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저주하다 -박원주-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려 해도 나의 질량은 진실을 왜곡하고 가까운 진리마저 다다르지 못하게 한다 또 핑계대고 거짓말을 해대면서도 본질을 말하고 직면할 용기는 내 속에 없다 나의 빈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채우려는 시도는 이젠 신물날 정도로 지겹다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가? 왜 나는 친구를 품어주지 못하는가? 왜 나는 내가 부모에게 받은 저주를 그대로 내 자식들에게 돌려주는가? 내가 뿌리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발아해버린 저주의 씨앗 내 삶 깊숙이 뿌리박힌 티눈처럼 끝없이 일그러져버린 까마득한 블랙홀 덩어리 고요한 숲속에 누워 빈 하늘에 나는 새들을 바라보며 내면의 시끄런 소음을 흩날린다 이제는 내안 깊숙한 저주의 실타래를 끊어버리고 숨고 가려지고 발가벗은 나를 꺼내 나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