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담다 -신성- 바람이 부는구려 초록색 녹음을 흔들며 사 르르 하늘이 내려와 나에게 말을 거는구려 바람소리를 담아두어라 촉촉히 드넓은 들판을 두고 내 마음까지 불어닥친 여명을 주워담아 또 다른 이에게 불어주어라 하늘 가득한 공기의 바다 헤엄치는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마음의 파도 한마리 물고기처럼 부푼 부레를 터트리고 대지 위 말간 배를 대고 드러누워 보게나 숨은 아가미를 꺼내 숨을 쉬고 또 쉬고 쉬며 계속 쉬게나 바람이 부는구려 초록색 녹음을 흔들며 사 르르르 하늘에서 내려와 내 맘을 녹이는구려 *이팝나무 피는 들녁을 지나 들판 숲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