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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사람 -2017.03.08.수

변하는 사람 -박원주- 어제 함께 했던 뜨거운 우정은 쓸쓸히 빈자리를 남긴채 사라지고 괴로움에 몸사리쳤던 그 사람은 안타까움과 동정의 대상이 된다 어린 사람은 어린 시간 속에 익어가고 작은 사람은 작은 마음 속에 담겨져 간다 세월속에 우리는 한걸음 두걸음 깊어져 가고 눈빛을 마주쳐도 어색하지 않은 소소한 풍경이 된다 나와 함께 영원을 배워가는 찰나의 인연들 변하는 사람들 * 오래 만나면 이해가 되고 그 사람의 위치와 아픔을 보게된다 ​

수치스러운 범인(凡人) -2017.03.07.화

수치스러운 범인(凡人) -박원주- 멀쩡히 일상을 살던 내가 처참하게 무너져선 안돼 과거에 숨겨왔던 허물이 낱낱이 까발려져선 안돼 그토록 만나기 싫은 수치를 절대로 대면해선 안돼 수치를 만나지 말자 수치를 당하지 말자 난 철저히 평범함으로 포장돼 살아가는거야 내 속에도 네 속에도 있는 추악함은 절대로 들켜서는 안되는 비밀스런 음부인거야 저멀리서 수치가 눈에 띄면 나를 인식하기전 재빨리 과거속으로 보내버리자 나는 영원히 평범한 일상을 사는 한낫 범인(凡人)인 거야 * 화성에서 다윗의 성적 범죄와 살인죄가 아들들에게 그대로 물려지는 수치스러운 상황에서ㄴ 담담한 다윗의 믿음을 보면서 ​ㅋㅎ

자리를 지킨다는 건 -2017.03.06.월

자리를 지킨다는 건 -박원주-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누구나 편히 앉아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지나가는 이가 이곳을 바라보다 그 간절한 눈빛과 마주친다면 이 사소한 공간이 간절함이 될 수 있기에 데워진 자리에서 나를 비워낸다 나의 자리를 지킨다는 건 누군가가 앉을 공간을 데우고 그 자리를 바라는 간절한 눈빛들에게 나의 흔적 대신 쉼으로 빈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 보고서를 걷으며 그 책임과 의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걸 깨달으면서 ​

10th계명 -2017.03.05.일

10th계명 -박원주-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마시오! 그래도 그의 이쁜 여친이 내 여친이였으면 그의 부요한 아버지가 내 아버지였으면 그의 건강한 몸이 내 몸이였으면 그의 좋은 회사가 내 회사였으면 그의 멋진 집이 내 집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그게 실재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좋겠지 내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내 마음은 탐심으로 가득차 넘치고 오늘도 마지막 십계명에 걸려 넘어지며 또 회개의 참회록을 적는다 * 예배시간에 십계명 설교를 듣고 마음의 계명인 10번째 계명은 지킬수가 없음을 고백하며 ​

첫 봄을 마구 맞다 -2017.03.04.토

첫 봄을 마구 맞다 -박원주- 창가를 비추는 아침 햇살이 어제와 사뭇 다르다 창문을 열고 화창한 봄공기를 집안으로 초대한다 공기 가득한 봄내음에 나는 숨을 쉬기가 버겁다 묵었던 겨울이불을 꺼내서 옥상에 가득 널고선 구석구석 닫힌 창문을 열며 봄기운을 동기화한다 햇살이 스미는 탁자에 앉아 음악을 틀어 놓고선 커피포트 물을 끓이며 머뭇대던 책을 펼쳐든다 눈부신 햇살과 눈빛이 마주치자 급 나오는 감탄사 "너무 행복하다. 너무 행복하다. 이 순간이.." 봄은 문득 내맘에 찾아와선 행복을 마구 뿌려댄다 나는 상상하지 못한 첫 봄을 또 준비없이 맞았다 * 간만에 주말 쉬면서 청소도 하고 이불도 널고 이발도 하고 쇼핑도 하고 행복하기 그지 없는 감사한 하루다 ​

