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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주정뱅이 -19.5.19.일

삶 주정뱅이 -신성- 술을 끊어라 매일 비틀거리는게 지겹지 않느냐 오늘의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의 무능함을 쏟아버리는 자 세상도 사람도 바뀌지 않아 죽지 못해 사는 물귀신처럼 미치게 지겨운 챗바퀴 늪에서 오늘도 눈 떠버린 날 담가 삭힌다 날 힘들게 하는 건 나라지 거울 앞에 서서 내 눈을 가리던 날 뚫어져라 째려본다 배부르고 살만하니 쓸데없이 사는거지 며칠을 쫄쫄 굶겨버려야해 찬이슬에 웃통 까고 구보 열 바퀴 뜨는 태양 땀으로 등목 열 바가지 살만하니 누워서 힘들다 투정하는게지 나를 바꾸는건 나 나에게 더 혹독하게 돌아서야지 나를 닳아서 없애버려야지 혹독한 절단없이 뼈아픈 아사없이 내가 바뀌길 바라는 건 일어나지 않는 기적을 바라는 요행 내일도 똑같이 술잔을 들테냐 며칠을 쫄쫄 굶겨 버려야해 찬이슬에 웃통..

경의선 책거리 흐르 -19.5.17.토

경의선 책거리 흐르 -신성- 경의선 책거리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삶을 무심히 쳐다본다 다 소중한 사람이요 뜨거운 사랑의 연인이요 주인에게 애지중지 사랑받는 애견인데 그 별들 비좁은 내 삶에 초청하지 않고 그냥 가던 풍경 속으로 흘려 보낸다 잘도 가는구나 각자의 사랑속으로 잘도 사는구나 모두가 그렇게 사는구나 모두가 그렇게 흘러가도 아무렇지 않는구나 옛날 울리던 경적도 지나고 기차를 기다리던 전철역도 지나고 기차만 지난다던 철길도 지나고 이젠 삶들이 옹기종기 지나고 있다 아무것도 아니다 삶도 고민도 사랑도 모두다 흘러 사라지지 않는가 애닮게 부여한 의미도 세월에 빛바래 흐느적 오랜 이슈속으로 사라지지 않는가 까페서 흘러 춤추는 재쯔 선율을 듣노라 내 마음도 엊박자 함께 춤추며 가던 길 가던 삶 흐르노라 그..

내일의 악역 -19.5.16.금

내일의 악역 -신성- 착해서 일까? 악역을 담당하기 부담스럽군 잘못을 지적하고 감탄사 나무라고 다시 그러지 말라 경고하고 잘못에 역정을 내는 오늘의 역할 모두가 사양하며 동물같이 으르렁 거리길 꺼린다면 내가 정의의 사도가 되어야 할까? 악해서 일까? 악역을 하긴 부담스럽군 내가 분개하는 포인트는 나도 잘 못하는 포인트 그걸 지적질할 가식이 내게 없는걸까? 그런 용기가 없는걸까? 누가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아야할까? 시나리오를 써준 이여 답답한 이들에게 답을 주시오 *함께 모여 잘못을 고민하는데 누가 방울을 달지 결론이 안난다 ​

인간 거울 -19.5.16.목

인간 거울 -신성- 일상을 지나다 문득 익숙한 네 앞에 섰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네 어찌 그리 날 닮았는지 사랑도 없고 배려도 없는 넌 무참히 솔직한 것까지 날 닮은 넌 진실함이 없는 노력까지 티나게 부담스럽구나 시간아 어여 흘러가 다오 빛바랜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은 그럴싸해 보이고 조금은 익숙해 보이도록 거울아 빨리 흐려져 다오 지금처럼 또렷이 내 모습 그리지 말아다오 *서로 마음이 다치는 이유는 사랑이 없는걸 아는데 오해가 하는 걸 아는데 둘다 비슷한 사람이기 때문인듯​​

의도 와전 -19.5.15.수

의도 와전 -신성- 난 여행을 훌쩍 떠나고픈데 그는 이유 대신 계획을 묻는다 난 바다를 보고픈데 그는 여정 대신 경로를 묻는다 난 드라이브를 하고픈데 그는 풍경 대신 차종을 묻는다 난 바다에 맘을 풀고픈데 그는 감정 대신 성과를 묻는다 난 빈 마음으로 새 출발을 외치는데 그는 옛 표정을 떠올리며 "많이 밝아졌네" 툭 한마디 내뱉는다 *동료 출장 문서를 도와는데 차량 렌트가 결국 구매 사업이 되는 걸 보고 말았다​​

