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와전 -19.5.15.수 의도 와전 -신성- 난 여행을 훌쩍 떠나고픈데 그는 이유 대신 계획을 묻는다 난 바다를 보고픈데 그는 여정 대신 경로를 묻는다 난 드라이브를 하고픈데 그는 풍경 대신 차종을 묻는다 난 바다에 맘을 풀고픈데 그는 감정 대신 성과를 묻는다 난 빈 마음으로 새 출발을 외치는데 그는 옛 표정을 떠올리며 "많이 밝아졌네" 툭 한마디 내뱉는다 *동료 출장 문서를 도와는데 차량 렌트가 결국 구매 사업이 되는 걸 보고 말았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5
엑달의 마음 -19.5.14 엑달의 마음 -신성- 하얀 바둑판 위에 누워 잠을 청하는 거대 생명체 얼마? 감질난 숫자를 들먹거리면 투명한 몸을 꿈틀대며 날 향해 설원을 걷는다 아무리 복잡한 계산도 정답을 뚝딱 쳐내고서 다음 먹이를 갈구하듯 긴 눈동자를 깜빡인다 그러면 그는 똑똑한가? 전혀 똑똑하지 않다 다시 그를 잠 재우기 전 추억을 꼭 기억시켜줘야하는 아이러니 나와 함께한 모든 추억도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넌 바보 멍청구리이기 때문에 너에게 능숙한 난 그저 울뿐이다 언제쯤 넌 내 마음을 하나뿐인 정답을 넘어 읽어줄 수 있을까 *요구자료로 엑셀 매크로 도구가 왔는데 오류가 나서 힘들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5
천부쉼권 -19.5.13.월 천부쉼권 -신성- 일 가운데 던져져 살다 내리던 일이 문득 그쳤을때 모두가 땅을 멍하니 바라보는 때 나만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 내 반응을 보노라 네 반응을 보노라 일 개미가 숫개미 되어버린 어색함 잘 돌던 일 바퀴 갑자기 멈춰선 불안감 "불노소득은 죄니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 내 귓가를 맴돌며 날 죄인으로 몰아갈 때 일없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루는 순간 우리는 마지막 쉼, 그 누림에 당당하자 땀흘리며 일궈낸 열매를 한순간 논다고 정죄치 말아라 일없습니다! 쉼을 향한 상향 평준화의 가동 - 우리의 쉼을 향한 자유를 부르라 - 모두의 쉼을 향한 평등을 외치라 천부쉼권 누군가의 안식을 위해 누군가는 목청껏 울부짖어야한다 일없습니다! 태초에 마련된 에덴동산 전지전능한 신조차 쉬어야한 안식처럼 유한한 ..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4
신 뜻 내 뜻 -19.5.12.일 신 뜻 내 뜻 -신성- 내 생각대로 들어맞으면 이것은 신의 뜻 내 계획과 틀어지면 이것은 어둠의 시험 실수야 오류야 애써 감춘 허물을 벗겨내는 소리 신의 뜻이라 위장했던 무력한 인간의 이기 발가벗은 키를 쓰고 동네를 돌던 성찰의 시간 실수를 기억하자 오류를 되뇌이자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바껴야지 그러나 여전히 완벽한 계획을 들고 두근두근 설레며 엔터키를 치는 나 결국 또 멘붕에 빠져 허우적 댄다 무엇이 내 뜻이고 무엇이 신의 뜻인가 어디까지가 이기이고 어디까지가 공의인가 어쩌면 하늘같이 높은 신의 뜻은 바다보다 깊은 나의 멘붕일지 그 누가 알으랴 *해외 일정을 잡아놔도 다 틀어져 원점이 되면 내 뜻이 옳은가 고뇌가 깊어진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3
지붕위 섬 -19.5.11.토 지붕위 섬 -신성- 하늘 가운데 떠내려온 섬 바다로 떠나려 힘들여 오르는 섬 이제 날이 풀렸으니 그 섬에 다다라야한다 옷이 젖을까 벗을까 거리가 멀까 수영할까 잠시 고뇌없이 떠내려온 섬 흙이 있는 땅 내 사는 땅을 닮은 땅 언젠가 내가 뭍힐 땅 내 여기 무엇을 남기려 올랐는가 날 심어놓고 떠나자 날 닮은 나무를 심어놓고 떠나자 내가 뭍혀 사라져도 들판에 핀 꽃을 보거라 내 흔적이 사라져도 숲에 맺힌 열매를 맛보거라 우거진 덩쿨아래 잠시 쉬다 가거라 떠내려온 땅이 또 움직인다 어쩌면 내가 움직이는지 모른다 아니 세상이 덜컹대는지 모른다 모든 게 떠내려왔다 떠내려가기에 미련없이 떠나기 전 날 심어 가꿔야한다 작열하는 태양에 시들지 않을 만큼 꽃피어 열매맺은 땅을 두들기고 가야한다 이 섬이 떠내려가기 전 내가..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2
