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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은 파장 -19.5.29.수

의도치 않은 파장 -신성- 원래 그런 의도가 아니였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 일어날 순간 잠잠하다 잠잠할 순간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소리치며 난장판을 만든다 벌어진 일들은 꼬매며 허기진 일들을 위로해야지 정상에서 만납시다 당연한듯 외쳐댔던 메아리따라 정상에 올라가버린 배는 결국 두고 떠나야지 일상은 의도치 않은 일들의 간증 나도 너도 우리도 갑자기 터져버린 빅뱅의 파편들 갑자기 태어나 갑자기 사랑하고 오해하다 갑자기 싸우고 시들어버린 존재들 총성이 울린 뒤에도 죽지않은 나를 보며 아무일도 아니였구나 뒤틀린 현실이 두려워도 끝까지 남은 내가 결국 이긴 것이지 이리저리 튄 파편들을 주우며 다시 정갈한 원점으로 돌아가 길고 길었던 하루를 닫으며 갠다 *수원 출장을 급하게 갔는데 원래 지원 의도와 다르게 현장..

기적의 힌트 -19.5.28.화

기적의 힌트 -신성- 생각지도 못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기적이다!" 짧은 외침에 도망쳐버린 기적의 순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영원히 모르는 짧은 기적의 추억 "기적이 일어났어요" "그게 무슨 기적이냐 당연한 일이지 우연한 일이지!" 꺼내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꿈틀대는 기적의 좌심방 우심실 그때 알았다 보이는 사람에게만 윙크하는 기적의 손짓 하늘을 바라보던 이가 만끽하는 빨주노초파남보 반바퀴 무지개 아무것 없는 까만 하늘에 무심코 떨어진 별똥별 하나 잠시뒤 사라질 우연을 기적같이 기적으로 바꾸던 기적의 힌트 *새손님이 왔는데 그 사람이 지인이라면 얼마나 기쁠까?​

하루뒤 일기장 -19.5.27.월

하루뒤 일기장 -신성- 꿈을 꾸다 잠에서 깨면 어렴풋히 조잘대는 꿈속의 나날 긴 이야기들이 그려졌지만 오늘이란 현실앞에 꿈은 깨버렸다 하루를 살다 뒤돌아보면 어렴풋히 들리는 하루의 숨소리 바쁘게 날 살려내었지만 오늘이란 현실뒤로 꿈은 숨어버렸다 무엇이 중요했던가 너무 막막한 일상의 바다 사방이 둥근 수평선에 던져져 출렁이는 파도를 넘고 넘어 다다른 보물섬은 언젠가 침몰해버리고 없었다 이제 일기장 끝에 무얼 적을까 내가 사는 영화를 담을까 의미가 장식된 수필을 쓸까 시 하나 뼈추린 여운을 건낼까 앞으로 걷고있다는 확신 그 마침표가 찍고파서 기억의 필름을 더듬으며 흩어진 날 찾았구나 오늘도 거기에 있어줘서 고맙다 너 거기 익숙한 까만 단어들 곁에서 깜빡이고 있어서 *팀장님도 없고 일만 하다 하루가 끝나는 건..

미치지 않은 나 -19.5.26.일

미치지 않은 나 -신성- 자는데 왠 벌떼 소리냐 꿈인가 했지 어제밤 바퀴소리가 징그러웠나 벌떼소리 시끄러 잠을 다깼어 이제 내가 미쳤구나 했지 벌써 아침이 왔는데 아직도 시끄러운 벌떼소리들 재앙의 날인가 진짜 내가 미쳤구나 했지 소리 맺힌 창문을 열어재꼈더니 옆집 환풍구에 벌떼가 새까맣게 날더라 나참 어이가 없어서 꿈이였음 좋았으련만 그래도 내가 미치지 않은 게 아침부터 고맙더라 현실은 미쳐 날뛰는데 내가 멀쩡하다는 게 참 눈물나게 다행스럽더라 옆집 아저씨께 말씀드렸더니 태연그레 말하더라 "냅둬~! 나중에 키워 꿀 따먹게" *아침부터 벌떼 소리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

은밀한 평가 -19.5.25.토

은밀한 평가 -신성- 너와 나 사이 은밀함을 까노라 사랑에 확성기를 달고 속삭이던 사랑을 공개적으로 파헤치노라 어떻게 사랑을 노래하려는가 어떻게 사랑을 매기려는가 둘만의 눈빛, 애뜻한 속삭임, 짜릿한 손짓, 허스키한 목소리, 격정의 언어, 절정의 땀방울, 짧고 긴 교감, 전율하는 빙의, 진실 아닌 허상을 꺼내어 연극처럼 읊조리는구나 측량된 사랑의 질량을 보노라 뜨건 박수소리만큼 사랑도 화끈거리는구나 매겨진 순위에 스치는 네 얼굴 그러나 내 비록 박수소리를 듣지못해도 부족한 사랑이라 매도하진 말아라 *카스펠 경연대회지만 결국은 노래 경연대회와 별반 다를 수가 없는 모순​

