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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과 부활사이 -15.04.05.일

부활과 부활사이 -박원주- 일상의 나열이 인생이라 여겼는데 나는 참많은 기적들을 디디면서 오늘을 살고 있다. 순간의 끝, 하루의 끝을 지날 때마다 다음의 시작이 당연한 듯 순간의 부활, 하루의 부활을 엮으며 끝과 끝의 징검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오늘 하루를 살고는 눈을 감는다 영혼은 죽어서 육체속에 뭍히고 못다이룬 고난의 잠을 깊이 청한다.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뜨면 영혼은 육체에서 다시 살아나 오늘을 살려 다시 눈을 뜬다. 태양과 시간이 부활하는 기적 어제 으스러져 죽었던 나는 오늘 부활하여 주어진 나의 생을 이어나간다. 부활의 탈피로 자라가는 나. 부활이 그친다면 나는 죽을 것이다. 끝 모를 부활의 여정 오늘도 난 나에게 주어진 부활의 길을 걸어간다. ​​

멘토가 머무는 자리 -15.04.04.토

멘토가 머무는 자리 -박원주- 커다란 문을 열어 들어가면 유리창에 서재가 비치는 멘토의 집 돌계단에 오르면 반가이 맞아주는 미소 파스텐톤 햇살이 드는 서재에 달콤한 야채를 섞어 준비한 샐러드와 따뜻한 카라멜향의 붉은 홍차 추억과 기쁨으로 만개하는 만남의 미소 애정 어린 이야기가 무르익으면 가치 결정에 대한 조언과 기도로 인생이란 십자가를 같이 져 주었다. 그 자리가 영원하길 바라는 애듯함 초대의 자리를 베푼 멘토에게 나의 축복을 서슴없이 건네주었다. 멘토가 머무는 자리. 풍경속에 찬 겨울이 내리더라도 그 차와 온기는 식지 않기를 그 자리가 영원하기를 온맘으로 빌었다. ​​​

십자가에, +의한, +위한, -15.04.03.금

십자가에, +의한, +위한 -박원주- 십자가를 지고가거라 누가 지우든지 무엇을 지우든간에 십자가를 지고가거라 십자가에 머무르거라 누가 못을 받든지 무엇으로 찌르든간에 십자가에 머무르거라 십자가에서 죽거라 누가 널 살리려하든지 너가 살려고하든지간에 십자가에서 죽거라 그리고 죽은 다음 무덤에서 곧 일어나거라 죽음이 아무리 절망적이고 네 몸이 부서졌을지라도 무덤을 박차고 일어나거라 다음에 질 십자가가 너에게 주어져있는한 ​

허기진 팥죽 한그릇 -15.04.03.금

허기진 팥죽 한그릇 -박원주- 배가 너무 고프다. 허기가 너무 져서 영혼과 육체의 경계점이 보인다. 머리속엔 거대한 우주평화보다 음식에 대한 열정이 갈구함으로 승화된 시점. 내 머리속겐 어느새 봄철 딸기가 빠알간 육즙을 드러낸 채 알알이 영글어 가고 방앗간에서 막 쪄낸 존득전득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도 어느새 한입 베어 물었다. 허기에 이성을 잃어 버리고 그 옛날 에서의 팥죽을 갈구하고 있는 나. 내일이 오면 그 맛도 잊고 후회로만 가득 채울 탐스러운 선악과. 그 태초의 맛. 신이시여. 나를 타락하기전 그 에덴에 항상 머물게 하시고 혹여 나 타락하거든 잊지마시고 부디 일용할 선악과로 매일 먹여 주소서. ​​

