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할머니 -박원주- 정경애. 내 고운 이름 석자 호적도 없이 꼬막 까먹고 게 잡던 고향 순천을 떠나 이리저리 인연 만나 자식들 낳고 자식 고생 내 고생 그렇게 한 평생 살았소. 이제는 인생이 펴질까? 실낮같은 기댈 했건만 여기저기 저질러 버린 허물과 아픔. 그래도 내 자식이다 그래도 내 인생이다 부둥켜안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웃으며 그렇게 살았소. 먼 길 돌아 돌아 자식들 잘 사나 보고 먼 길 돌아 돌아 자식정 잊으려 애썼소. 이제는 팔십여섯, 멀쩡하던 다리가 어느순간 아프더니 이제는 팔도 허리도 용을 쓰면 쓸수록 더 탈만 나오. 몸저 누워 바깥 세상이 궁금하긴 해도 이 몸은 한평 한끼가 고마운 신세. 죽으려 죽으려 해도 인명은 제천이라 멀쩡한 정신이 병든 몸만큼 원망스럽소. 가눌수 없는 몸 가눌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