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 -19.4.15.월 입장 차 -신성- 집주인은 돈 더 받자 세입자는 돈 덜 내자 어느날 그 집에서 둘은 만나 두 인생을 약속한다 사장은 더 일해라 직원은 좀더 쉬자 그래도 한 직장에서 돈받고 벌고 두 인생이 살아간다 아무리 입장이 달라도 아무리 욕심이 많아도 아무리 격차가 심해도 결국 우리는 한 곳에서 만나 멀었던 서로의 인생을 이어가겠지 *집계약이 다가와서 협상을 하는데 생각보단 신경이 쓰인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5
벚 꽃나무였네 -19.4.14.일 벚 꽃나무였네 -신성- 벚꽃이 피어 봄이 오더니 벚꽃이 져 훌쩍, 봄이 떠났네 가녀린 시간이 머물다갔을 뿐인데 화려한 꿈도 손잡고 같이 흘러가 버렸네 하얗게 피어났던 봄날 어느새 흘러가버린 풍경 떨어져도 시들지 않은 하늘 담은 분홍 꽃잎들이여 어느새 라일락이 피어 그 향취에 젖어들면은 나도 너를 잊겠구나 너도 나를 잊겠구나 까만 봄하늘 아득한 별처럼 네 웃음도 네 미소도 아득히 멀어지겠구나 인생이 왔다가 어디로 졌는데 덩그러니 남은 벚을 만개한 꽃이라 수려한 꽃나무라 기억해주는 이가 없구나 벚꽃이 든 자리 벚꽃이 난 자리 잠시나마 꽃처럼 쉬 앉아서 같이 피어주는 이가 없구나 축제보다 긴 침묵을 같이 들어주는 이가 없구나 *비가 내리고 날씨가 추워지자 벚꽃이 다 낙화해 버렸다. 마지막 봄이 갔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4
너의 행복 -19.4.13.토 너의 행복 -신성- 우리가 바라던 행복은 하나둘 꿈처럼 이루어지고 너는 네 행복의 길로 나는 내 행복의 길로 멀리 날개치며 꿈꾸며 날아가네 언제 만날 기약도 없이 다음 행복을 물을 겨를도 없이 각자의 분주한 여정으로 아득히 먼 다음 정거장을 향해 달려만 가네 잘지내라 외친 독백도 가녀린 하늘위 아스라이 여린 파문을 그리며 멀리 퍼져가네 멀리 날아가네 *결혼식을 다녀오면 기쁨과 함께 떠나보내는 이별의 쓸씀함도 우려나온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4
로봇교 -19.4.13.금 로봇교 -신성- 로봇이여 일하라 태초에 단죄 못한 저주 일하는 인류를 멸망시켜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에서 편히 쉬 놀도록 아무일도 일어나지 못하게 너가 대신 구하거라 그렇다. 사람은 사람이 노는 꼴을 못 본덴다 그렇다. 사람은 그토록 원하는 쉼도 사람이 누리는 꼴을 못 참는덴다 로봇이여 단죄하라 사람 대신 죄를 지어 십자가에 피 흘려 네가 대신 죽거라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일에서 네가 대신 구해 주거라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옵니까 절규해도 결국은 마실 잔이다 누군가는 죽어야 얻어질 구원이다 다함께 쉬는 그날 그토록 바라던 노동의 해방 인류가 꿈꾸던 천국을 너가 열어 젖히거라 다 이루었다 한 마침표를 크게 외치거라 *로봇프로세스자동화 행사에 와서 사례와 미래를 들었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3
생존 경쟁 -19.4.12.목 생존 경쟁 -신성- 곰팡이는 봉지에 갇혀 작은 빵을 야금야금 먹고 살고 사람들은 지구에 갇혀 유한한 자원을 야근야근 먹고 살고 너와 나는 사랑에 갇혀 식어질 사랑을 야굶야굶 먹고 살고 *화사내에서 팀간 업무 조율도 업무과중 문제로 어렵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2
