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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가면 -2017.06.01.목

투명 가면 -박원주- 가면무도회가 열렸다 각자 준비한 가면으로 하얀 얼굴을 가린다 구멍까지 덮어버리는 어떤이 죽고 싶었던게지 나도 가면을 뒤집어 쓰고 미친듯이 웃었다 미친듯이 울었다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하는 허무함 다음날 가면을 보니 투명하다 두조각 금이 간 가면 누구의 짓인가? 전날 내가 가면을 벗었는지 썼는지‬ ‪나조차도 기억이 없다 * 업무상 업무적으로 관계자들을 만나 일하고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는 것은 작은 가면 무도회 ​

고민하는 화 -2017.05.31.수

고민하는 화 -박원주- 화는 정직한 것이다 솔직히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내 경계가 여기까지다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 가식없이 맨몸을 감쌌던 무화과잎을 벗어던지는 용기이다 화는 추한 것이다 내가 봐도 아름답지 않은 얼굴로 내 쿵쾅대는 심장을 꺼내는 것이다 드러난 내 여린 속살을 누군가 뜯어먹을 수도 있다 화는 소심한 것이다 나오기 무섭게 숨어버린다 내면 깊이 종적을 감춘 화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찾아 볼 수가 없다 화를 향한 애증의 고민 화는 나는 것인가? 화를 내야하는 것인가? 화는 수많은 고민과 함께 있다 * 팀원에 대한 화는 내는 게 옳은가? 항상 고민이다 ​​​

랜덤의 저주 -2017.05.30.화

램덤의 저주 -박원주- 인간은 자기만 생각하는 악. 모든 악은 다 죽어야한댔다 그러니 다 죽어버려라 하나 죽었다 둘씩 죽었다 몽땅 죽었다 생명이 죽어가는 비명소리는 짧고 언제 갈지는 아무도 몰랐다 나는 살았다 아직 나는 살아있다 랜덤의 저주속에 살아남았다 내가 살았다고 좋아하고 있다 언제가 덪에 걸리기전 더 처절히 살아야하는 사명 더 치열하게 꿈틀거려야 하는 애탐 마지막이 아름답도록 죽어야할 때 그때 죽어야한다 * 미쿸 목사님이 오셔서 재앙이 지나간 자리에 재앙에 죽음을 놀라기 보다 살아남음에 놀라라 한다. 더 처절히 살기 위해 ​

나를 두드리는 시간 -2017.05.29.월

나를 두드리는 시간 -박원주- 평범한 거리를 걷다가 불현듯 어깨에 진 짐을 꺼내 쫘ㅡ악 펼쳐라 이것 저것 딱딱한 무게들 남을 의식하지 말고 세차게 마구 두드려라 내 흥에 겨워 덩실덩실 신나게 팔을 올리고 웨이브 구르브 나의 자아도취 파티를 열어라 지나가던 이들이 멀뚱멀뚱 무슨 일인지 쳐다보다 어느새 자신의 악기를 두드리는 강려크한 웨이브를 선사하며 흔들어라 모든 무게는 내보내야 한다 모든 딱딱함은 부러뜨려야한다 모든 피곤함을 죽여야한다 모든 시선은 나여야 한다 나를 살리는 급박한 인공호흡 -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싸지르는 나를 위한 딮딮딮 키스 시들시들한 나에게 맥박을 뛰게하자 반복되는 일상보다 더 가파르게 하악하악 반복되는 일상보다 더 반복되게 하악하악 반복되는 일상이 다시는 오지못하게 하악하악 이 텅..