엑달의 마음 -19.5.14

엑달의 마음 -신성- 하얀 바둑판 위에 누워 잠을 청하는 거대 생명체 얼마? 감질난 숫자를 들먹거리면 투명한 몸을 꿈틀대며 날 향해 설원을 걷는다 아무리 복잡한 계산도 정답을 뚝딱 쳐내고서 다음 먹이를 갈구하듯 긴 눈동자를 깜빡인다 그러면 그는 똑똑한가? 전혀 똑똑하지 않다 다시 그를 잠 재우기 전 추억을 꼭 기억시켜줘야하는 아이러니 나와 함께한 모든 추억도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넌 바보 멍청구리이기 때문에 너에게 능숙한 난 그저 울뿐이다 언제쯤 넌 내 마음을 하나뿐인 정답을 넘어 읽어줄 수 있을까 *요구자료로 엑셀 매크로 도구가 왔는데 오류가 나서 힘들다​​​

천부쉼권 -19.5.13.월

천부쉼권 -신성- 일 가운데 던져져 살다 내리던 일이 문득 그쳤을때 모두가 땅을 멍하니 바라보는 때 나만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 내 반응을 보노라 네 반응을 보노라 일 개미가 숫개미 되어버린 어색함 잘 돌던 일 바퀴 갑자기 멈춰선 불안감 "불노소득은 죄니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 내 귓가를 맴돌며 날 죄인으로 몰아갈 때 일없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루는 순간 우리는 마지막 쉼, 그 누림에 당당하자 땀흘리며 일궈낸 열매를 한순간 논다고 정죄치 말아라 일없습니다! 쉼을 향한 상향 평준화의 가동 - 우리의 쉼을 향한 자유를 부르라 - 모두의 쉼을 향한 평등을 외치라 천부쉼권 누군가의 안식을 위해 누군가는 목청껏 울부짖어야한다 일없습니다! 태초에 마련된 에덴동산 전지전능한 신조차 쉬어야한 안식처럼 유한한 ..

신 뜻 내 뜻 -19.5.12.일

신 뜻 내 뜻 -신성- 내 생각대로 들어맞으면 이것은 신의 뜻 내 계획과 틀어지면 이것은 어둠의 시험 실수야 오류야 애써 감춘 허물을 벗겨내는 소리 신의 뜻이라 위장했던 무력한 인간의 이기 발가벗은 키를 쓰고 동네를 돌던 성찰의 시간 실수를 기억하자 오류를 되뇌이자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바껴야지 그러나 여전히 완벽한 계획을 들고 두근두근 설레며 엔터키를 치는 나 결국 또 멘붕에 빠져 허우적 댄다 무엇이 내 뜻이고 무엇이 신의 뜻인가 어디까지가 이기이고 어디까지가 공의인가 어쩌면 하늘같이 높은 신의 뜻은 바다보다 깊은 나의 멘붕일지 그 누가 알으랴 *해외 일정을 잡아놔도 다 틀어져 원점이 되면 내 뜻이 옳은가 고뇌가 깊어진다​

지붕위 섬 -19.5.11.토

지붕위 섬 -신성- 하늘 가운데 떠내려온 섬 바다로 떠나려 힘들여 오르는 섬 이제 날이 풀렸으니 그 섬에 다다라야한다 옷이 젖을까 벗을까 거리가 멀까 수영할까 잠시 고뇌없이 떠내려온 섬 흙이 있는 땅 내 사는 땅을 닮은 땅 언젠가 내가 뭍힐 땅 내 여기 무엇을 남기려 올랐는가 날 심어놓고 떠나자 날 닮은 나무를 심어놓고 떠나자 내가 뭍혀 사라져도 들판에 핀 꽃을 보거라 내 흔적이 사라져도 숲에 맺힌 열매를 맛보거라 우거진 덩쿨아래 잠시 쉬다 가거라 떠내려온 땅이 또 움직인다 어쩌면 내가 움직이는지 모른다 아니 세상이 덜컹대는지 모른다 모든 게 떠내려왔다 떠내려가기에 미련없이 떠나기 전 날 심어 가꿔야한다 작열하는 태양에 시들지 않을 만큼 꽃피어 열매맺은 땅을 두들기고 가야한다 이 섬이 떠내려가기 전 내가..

마치 마취 -18.5.10.금

마치 마취 -신성- 잠들었다 깨어나면 모든게 아름다운 꿈이였다 말해줘요 아무것도 없이 모든 것 가운데 태어나 소소한 꿈을 누리다갔다 기억하게 해줘요 눈 감는 것만으로 단잠을 잔다는 것 아무 수고없이 단꿈을 꾼다는 것 편히 누워 잠 들어도 마냥 쉴 수 있다는 것 그래요 매일 우리는 참 많은 선물을 여네요 하루 하루 지친단 생각이 들어도 괜찮아요 내가 못 다 꾼 꿈 누군가가 대신 꿀 수 있잖아요 잠이 들었지만 숨을 쉬네요 어쩌면 당신의 노래를 들으며 당신을 꾸고 있는지 몰라요 그래요 당신과 함께한 일상이 내겐 가장 행복한 꿈이였네요 깨어나 눈을 뜨는 순간 당신이 내 앞에 있다면 내 꿈은 영원히 이어질지 몰라요 내일도 다음날도 난 영원히 당신 꿈을 꿀 꺼니까요 * 건강검진을 받는데 마취 15분만에 위내시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