 시간이란 통장을 정리한다. 댓가없이 받았던 것들과 의미없이 막 썻던 일들과 마지막 타고 남은 것들이 속속들이 찍힌다. 빈손으로 온 인생 참 많은 걸 받았구나. 남김없이 다 쓸 껄 참 많이도 못 누렸구나. 많이 벌고 많이 나눌 껄 참 적게도 열매가 맺혔구나. 자주 죽고 자주 살게 하소서. 일년을 마감하며 한 사람을 꾸짖는다. 저울을 달아보며 한 죄인을 용서한다. 시간을 정산하며 한 인생을 돌아본다. * 사업별로 정산 서류서류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연말이다.

내 마음 공화국 -23.12.13.(수)

내 마음 공화국 -박원주-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 땅을 딪지 않고 내가 사는 곳. 땅으로 가라앉지 않는 빛처럼 하늘로 올라가는 구름처럼 투명한 나로만 채워지는 하늘.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 내가 다스리고 나로 채우는 곳. 비워두면 딴 생각이 날아오고 채우려면 땅으로 가라않는 나라.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 운동으로 만든 몸이 거기선 부질없네. 알뜰살뜰 모은 돈이 거기선 쓸모없네. 친했던 친구들도 거기선 모두 새롭겠지. 땅에 익숙했던 기준들을 하늘에 맞춘다.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 바람이 한번 불어 머리카락을 스치고 햇살이 살짝 비쳐 눈동자를 담그고 지나가고 구름이 온몸에 맺혀 먼지를 씻어내고 별빛이 까맣게 내려 온 세상을 지운다.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 내 마음 하늘 나라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