호모 이라쿤투스 -2017.03.04.금

호모 이라쿤투스 -박원주- 못하겠다 배째! 다 된 밥에 재는 팍팍 뿌려야 제맛이제? 긴 긴 시간 할애해서 나눈 우리의 이야기들은 한 배째라 공격에 모두다 수포로 돌아간다 호모 이라쿤투스 - 분노하는 인간 머리 끝까지 치솟은 화 산 내 안의 잠재된 더러운 마그마가 펑하고 분출하려는 순간, 드는 생각의 찰나 '이런다고 무슨 유익이 있을까?' 폭발에 널부러진 대지를 식힌다고 고생할 껄 아는 자각의 노하우 덕분에 배를 째고 흘릴 피는 내가 십자가에서 맘껏 흘리기로 한다 * 업무를 팀별로 다 나누고 협의가 끝났는데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드는 나의 사고방식 ​

걱정의 뫼비우스 -2017.03.03.목

걱정의 뫼비우스 -박원주- 오늘은 무슨 옷을 입지? 점심때 무슨 메뉴를 먹을까? 이거 어떻게 해결하지? 매순간 일어나는 일들은 다급히 내 결재를 기다리고 있다 해결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이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걱정의 뫼비우스 걱정을 해서 걱정은 해결되지 않고 걱정을 하면 걱정이 또 생기는 뜻밖의 잉태 해결할 수 없는 걱정의 미로 긴급히 사고를 수습한다 1. 어제도 걱정은 지나갔다 2. 오늘은 오늘이다 3. 오늘도 어제처럼 걱정은 지나갈 것이다 하늘을 날아가는 새처럼 오늘 피었다 지는 들꽃처럼 지금을 싱그럽게 누리는 것이 걱정을 대하는 카르페디엠의 기본 초식 * 리더쉽 모임에서 걱정에 대하는 나눔을 하면서 ​

이사를 떠나자 -2017.03.01.수

이사를 떠나자 -박원주- 인생을 가만히 정착해 조용히 지내고파도 또 유랑하며 떠나야 하는 나그네길 물 좋은 곳을 찾아 씨를 뿌려 농사를 지어도 그 결실을 보기도 전에 또 밭을 옮겨야한다 어쩌다 편히 쉴 곳을 찾아도 그 일상은 곧 지겨워져 버리고 새로움을 향한 꾸등살같은 역맛살은 오늘도 내 맘을 요동치게 한다 자 또 오늘의 이사를 떠나자꾸나 * 친구 이사를 도와주면서 ​

누나 동생, 사이에 나 -2017.02.28.화

누나 동생, 사이에 나 -박원주- 어릴 땐 쉴세없이 지지리도 싸웠는데 세월이 흐른뒤 지금은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함께 피를 나눠서 그런가 아픈데도 비슷하고 서로를 잘 알기에 허울도 가식도 필요없는 사이 그냥 편하게 나누는 목소리마저도 듣기에 상냥하다 세월이 흘러 각자의 처소는 달라 멀리 떨어져 지내더라도 언제나 어디서든 무탈하길 바랄 뿐. 지금은 비록 내 손을 떠난 인연이라도 언제나 내 무덤가를 지켜줄 이들 누나 동생, 그리고 그 사이에 나 * 대구에서 여동생이 조카들 데리고 안산 누나집에 놀러와서 간만에 누나집에 다녀왔다 ​ ​

의사소통 방정식 -2017.02.27.월

의사소통 방정식 -박원주- 내 맘같지 않아서 나랑 같지 않아서 오해하고 폭발하고 그리고 서로 아파하고 왜 그런가? 어렵지만 또 풀어야하는 너와 나의 의사소통 방정식 다른 삶을 살다가 만나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서로가 사는 타 차원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해할 수도 없지만 니가 아프니까 나도 아파서 아는 우리의 관계 하나인 지체, 하나인 유기체(system) 형제여 우리 아프지 말게나 * 아침에 회의 기안을 안 올린 것에 화가 난 까닭을 찾아 고민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