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만 아는 이야기 -박원주- 죽으면 어디 가냐고 누가 물었다. 지금 가는 길이 제일 비슷하지 않을까 해서 넌 지금 어디로 가냐고 내가 물었다. 지금 집으로 간다해서 집으로 가겠지 했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해서 나도 잘 모르겠다 했다. 망자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침묵의 시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고 알 수도 없는 저 세상 이야기. 자신이 신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만 말하는 모르면서 아는 척 말하고픈 이야기. 우리는 결국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