계약 만료와 자유에 대한 고찰 -15.04.02.목

계약 만료와 자유에 대한 고찰 -박원주- 계약서에 서명하시오. 내가 살아갈 날짜가 적힌 계약서 종이한장. 계약을 지키기 위해 나의 삶을 바친다. 허겁지겁 들이닥치는 매일의 시간을 살다보니 정확한 계약서의 숫자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달력을 넘기다 어느새 계약만료라 적힌 동그라미를 보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옛 기억을 더듬는다. 계약 만료. 이제 당신은 자유입니다. 원치않던 자유와 기다리던 자유의 공존. 간사한 나는 갑작스런 자유가 갑자기 두려워졌다. 아.. 내가 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이젠 이곳을 떠나야하는구나 항구 없이 표류하는 비정규직 인생길. 영원한 삶을 꿈꾸며 언제나 방랑하는 나그네길. 난 어디로 가야할까? 떠나는 거기엔 무엇이 있을까? 꿈과 희망도 시한부 인생에게는 어떤 위로도 되지않는다. 떠나..

만우절이다. 뻥이야 -15.04.01.수(만우절)

만우절이다. 뻥이야 -박원주- 만우절이다. 뻥이야! 뭐가 진실일까? 실재는 진실일까? - 원자도 비어있고 빛도 무게가 없다는데 나는 실재일까? - 나는 원자로 구성됐는데 의식은 어디서 작동하는건지 사실은 진실일까? ​- 사실은 누가 만든거야? 느낌이 사실이야? 진실은 진실일까? - 진실도 진실을 정의 못한다. 생명이 뭔지 모르고 누구나 쓰는 말인 것처럼. 거짓과 참의 경계 0과 1 아주 가깝지만 아주 먼 사이 1 0.9, 0.8, 0.7... 0.1, 0.01, 0.001... 0.000... 0 진실과 거짓의 재판장이 수많은 진실을 따라가는데도 그 끝엔 거짓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우절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주고 진실은 쉽게 포장됨을 일일체험권으로 가르쳐준다. 만우절이 지나가도 우리는 일상적으로 돌아가 거..

어려(움) -15.04.01.수

어려(움) -박원주- 세상일이 아직 맘같지 않은걸 보니 내가 아직 어린건지 세상이 어려운건지 나이가 들면 다들 그려려니 넘긴다는데 난 아직 그들을 사랑하기가 어렵다. 내가 아직 어린건지 그게 어려운건지 어려운 고백 어려운 관계 어려운 일들 어려운 시간들 힘들기에 성숙하고 성장해 간다기에 어린 나는 어려워서 울며 길을 걷는다 언젠가 그땐 그랬어 이러면 어떨까 어린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내는 날. 공감 어린 눈빛으로 진심을 나누기 위해 어려움이 이렇게도 나와 동행했는지 모르겠다. 지친 어린 영혼들을 다독이며 내일 일은 모르는거야 그맛에 사는거지 걱정해서 걱정없다면 정말 아무 걱정이없겠지? 아픔없는 인생은 마비된 삶이겠지 진실한 삶과 진솔한 나를 나누며 걷고있겠지 어려서 어려워서 눈물로 노젖는 인생. 내 이야기..

방탕 우기 -15.03.31.화

방탕 우기 -박원주- 찬 비가 보슬보슬 대청마루에 내리네요. 질퍽해진 빈 마당을 멍하니 바라보다 바람에 날리는 비를 피해 벽에 기대 앉았어요. 어머니 제봉틀 담요도 챙겨와 덮었네요. 청마루 밑 야옹이도 어느새 올라와 내곁에 골골골 잠들어 버렸어요. 하늘도 구름도 나도 냐옹이도 비내리는 날 마당극을 잔잔히 즐기고 있네요. 밖엔 찬 비가 계속 내리네요. 마당에 폐인 물꼬를 따라 내 시선도 내 주름도 따라 흐르네요. 장독대에 떨어지는 처마끝 빗방울. 뚜껑에 동그란 파문을 그리며 점점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네요. 저마다의 다른 음색의 자장가는 옛날 어머니가 들으셨던 그 자장가예요. 간만에 빗소리에 토란토란 토란잎은 싱글싱글 신나게 널뛰듯 춤을 추네요. 감나무도 곧 노란 감꽃을 피우고 앵두나무도 곧 하얀 앵두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