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1201

첫마음 - 정채봉

첫마음 - 정채봉 -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

이별 올림

잘가요~ 우리 머금은 추억을 안고 잘자요~ 당신이 눈감는 순간 우리의 여정은 이어지죠. 행복이란 참 단순한거 같아요 너무 단순해서인지 단순한 우리가 참 단순해질 때만 느껴지네요. 복잡함에 시달렸던 우리들 이제는 그 분주함을 좀 버려요 군나잇~ 잠은 들겠지만 이게 끝은 아니예요 우리에겐 또 다음이 있으니까요 오늘 웃었던 그 미소 또 다시 보고 싶은 걸요? 이제 도착했죠? 긴 여정에 몸은 고되지만 오늘은 쉬는 날이네요 평안히 잘자요 포근한 5차의 품속에서 또 만나요 군나잇! 또 군모닝~

to.시

to.시 -박원주- 글에게 미안해서 펜을 들었다 나는 왜 하소연이 고플 때만 애타게 너를 찾아 펜을 들었던가 기쁠 때나 즐거울 때 논다고 정신없을 때는 그 가벼운 펜조차 들 여유가 없었다 잉크가 눈물로 채워졌을 때 슬그머니 그자리에 있는 너를 찾아가 한올 한올 시름을 벗으며 글을 끄적였다 간만에 어떨결에 긴 여백을 내것인 마냥 끄적여도 언제나 들어주는 고마운 말동무 항상 마침표를 찍고선 다시는 안올 위인처럼 널 잊고 떠나가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다시 들어줘서 너무나도 고맙다네 2014. 9. 3. 너의 주변을 맴도는 친구 원주가

매미처럼

매미처럼 -박원주- 매미가 태어나자 울음을 터뜨린다 어두웠던 한 무거웠던 업을 꺼내어 원없이 한없이 풀어놓는다 아이고 아이고오 아아이고호 쉴새없이 흐르는 곡 온몸 떨며 우려내는 곡 한 많은 이 세상 어찌할 수 없는 이내 곡소리 이제껏 울음을 참느라 어찌 그리 살았을꼬 토하거라 토해 내거라 저 하늘 창공위로 흩날려 버리거라 한방울 한홀없이 훨훨 벗어 버리거라 내가 아기때 울었던 울음 난 무슨 생각으로 그리 서럽게 울었던가 다가올 인생을 예언하며 목놓아 울었던가 나중에 못 울테니 지금이라도 울었던가 매미처럼 이제사 꺼내어 인생가지 끝자락에 올라 통곡하며 음미하며 한없이 울어보고 싶다 어른 아기들 다같이 함께 울어재끼고 싶다 내 사정아 내 사랑아 내 사람아 내 아파서 안아주지 못한 내 슬픔들아

굴곡진 수평선

굴곡진 수평선 -박원주- 꽃이 졌다 우르르 그 많고 화사했던 꽃들이 드넓은 대지를 버리고 작디 작은 씨앗 속으로 숨어버렸다 네 마음속 내 마음 구석에 떨어져 흔적도 없이 박혀버렸다 만개했던 웃음의 나날 젊음의 기억을 뒤로한 채 격정의 박동을 잊고 설레였던 추억을 잊고 평평한 대지로 무참히 되돌아갔다 하늘을 향해 피어났던 모든 손짓들의 침몰. 이별의 복선도 없이 미안한 겨를도 없이 일말의 존재도 없이 굴곡들은 가차없이 평면으로 되돌아갔다 인생이 별거냐 원망도 기대도 하지 않으리 세파에 침노당한 젊음의 파편들. 그 무참히 펼쳐진 모래사장 한줌 모래를 스다듬는다 떠오른 모든 것도 가라앉은 모든 것도 언젠간 모두 수면에 들 것이다 너도 나도 영원히 고요한 직선을 이을 것이다

난 넌 널(I non null)

난 넌 널(I non null) -박원주- 난 항상 영원한 무료를 갈구했다. 손끝하나 까닥 하지않는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균형 0점의 잔잔한 수면위 무료함 드디어 그토록 원했던 무료함의 도래. 쉼..쉼.. 그리고 심..심.. 난 꿈틀대는 심장에게 이제는 좀 쉬라고 다독였다. 자장가 소리에 잠들어가던 갑작스런 심장의 발작. 뛰는 심장은 내게 동력의 손실을 알렸고 나는 심장의 파동에 평정심을 요청했다. 그때 보고 만 나란 존재의 비극. 쉴 수 없는 심장의 기관차, 나(我) 난 다시 무료하지 않던 때를 추억하고 다시 무(non)-무료를 갈망한다. 근육이 꿈틀대고 학학대는 그 뜨거움과 땀방울이 그리워진거다. 무료는 죽은뒤에나 누리라고 심장이 나를 나무랐던거다. 다시 뛰자! 재가동! 그리고 그 무-무료한 가운데서 ..

내일 되면 알겠지

내일이 되면 알겠지 -박원주- 내일 지각할걸 알면서 이렇게 늦잠을 자는 이유는... 오늘에 미련이 남아서 일까? 내일이 오늘이 되는걸 막아보려는거일까? 내일 되면 알겠지? 숫한 오늘의 장렬한 전사. 내일이 떨고 있다. 내일이 오늘이 되도록 눈을 감을 수가 없다. 내일이 오늘이 된 마법. 오늘도 벌어지고 내일도 벌어지고 오늘이 보지못한 내일이 아무런 설레임없이 그렇게 으으햐 디햐 간다. 내가 그렇게 갈수가 없는거다. 나의 오늘아 나의 내일아 그렇게 부둥켜 안아주고 싶었다. 내일 되면 알겠지. 사무치게 오늘이 사(死)뭍혔음을

빡치고

빡치고 -박원주- 오리온도 이제 잠이 든다. 그래 오손도손 자야지 착하지 잘난 사람도 자고 못난 사람도 자고. 어쩌면 그런건 중요한게 아닐거니까. 낮이 오고 밤이 되었습니다. 돌고 돌고. 똑같나? 바뀐게 없나? 없습니다!! 복사를 위장한 다름에 나도 속고 너도 속고 어느새 사라져 간 우리내 자취. 파도는 해변을 치고 햇살은 우주를 치고. 난 언제 수평선에 닿을까? 빡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