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39

방심하다 온 현타 -23.11.22.(수)

방심하다 온 현타 -박원주- 나는 직장인이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다 짜투리 시간에 잠시 쉰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정치 연예인 기사도 읽고 유튜브 발리 여행간 BJ 영상을 보며 우헤헤 하고 인스타에 올라온 헬스 사진에 대리만족을 하고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며 레벨도 올리고 잠시 낮잠도 자며 피로도 풀고 그렇게 그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현타가 왔다. 그나마 날위해 할애된 이 시한폭탄같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게 맞을까? 그러다 또 현타가 온다. 한번뿐인 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무얼 위해 쓰고 있는 걸까? 또 무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그러다 또 현타가 온다. 인간이란 영장류로 태어나서리 인생 대부분을 잠과 인터넷과 휴대폰과 기타 잡다한 것으로 보내는게 타당한 걸까? 저 숲속의 한마리 원숭이처럼 ..

사랑 오역해보기 -23.11.21.(화)

사랑 오역해보기 -박원주- 다른 나라 사람을 좋아하게 됐어요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괜히 이상하게 보일까 걱정이예요 | |---------> 안녕하세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른 말을 쓰지요 같은 단어도 없고 순서도 길이도 다 달라요 번역기를 써도 오류가 많지요 사랑한다는 말도 처음엔 이상하게 발음될 거예요 아마 못찾는 단어도 있겠죠 그래도 눈빛, 표정, 몸짓, 친절은 통할 거예요 우리는 같은 사람이니까요 최대한 용기내서 진심을 전해보세요 사랑은 서로 다른 인생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죠 지금 눈앞에 선 그 사람의 인생 말이예요 그래서 서로의 인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역사도 공부하고 생물, 지리, 음악.. 배울게 많죠 에를 들면, - 태어나서 지금껏 어떻게 살았나 - 좋아하는 음식, 싫어..

마약 (My 惡) 끊기 -23.11.20.(월)

마약 (My 惡) 끊기 -박원주- 하루 24시간만 다짐하게 하소서. 절대 선으로 살 수 없는 내가 절대 악이라도 되지 않게 하소서. 선을 늘리고 악을 줄이며 그 노력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내가 되게 하소서. 내게 좋은 것(善)은 무엇인가요? 내게 도움이 되는 것. 나를 나되게 찾게 만드는 것. - 운동, 책, 산책, 자연, 명상, 그런 것이겠지요. 내게 나쁜 것(惡)은 무엇인가요?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나를 남처럼, 수많은 사람들처럼 만드는 것. - 티비, 별스타, 너투브, 잡터넷, 이런 것이겠지요. 내게 애매한 것(Medium)은 무엇인가요? 나에게 좋지도 니쁘지도 않은 것. 나를 현상 유지하고 살게 만드는 것. - 일, 가사, 식사, 일상, 그런 것이겠지요. 파도쳤던 오늘이 잠잠해지면, 내..

신과의 말싸움 -23.11.19.(일)

신과의 말싸움 -박원주- 선과 악이 파동치고 행복과 절망이 오가는 새옹지마의 인생길. 인간은 신에게, ”왜 나에게 이런 고난을 주는 겁니까?“ 따지고 신은 인간에게, “내 계획을 네가 다 알면 네가 신이냐?” 따진다. 둘 사이에서 누가 옳을까나? 인간이 틀렸다면 벼락 맞아 죽었을려나? 그런 쫌생이같은 신이라면 없는게 나을려나? 신은 영혼만 있다 하니 나중에 몸을 벗고 현피 떠서 판가름 해보자. * 욥기를 읽으면 신의 뜻을 알지 못하는 인간이 신을 뜻을 해석하는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된다

하향 평준화 기술 -23.11.18.(토)

하향 평준화 기술 -박원주-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잠도 많아지고 단어수도 줄어들고 단순한 놀이를 반복하다 결국 같은 아이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아이같이 젊어지지 않고 아이같이 순수해지지 않고 아이같이 밝지도 않은 걸 보면 세상은 참 하향 평준화하는게 기술인가 보다. * 아이랑 같이 주말을 보내다보면 나도 애가 되었다.

