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옷 입은 몸
-박원주-
순수한 살결 순수한 맨몸
르네상스의 아기가 태어났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몸.
그 순수함이 영원하길 간절히 바랬었는데
춥지도 않은 몸에게 누군가가
아름다움이란 장식의 옷을 입혔다
옷이란 포장에 싸인 일상의 진열.
햇살이 그리워도 파도가 그리워도
옷은 일련의 규칙하에서만 벗을 수 있었다.
1.혼자일 때만 벗을 것
2.공개된 장소에서는 벗지 말것
3.동성은 목욕시에서만 벗을 것
4.이성은 사랑하는 사이에서만 벗을 것
위 규칙을 어길시 엄중한 처벌이 따름.
이상.
모든 규칙을 지키며 몸은 자랐다
하지만 아무도 가르쳐 주지않는 마지막 규칙.
규칙과 욕망사이에 서서
자신을 죄어오는 이 옷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누가 몸에게 사랑을 줄까?
누가 규칙을 지키며 자유를 선사할까?
진정한 사랑과 인내의 욕망사이
어느순간 벗어버린
쾌락의 몸둥아리
밀려오는 불안감에 몸은
재빨리 옷을 걸치고
아무렇지 않은 듯 부리나케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몸은 오늘도
죄와 죄사이에 서서
진정한 사람을 진정한 사랑을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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