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 뻐끔기
-박원주-
배암처럼 혓바닥이 갈라지더니
거짓/참, 두 말을 마구 쏟아 놓는다.
바벨탑이 무너져 내리고
우리는 알 수 없는 말들을 옹알대기 시작했다.
너는 나.
우린 서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걸까?
단어랑 문법만 끼워맞추면 된다는 확신은
몇마디 옹알이 후 바벨탑처럼 무너져내렸다.
너의 속마음.
띠리리 띠리리~ 놔파 탐지기처럼 읽고 싶구나.
컴퓨터는 0과 1, 두개로 잘도 오예스 하더만,
모스는 점과 바로 잘도 이야기하더만,
쏼라 쏼라~ 유창한 방언들은 한낮 소음
어떤 언어도 서로에게 호소력이 없었다.
떠들어도 모르는 현실을 알아서
숨쉬기 용으로 미심쩍게
입이 뻐끔거리다
눈이 뻐끔거리다
귀가 뻐끔거리다
서로 알아들었단 표시로 OK 사인을 남발하고
그저 미소^^ 중소^_^ 대소^____^
쌩끗 웃기만 한다.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무너진 바벨탑을 다시 쌓으면
서로 다시 말이 통하려나?’
이런 상상까지 옹알거리자
뇌까지 뻐금거린다.
우린 서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걸까?
* 미팅이 있어서 베트남 분들을 만나면 베트남어가 안되서 영어로 하면 우리 서로 미숙한 영어 실력에 말수가 줄어들게 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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