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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신문 -19.5.9.목

마지막 신문 -신성-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소 진술은 법정에서 번복 가능하오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소 당신은 누구시오 어떤 인생을 사셨소 소유한 것은 무엇이요 왜 불법을 저질렀소 하고 싶은 말을 하시오 드러난 죄인과 드러나지 않은 죄인이 공존하는 현실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때 나는 무슨 말을 읊어대고 있을까 잘 살았노라 흐뭇했노라 떳떳히 인생의 품에 기대어 포근히 안길 수 있을까 *불법을 저지른 사람도 드러났을 뿐 참 노력하며 사시는 분인데 안타깝다​

괴리 현실 -19.5.8.수

괴리 현실 -신성- "늦은 밤 가로등 불빛 한적한 계단에 앉아 아직도 못다한 사랑을 너와 속삭인다 그냥 궁금한 너의 일상 그냥 궁금한 너의 촉감 안아도 안겨도 다시 안고픈 따뜻한 가슴을 놓아 보내줄 수 없었다 입으로 맛보고픈 사랑의 맛 입술로 맛보아도 부족한 맛 눈을 보아도 웃음이 나고 입술을 보아도 웃음이 나고 가려진 마음을 열자니 여기는 공원 벤치 그냥 궁금한 너의 일상 그냥 궁금한 너의 촉감 밤이 깊었으니 이젠 일어날까 일어나 한참을 다시 안아도 보내주기 싫은 너 보내줄 수 없는 너 가슴이 따뜻해 질때까지 그냥 안고 서 있다 밤이 깊었구나 사랑은 참 따뜻하구나 근데 우린 언제쯤 헤어져야 할까?" 저 커플 언제쯤 헤어질까? *집앞 계단에서 애정행각하는 커플 좀.. 지기 싫다​

글 웃기 -19.5.7.화

글 웃기 -신성- 동주야 분주한 아침 출근길 미소 가득한 네 얼굴을 보았어 오늘을 살아갈 이유 넌 하루 시작과 함께 발견했나봐 내 맘도 널 따라 웃어보고 싶었어 내 글도 널 따라 그려보고 싶었어 해맑게 웃으며 띄우던 미소 네 웃음을 따라 웃으며 그려본 편지 사랑하는 이에게 모든 이에게 한편 한시 한분 미소가 떠오르는 글귀가 되길 웃으며 살아갈 글감이 되길 글로 웃었어 *아침 출근길에 웃으며 지나가는 청년을 잠시 쳐다보며​

다 알았을까? -19.5.6.월

다 알았을까? -신성- 다 알았을까? 모르면 모른 채로 알면 고마운 채로 묵묵히 살아온 엄마의 인생. 낡고 날아간 한조각 구멍난 청춘. 꼬메고 메꾸어도 주워담을 수 없이 헐어버린 꿈 다시금 눈동자에 심어 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처음 태어난 죄 뭐든 먼저 해야했던 장녀의 마음. 땀 흘려도 티 나지 않고 두려워도 도망치지 못한 어린 눈동자. 실수도 상처도 보듬고 웃으며 지워야했던 외로운 밤 언제쯤 보듬고 같이 울어줄 수 있을까? 다 알았을까? 항상 귀엽고 사랑스러워 여린 채 세상에 던져졌던 막내의 감정. 새싹 채로 덜 익은 채로 추위와 더위 세상 풍파를 그냥 맞아야했던 설움. 꺽여져 버린 줄기를 세우느라 더 난장판이 되어버린 인생. 원망해도 버거워도 다시 져야만했던 자기 몫의 짐짝들 이젠 같이 지고 ..

바람소리 담다 -19.5.5.일

바람소리 담다 -신성- 바람이 부는구려 초록색 녹음을 흔들며 사 르르 하늘이 내려와 나에게 말을 거는구려 바람소리를 담아두어라 촉촉히 드넓은 들판을 두고 내 마음까지 불어닥친 여명을 주워담아 또 다른 이에게 불어주어라 하늘 가득한 공기의 바다 헤엄치는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마음의 파도 한마리 물고기처럼 부푼 부레를 터트리고 대지 위 말간 배를 대고 드러누워 보게나 숨은 아가미를 꺼내 숨을 쉬고 또 쉬고 쉬며 계속 쉬게나 바람이 부는구려 초록색 녹음을 흔들며 사 르르르 하늘에서 내려와 내 맘을 녹이는구려 *이팝나무 피는 들녁을 지나 들판 숲속을 거닐다​