떠나라 소스라치게 -19.5.24.금

떠나라 소스라치게 -신성- 떠나라 소스라치게 고인 물이 썩어가듯 따뜻했던 일상이 부식되고 있다 바람이 불면 떠나듯 인생이 살다 언젠가 떠나듯 정착할 곳 없이 흘러가는 유한한 물줄기들이여 떠나라 소스라치게 모두가 떠난 뒤 마지막이 붙잡기 전 늘어가는 짐들에 어깨가 버겁기 전 하나둘 묵은 짐짝을 내동댕이 쳐야한다 감정도 관계도 그 옛자아도 흘러가는 시간처럼 흘려야한다 외딴 섬에 덩그런히 나만 남진 말아야지 떠나라 소스라치게 비어버린 젊음의 껍질을 애써 펼치며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려 가슴을 식히기 전 부는 바람에 홀가분히 더 멀리 떠나라 소스라치게 *내가 무엇을 하고 살지 고민이 많아 지는 시점인데 회사에서도 무언가 보상과 비전이 없다면 멋진 인생을 고민하는 것도 방향성이겠지​

축제의 시작점 -19.5.23.목

축제의 시작점 -신성- 축제는 언제 절정을 달리는가 소풍 전날 크리스마스 이브 축제의 가슴은 한껏 부푼다 축제의 열기를 앞으로 당기자 펼쳐질 환희의 날을 오늘 펼쳐 진설하자 굳이 미래를 기다릴 필요는 없지 필요한 미래라면 소환해 오면 되지 미래의 축제가 무색하리만치 지금 이순간 지금 여기 감격의 눈물방울로 메마른 몸뚱일 적시자 열정의 땀방울로 불태워 버리자 축제가 이미 열리었다 소환된 기쁨을 지금 춤추자 축제는 지금 이 날것이다 싱싱한 이 날것이 축제의 시작이다 오늘이란 축제를 즐겨라 축제 그날이 무색하리만치 *iscr 심포지움을 마치고 축제를 굳이 당일만 기뻐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의 사유 -19.5.22.수

기도의 사유 -신성- 일이 터졌다 너에게 나에게 어찌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 걸어다녔다 하는 수 없다 마냥 그래 있을 순 없지 심장이 아직 뛰기에 노력이란 걸 지껄여야지 땀이 콩시루처럼 흐르다 메말라 버려도 하는 수 없다 마냥 그래 있을 순 없지 상상을 펼쳐보자 만약 영혼이 있다면, 초월적 사랑이 존재한다면, 세상의 법칙이 우연이 아니라면, 거대한 계획 속에 이 일이 있는 거라면, 하늘 바람 별 꽃처럼 고난이 색다른 미의 변장이라면, 무한한 우주가 유한한 날 위해 제공된 거라면 하는 수 없다 마냥 그래 있을 순 없지 간절히 도와달라 빌어야지 손발이 닳도록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애처로이 눈물지으며 울부짖어야지 하는 수 없다 마냥 그래 있을 순 없지 과거가 평범한 일상이였다면 아픔도 슬픔도 아무일 없듯이 ..

하루살이의 유언 -19.5.21.화

하루살이의 유언 -신성- 만나서 반가워요 맑은 햇살 달록 꽃밭 사랑을 속삭인 오늘 네겐 너무 즐거운 날이라 말하고 싶었어요 하루를 산다는 건 기쁘고 즐거운 일 길고 긴 하루살이 당신은 아마 모를 꺼예요 누구보다 짧고 굵게 세포에 우주를 담은 채 사랑하다 미련없이 떠나는게 얼마나 후련한 일인지 많은 걸 쌓은 당신은 아마 모를 꺼예요 오늘이 제 마지막이예요 이 감격을 전하고 싶어서 당신 가슴에 내려왔어요 당신의 길고 긴 하루 사랑하며 웃다 떠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저처럼 행복하세요 그럼 안녕히 *경의선 지하철에 어디서 무수히 하루살이가 날아들어 몇칸을 집어삼겼다​

불쌍히 여기소서 -19.5.20.월

불쌍히 여기소서 -신성-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더 높이 날고자 해도 날아갈 날개가 없네 날개를 잃은 게 아니라 가지지조차 못한 나 날개를 잃은 상처도 아닌데 온몸에 얼룩진 상처 창공의 새를 보다 볼품없는 날 보며 흐르는 눈물 흐르는 눈물조차 닦을 수 없는 깃털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바뀌지 않은 슬픔 바뀔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꿈이기에 접어야하나요? 허우적댈수록 더 빠져드는 여기선 헤어나갈 수 없나요?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되던 해피앤딩은 없는건가요? 무슨 의미를 위해 한마리 새로 땅을 걷는 건가요? 시선을 피해 어둠속을 살아가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보지 못하는 이여 볼 필요가 없는 이여 들으시오 비교 아닌 다름속에서 당신의 존재를 깨달으시오 하늘이 아닌 땅에서 당신이란 존재로 살아가시오 새가 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