평화 주의자 -19.4.10.수 평화 주의자 -신성- 평화를 꿈꾸어도 평화는 오지 않네 싸움이 난무하는 정글 중도에 서서 싸우지 않았네 피흘리지 않으려 했네 경계를 지키려던 나 어느새 안으로 굽어버린 나 아, 나는 내 평화만 원했는가 나 외의 평화는 철저히 외면했는가 평화를 외치던 내가 평화주의자가 아닌 외식 모두의 평화를 위해 내 평화를 포기할 수 있을까 평화주의자 그 외치던 꿈에 당당히 다가갈 수 있을까 *나는 평화주의자인지 알았는데 중도이지 평화주의자는 아니라는 말에 평화란 무얼까 고민하게 됐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10
반죽 인생 - 19.4.9.화 반죽 인생 -신성- 무엇을 만드는건지 목적지가 어딘지 알려달라 부르짖었네 때리고 누르고 인생이 이런건가 아픔이란 당연한건가 단순한 한 덩어리 내 인생 주어진 생을 걸어만 갔네 비가 내린다 털썩 주저앉은 골목식당에 어느새 칼국수 한그릇에 놓여있다 캬 이 맛이야 터져나오는 해탈에 꼬인 면발이 풀어져 버렸다 이제사 알았네 이 때를 위해 빚어진 쫄깃한 내 과거를 이제사 맛보았네 애닮게 감춘채 우러난 얼큰한 내 현재를 이제사 느꼈네 땀과 함께 흘러내린 시원한 내 미래를 *비가 내리고 어머니 해주시던 칼국수 생각에 한그릇 뚝딱했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09
따인 꽃줄기 -19.4.8.월 따인 꽃줄기 -신성- 왜 사는게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지고 들판에 다시 녹음이 짙어져 갈때 하늘을 우러러 두 눈을 지켜 뜨면 우렁차게 내리 쬐는 소리 왜 사는게냐 죽지 못해 사옵니다 여차저차 하려 사옵니다 변명처럼 늘어놓은 내 꿈들은 숱한 그들의 소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 들판에 핀 무수한 꽃처럼 피고 졌다가는 간절히 피어낸 내 몽우리에게 크나큰 대역죄를 지어버린 것이다 똑딱 이제 내 꽃을 따 주소서 하늘에 길게 드리운 줄거지 주르륵 쏟아버리고 가도록 지금 내 모가지를 자르소서 지나는 나그네가 내 향기를 맡고서 잠시만 쉬어 갈 때까지 살아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내 여린 꽃잎을 잠시만 살려 주시옵소서 *포럼을 마치고 시간이 나서 양화진에 들러 순교자들의 묘지를 둘러보았다. 왜 살고 왜 죽는지를 아는 생이..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08
고난이도 사랑 -19.4.7.일 고난이도 사랑 -신성- 사랑해서 널 안았는데 어느새 해야하는 일처럼 널 안아버렸다 설레이며 피웠던 사랑이 시들어 버린걸까? 애태우며 포갰던 사랑이 쪼개져 버린걸까? 하고픈 사랑과 해야할 사랑은 멀어서 닿을 수 없는걸까? 사랑은 힘들다 변해 가는걸까? 오늘도 난 네게 사랑한다 말해놓고 사랑인지 의무인지 문득 의심해 버렸다 다시 사랑한다고 껴안아 놓고 당연한 일이라 되뇌어 버렸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사랑의 행동인 것이, 정말 내 속에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사랑없는 의무나 다른 것인지 너와의 관계를 항상 생각하게 된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08
압축러(er) -19.4.6.토 압축러(er) -신성- 하늘에게 할 말이 많아서 악기를 들었다 수많은 어제를 잊기 싫어서 펜을 들었다 네게 비밀을 보여주고 싶어서 붓을 들었다 똑같은 인생인지 묻고 싶어서 무대에 섰다 벗은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너를 만났다 *작곡대회에 나가려 했는데 한곡을 그리는데도 참 많은 시간이 걸려서 다음에 나가기로 했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