마치 마취 -18.5.10.금 마치 마취 -신성- 잠들었다 깨어나면 모든게 아름다운 꿈이였다 말해줘요 아무것도 없이 모든 것 가운데 태어나 소소한 꿈을 누리다갔다 기억하게 해줘요 눈 감는 것만으로 단잠을 잔다는 것 아무 수고없이 단꿈을 꾼다는 것 편히 누워 잠 들어도 마냥 쉴 수 있다는 것 그래요 매일 우리는 참 많은 선물을 여네요 하루 하루 지친단 생각이 들어도 괜찮아요 내가 못 다 꾼 꿈 누군가가 대신 꿀 수 있잖아요 잠이 들었지만 숨을 쉬네요 어쩌면 당신의 노래를 들으며 당신을 꾸고 있는지 몰라요 그래요 당신과 함께한 일상이 내겐 가장 행복한 꿈이였네요 깨어나 눈을 뜨는 순간 당신이 내 앞에 있다면 내 꿈은 영원히 이어질지 몰라요 내일도 다음날도 난 영원히 당신 꿈을 꿀 꺼니까요 * 건강검진을 받는데 마취 15분만에 위내시경을 ..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1
마지막 신문 -19.5.9.목 마지막 신문 -신성-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소 진술은 법정에서 번복 가능하오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소 당신은 누구시오 어떤 인생을 사셨소 소유한 것은 무엇이요 왜 불법을 저질렀소 하고 싶은 말을 하시오 드러난 죄인과 드러나지 않은 죄인이 공존하는 현실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때 나는 무슨 말을 읊어대고 있을까 잘 살았노라 흐뭇했노라 떳떳히 인생의 품에 기대어 포근히 안길 수 있을까 *불법을 저지른 사람도 드러났을 뿐 참 노력하며 사시는 분인데 안타깝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10
괴리 현실 -19.5.8.수 괴리 현실 -신성- "늦은 밤 가로등 불빛 한적한 계단에 앉아 아직도 못다한 사랑을 너와 속삭인다 그냥 궁금한 너의 일상 그냥 궁금한 너의 촉감 안아도 안겨도 다시 안고픈 따뜻한 가슴을 놓아 보내줄 수 없었다 입으로 맛보고픈 사랑의 맛 입술로 맛보아도 부족한 맛 눈을 보아도 웃음이 나고 입술을 보아도 웃음이 나고 가려진 마음을 열자니 여기는 공원 벤치 그냥 궁금한 너의 일상 그냥 궁금한 너의 촉감 밤이 깊었으니 이젠 일어날까 일어나 한참을 다시 안아도 보내주기 싫은 너 보내줄 수 없는 너 가슴이 따뜻해 질때까지 그냥 안고 서 있다 밤이 깊었구나 사랑은 참 따뜻하구나 근데 우린 언제쯤 헤어져야 할까?" 저 커플 언제쯤 헤어질까? *집앞 계단에서 애정행각하는 커플 좀.. 지기 싫다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08
글 웃기 -19.5.7.화 글 웃기 -신성- 동주야 분주한 아침 출근길 미소 가득한 네 얼굴을 보았어 오늘을 살아갈 이유 넌 하루 시작과 함께 발견했나봐 내 맘도 널 따라 웃어보고 싶었어 내 글도 널 따라 그려보고 싶었어 해맑게 웃으며 띄우던 미소 네 웃음을 따라 웃으며 그려본 편지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이에게 한편 한시 한분 미소가 떠오르는 글귀가 되길 웃으며 살아갈 글감이 되길 글로 웃었어 *아침 출근길에 웃으며 지나가는 청년을 잠시 쳐다보며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08
다 알았을까? -19.5.6.월 다 알았을까? -신성- 다 알았을까? 모르면 모른 채로 알면 고마운 채로 묵묵히 살아온 엄마의 인생. 낡고 날아간 한조각 구멍난 청춘. 꼬메고 메꾸어도 주워담을 수 없이 헐어버린 꿈 다시금 눈동자에 심어 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처음 태어난 죄 뭐든 먼저 해야했던 장녀의 마음. 땀 흘려도 티 나지 않고 두려워도 도망치지 못한 어린 눈동자. 실수도 상처도 보듬고 웃으며 지워야했던 외로운 밤 언제쯤 보듬고 같이 울어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항상 귀엽고 사랑스러워 여린 채 세상에 던져졌던 막내의 감정. 새싹 채로 덜 익은 채로 추위와 더위 세상 풍파를 그냥 맞아야했던 설움. 꺽여져 버린 줄기를 세우느라 더 난장판이 되어버린 인생. 원망해도 버거워도 다시 져야만했던 자기 몫의 짐짝들 이젠 같이 지고 .. 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201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