잊어서 살았네 -19.5.4.토

잊어서 살았네 -신성- 고통스런 과거는 어디로 가버렸는가 잊으며 살았네 잊어서 견뎠네 망각으로 쇠던 세월 쓰라리고 아파도 토닥여주었네 뭇 고통을 잊으려다 추억까지 날려 버려도 아쉬워 말아라 그리워 말아라 잊으며 살아낸 인생 잊어서 견뎌낸 삶 망각으로 지켜낸 나의 현현(顯現) 어제가 있었음에 감사하여라 오늘이 스쳤음에 기뻐하여라 내일이 동터옴을 기대하여라 *가족들하고 옛날 아버지 추억 이야기를 하면 잊으면서 견딘 세월이 대견하다 ​

계산적인 하루 -19.5.3.금

계산적인 하루 -신성- 서울에서 창녕까지 꼬박 다섯시간 거리라지요 기름값에 힘든 체력에 뭐하러 내려가나 싶었다지요 철두철미한 계산에도 영 남는 장사는 아니였다지요 그래도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여쁜 내 어머니 웃는 얼굴 보는 순간 곱하기 영 결과는 영 엉켰던 계산들이 사라 졌다지요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여쁜 내 어머니 얼굴만 돌아오던 길에도 다시 돌아와서도 다소곳이 남아 방긋 웃어 댓다지요 *어머니 보러 고향가는 길은 피곤해도 기뿐 일이다 ​

일상 나기 -19.5.2.목

일상 나기 -신성- 오늘도 똑같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하루 같은 대지 같은 공기 같은 사람 같은 관계 같은 업무 같은 성과 같은 얼굴 같은 마음 똑같은 나와 나 외 것 똑같은 선물을 받아씁니다 새 사람이 기상하네요 세 사람이 일어나네요 감사하는 한 사람, 불평하는 한 사람, 어중간한 한 사람, 누구랑 걸어갈까? 눈뜨자마자 몰려오는 오늘 아침의 선택지 똑같은 것들로부터 다른 나를 만들어라는 천명에 기상부터 빽빽히 많아진 나는 똑같은 일상을 토해버렸다 *무료한 일상이 곰곰히 생각해보면 기적적인 축복인 것을 깨닫기가 힘들구나​

어디로 떠나는가 -19.5.1.수

어디로 떠나는가 -신성- 지루한 일상의 끝 부리나케 가방을 들쳐메고 끊어버린 오송행 기차표는 어디로 떠나는가 커피 마시며 밤새 따른 이야기 기타 옛 추억을 노래한 곡조는 어디로 떠나는가 버들가지 흔들거리는 호수를 건너 일상에 곤한 발로 찼던 물결은 어디로 떠나는가 다시 가야하는구나 첫 울음과 마지막 울음 사이 긴 추억을 뒤로한 채 다시 떠나야하는구나 기차 타고 손 흔들며 창밖으로 떠나보낸 미소는 이제 어디로 떠나는가 *친구랑 간만에 즐겁게 쉬다 서울로 복귀했다​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 -19.4.30.일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 -신성-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 벗이여 이야기 해 다오 세상으로 떠난 여정 이제 말할 수 있는 비밀을 지친 마음에 뿌려다오 별처럼 기타를 치며 흥얼대던 노래가 이 얼마만이냐 밤새 나누던 깊은 대화가 이 얼마만이냐 방황과 방향이 뒤섞인 광야길 나를 찾아 지도속을 헤메이다 문득 여기 우리 다시 만났어도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구나 옛 열정을 그대로 붙들고 있었구나 꺼질듯한 순수함 간절히 붙들며 살아내고 있었구나 우린 어떻게 살아야할까 벗이여 이야기 해 다오 갈 길이 보이지 않아 촛불조차 깜깜해도 함께 한 시간 인생이 될 줄을 그 누가 알았으랴 함께 간 길이 목적이 될 줄을 그 누가 눈치챘으랴 유레카! 솟구친 비밀 갈라진 홍해를 딱딱한 고막이 떨리도록 굳어진 까만 동공속으로 비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