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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를 저주하다 -2017.02.16.목

저주를 저주하다 -박원주-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려 해도 나의 질량은 진실을 왜곡하고 가까운 진리마저 다다르지 못하게 한다 또 핑계대고 거짓말을 해대면서도 본질을 말하고 직면할 용기는 내 속에 없다 나의 빈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채우려는 시도는 이젠 신물날 정도로 지겹다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가? 왜 나는 친구를 품어주지 못하는가? 왜 나는 내가 부모에게 받은 저주를 그대로 내 자식들에게 돌려주는가? 내가 뿌리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발아해버린 저주의 씨앗 내 삶 깊숙이 뿌리박힌 티눈처럼 끝없이 일그러져버린 까마득한 블랙홀 덩어리 고요한 숲속에 누워 빈 하늘에 나는 새들을 바라보며 내면의 시끄런 소음을 흩날린다 이제는 내안 깊숙한 저주의 실타래를 끊어버리고 숨고 가려지고 발가벗은 나를 꺼내 나로서 ..

누군가는 뎁혀줘야지 -2017.02.15.수

누군가는 뎁혀줘야지 -박원주- 아기가 운다 목청이 터져라 울기전에 누군가는 달래고 안아줘야지 어른이가 운다 조용히 웃고있는 표정이지만 누군가는 달래고 안아줘야지 누군가의 빈자리 누군가의 쓸쓸함 누군가의 외로움 그렇담 누군간 곁에서 다독이고 들어줘야지 구들창이 따뜻해질때까진 아궁이에 같이 앉아 텅빈 가슴을 도란도란 뎁혀줘야지 * 평온한 하루이지만 누군가의 헌신때문에 평온하다는 생각이 든다 ​

도깨비를 만나다 -2017.02.14.화

도깨비를 만나다 -박원주- 아무런 노력없이 주운 짜릿한 유혹 갈증은 다시 시선을 애무하고 있다 잠깐의 곁눈질에 홀려버린 나 괜찮다 이번만이다 외치는 합리화의 귀재 일상처럼 다가와 달아붙어버린 변장의 달인 마음을 빼앗긴 몸뚱이는 정처없이 표류하며 구천을 떠돈다 정신을 차리고파도 이젠 어쩔수없다는 좌절은 나를 더 넋 놓아 방치시킨다 더 깊은 음부 속으로 나는 침전하며 가라앉는다 번쩍! 누군가 후려친 내 뒷통수에 갑작스런 충격과 외마디 비명. "정신 바짝 차리고 살그라!" 광야에서 외치는 난데없는 소리는 내속에서 이른번씩 이른번 파동을 그리지만 초점은 없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온 허상은 다시 아무일도 없었던듯이 일상의 광야속으로 나를 팽개치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나는 간간히 도깨비를 만났다 * 화성에..

쉽게 뱉은 말 -2017.02.13.월

쉽게 뱉은 말 -박원주-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기대와 설레임의 두점이 만나 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길 가느다란 서로의 인연은 쉽게 뱉은 말 한마디에도 너무 쉽게 끊어져버린다 언젠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 서로의 눈을 바라봤을 때 건네는 나의 말이 받아주는 너의 마음이 서로를 향한 칼날은 되지 않길 기도한다 이 좁은 인연의 우연속에 나는 누구다 너는 누구구나 말한마디를 너머 의미를 공감할 수 있는 필연이란 연줄로 이어지길 기도해본다 * 소중한 만남을 기대했는데 뜬금없는 말로 뜬금없이 인연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

성으로의 초대 -2017.02.12.일

성으로의 초대 -박원주- 나는 누구인가? 이력, 기호, 성격, 습관, 나란 거대한 성은 오늘도 움직인다 그 성을 바라보던 이가 성을 구경하고 싶다 한다 어디를 구경시켜 줘야할까? 성이 너무 넓어 순간 고민이 되었다 그가 보고 싶은 것에 맞춰 구경 시켜주기로 한다 그는 성을 본 후 이웃에게 내 성을 소개했다 그 소문을 들은 이웃들은 밖에서 나의 성을 다 안 것인마냥 방문도 구경도 오지를 않았다. 그게 내 성의 전부라 여기는 그들이 안타까웠지만 나는 내 성을 무너뜨려 오픈을 할 수는 없다 오늘도 내 거대한 성은 움직이고 있다 * 누군가와 공식모임을 가질 때의 부담감은 그가 나를 짧은 순간 나를 보고 나를 판단할까 두려움이다 ​

이 사람일까 -2017.02.10.금

이 사람일까 -박원주- 기름을 부어드리리다 잘생기고 이쁜 사람, 이 사람일까? 성격좋고 활달한 사람, 이 사람일까? 튼튼하고 능력있는 사람,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 온유하고 사랑많은 사람, 부요하고 뼈대있는 사람, 나랑맞고 잘 통하는 사람, 누구일까? 이 사람일까? 정말 이 사람일까? 내 기름을 다 쏟아부을 사람이 진정 이 사람이 맞을까? * 만남을 가지고 누군가 속에 숨겨진 어떤 가치를 발견하고 만남을 결정하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이다 ​​

바리새 -2017.02.09.목

바리새 -박원주- 사랑하시오! 사랑은 옳은 것이오! 왜 그대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소? 그대의 행동은 옳지 못하오! 옳지 못한 자는 옳은 길로 돌아와야 하오! 어서 돌아오시오! 빨리 돌이키시오! 만일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나서겠소! 그대를 때려서라도 돌아오게 하겠소! 어서 옳은 길을 따르시오! 당장 사랑하시오! (그의 표정이 아직도 뇌리에 스친다) * 일리는 있으나 진리가 없는 말, 말은 맞지만 사랑이 없으면 진리가 아닌 말 ​

아담 찾기 -2017.02.08.수

아담 찾기 -박원주- 완벽한게 하나 없어서일까 완벽하게 보이고픈 자존심 하나 가진 것으로 온 몸을 치장해 놔도 빈 마음 가득한 죄악은 누수되고 있다 아담아~ 들켰다! 누군가 내 긴 꼬리를 밟는 순간 갑작스런 싸늘함에 맨 몸이 쭈폇 선다 익숙한 옷가지를 주섬주섬 찾아보지만 벌거벚겨진 몸 위로 벌써 잔치가 배설된다 기나긴 무안함이 긴긴 하류처럼 온 피부를 핥으며 천천히 흘러간다 근데 들키길 잘했다 쪽 팔리길 잘했다 쓸데없는데 시간낭비하며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누군가가 먼저 막아주어서 참 다행이다 누군가가 가죽옷이라도 입혀줘서 참 다행이다 * 토렌트 사이트를 너무 열중하며 조사하다가 나머지 딴거를 보다는데 옆분이랑 눈이 마주쳤을때의 느낌 ​ ​

괴물과의 사투 -2017.02.07.화

괴물과의 사투 -박원주-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내가 원하지 않는데 내가 원하고 있는 건 뭘까? 내 안의 열등감이 요동치자 내 안의 욕망, 욕구, 희열, 분노.. 끝없는 뫼비우스의 사슬들이 쏟아져 나온다 향방을 알수없는 두 싸움에 자아의 거울들은 산산히 깨어지고 그 조각들을 빈손으로 줍기엔 내 이상은 너무도 아프고 버겁기만 하다 엎질러진 나로부터의 탈출. 오늘도 끝없는 괴물과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 꿈이있는교회 하장완 목사님의 화성 설교를 듣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