고향엔 눈이 왔다는데 -23.11.17.(금)

고향엔 눈이 왔다는데 -박원주- 고향엔 눈이 왔다는데, 어머니 잘 지내시죠? 베트남은 이제 가을이라 선선하기만 합니다. 가끔 드는 가을 태양 빛에 옛 고향 생각이 문득 나네요. 고향엔 첫눈이 왔다는데, 어머니 무탈하시지요?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많습니다. 그래도 사고 없이 달리는게 신기합니다. 처음엔 낮설던 이방땅 야자수도 이젠 길가에 익숙한 가로수 같네요. 고향엔 첫눈이 왔다는데, 어머니 별일 없으시죠? 옛 추억처럼 첫눈이 눈가에 내리네요. 간밤에 소복소복 마당에 눈이 내렸었지요. 아궁이 군불에 익은 고구마도 까먹고 고양이 밟을 새라 온 마당을 휘 휘젖고서 동내 아이들 우르르 모아 온동네를 누볐지요. 눈썰매, 눈싸움, 눈사람, 썰매타기, 하루가 눈과 함께 내리고 하루가 눈과 함께 녹았지요. 고향엔 첫눈이..

약빨 인생 -23.11.16.(목)

약빨 인생 -박원주- 죽어가던 몸에 한발의 약이 슈류탄처럼 들어가 터진다. 몸 곳곳에 산탄이 박히고 죽음과 고통의 외다리 앞에서 이래 죽든 저래 살든 반반인 인생이 죽을 생각을 돌이켜 갑자기 살아보기로 한다. 죽어가던 몸이 약 한발에 사는구나. 메말랐던 몸이 약 한알에 사는구나. 쓰러졌던 몸이 약 한모금에 서는구나. 나도 약빨이 먹히어보자꾸나. 어디서 죽어버릴 인생에게 약 한알이 되어보자꾸나. 사막에 생수처럼 스미어 사라져도 누군가의 인생을 한번 적셔줄 눈물 한방울이 되어보자꾸나. 상처 하나에 목숨거는 세상에 피 한방울쯤 아까워 말자꾸나. *감기로 먹는 약이 한봉지에 알약이 7개나 된다

몸보신 제사상 -23.11.15.(수)

몸보신 제사상 -박원주- “몸에 좋은 거니 먹자” 중후한 냄비는 도자기공이 자신을 빚듯 정성껏 대추를 띄우고 버섯을 우리며 물이 포도주가 되는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천년 묵은 지네를 위해 산채 바쳐진 제물처럼, 누군가의 진액을 마셔야 사는 드라큘라의 전설처럼, 몸에 좋다는 건 다 때려넣고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우리고 있다. 불쌍한 몸에 좋은 거사. 가엾은 몸에 좋은 거사. 한곳에서 땅만 먹고, 사시사철 시간을 먹고, 희귀함을 먹고 자라나선,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있던 야민인에게 결국 잡아 먹히고 마는구나. 몸에 좋으면 뭐든 먹겠다는 야만인은 오늘도 몸의 식탐을 위해 싱싱한 제물들을 찾아 해메이는데 멋모르는 중생들은 헬스다 비타민이다 싱싱한 제물 가꾸기에 여념이 없구나. * 보약 느낌나는 샤브샤브 집에..

구미호 속마음 -23.11.14.(화)

구미호 속마음 -박원주- 속마음을 꺼내어다오. 내가 억지로 꺼내면 네가 아플 속마음 이야기. 따끈따끈 심장에 담긴 속마음을 들려다오. 구구절절 겉마음은 세상 아까운 시간낭비. 수식 붙은 머리는 자를게. 사족 붙은 꼬리도 자를게. 알짜배기 몸통에서 갖 꺼낸 싱싱한 진실만 내 입에 넣어다오. * 쌍방간 이야기는 들어봐야 안다. 출장 다녀온 동려들의 비화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속좁은 지구인 -23.11.13.(월)

속좁은 지구인 -박원주- 누구는 우주를 여행한다 하고 누구는 화성에 이주한다 하고 누구는 다른 우주를 발견하려 떠난다 한다. 난 항상 지구에만 살아 그런지 생각이 지구에만 머물러 있었다. 유한한 내 인생을 지구를 치며 반성했다. 우주는 저렇게 무한한데 이 좁디좁은 지구에서 성공하랴 쟁취하랴 아둥바둥 내 속이 너무 좁았다. 내 곁에 진정한 친구를 두고 참 좀생이 같이 살았다. 내 이웃은 우주였다. “누가 진정한 내 이웃이겠느냐?” “너도 그렇게 하라” “반갑다. 우주야!” * 일론 머스크는 다행성 종족을 만드는게 꿈이란다. 그런 설레이는 꿈은 우주라는 거대한 플로그에 꽂혔을때 가능하다. 나도 우주에 플러그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