숨바꼭질 시간 -2017.05.28.일

숨바꼭질 시간 -박원주- 숨바꼭질하는 사람들이 못찾겠다고 맨날 술래만 한다고 투덜댄다 자 보물이 여기 숨어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거라 찾으면 다 네께 되는 숨바꼭질 숨겨진 보물의 공간만큼 우리에겐 힌트가 주어졌다 아빠가 술래인 아기에게 고양이 울름소리를 내듯 누군가의 도움에 감사하며 내가 찾은거다 내가 한거다 교만하지는 말자 숨긴 사람 숨은 사람 모두 하나의 멋진 숨바꼭질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 카운트다운에서 목사님이 주신 숨바꼭질의 힌트. ​

영광스럽게 -2017.05.27.토

영광스럽게 -박원주- 사랑하는 이를 축하할 땐 빨간 장미꽃을 건네주어라 해맑은 미소로 초인종을 누르며 그날을 깜짝스레 축하해주어라 의무감은 잊어라 해야해서 한다는 힌트를 절대 들춰보아선 안된다 당신을 너무 기뻐해서 이 꽃을 선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말로 인해 사랑하는 이는 영광스러운 존재로 변할 것이다 당신의 사랑에 화답할 것이다 영원함을 사모하는 둘로 다시 첫사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영광스럽게 * 존 파이퍼 목사님의 결혼기념일 프로포즈 비유는 너무 이해하기 쉬웠다 ​

전문가 두 바보 -2017.05.26.금

전문가 두 바보 -박원주- 뉘시오? 전문가입니다. 이것은 무엇이요? 모릅니다 이것은 무엇이요? 제 분야가 아닙니다 이것은? 모릅니다 바보구만! 누구세요? 전문가입니다 어디 전문가세요? 당신에게요 바보시군요 난 너에게 전문가 너에게 난 바보 우린 서로에게 전문가로 만나 둘다 서로에게 바보가 되었다 * 오늘 학회에서 법 전문가가 기술 전문가에게 질문하는 것을 보니 바보 대잔치 같았다. 난 무엇에 전문가인가? ​

똥을 누시는 신 -2017.05.25.목

똥을 누시는 신 -박원주- 신이 똥을 눴다고 한다 서서 오줌을 쌌다고 한다 이제 맘놓고 똥을 싸야지 다짐을 한다 내안에서 수고한 똥 지금도 묵묵히 일하는 똥 수고했다 토닥이며 사랑해 줘야지 더러운 것에 대한 혐오 더러운 건 나쁜 게 아니다 우리가 익숙하지 않는 존재일 뿐 더러워진 나를 정죄하지 말라 똥같은 나를 미워하지 말라 나 스스로도 나에게 그러하지 말자 내가 사랑스러운 건 똥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신이 똥을 매일 누드시 열심히 타올랐다 한줌 별로 사라졌던 누군가를 위해 헌신했다 자신의 공간을 비워주고 떠났던 이세상 모든 배설물을 껴안아주자 언젠가 나도 하나의 배설물로 그들이 비워준 발자국을 따라 떠날테니까 * 어노인팅 예배를 갔는데 목사님께서 예수님도 똥도 누고 제자들과 함께 서서 오줌도 누지 않았겠..

보스를 움직이다 -2017.05.24.수

보스를 움직이다 -박원주- 리더는 자리를 비워라 직원들이 얼마나 기뻐할테냐 바람이 있는 듯 존재하지 않고 입술을 닫은 듯 조용할 것 소유는 없어져 버려라 많은 이들이 얼마나 환호할테냐 그 하나의 공백으로 수많은 공백들이 일어날 것이다 찌르는 모든 뽀족한 것들은 깍여 사라져 버려라 이 세상 모든 뭉퉁한 것들이 하찮은 꿈을 꾸며 자유롭게 구르도록 * 보스가 없어서 평온한 오후. 직원들은 무언가를 바라고 꿈꾸고 있다 ​

클라이밍의 초식 -2017.05.23.화

클라이밍의 초식 -박원주- 위로 오르려면 아래로 메달려라 빨래줄에 메달인 빨래감처럼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나는 아무 의지가 없도다 되뇌이며 팔을 죽ㅡ 펴고서 모든 힘을 버렸다 의사표시하라 내 힘으로 곧게 서는 건 금물 보이는 초점을 나를 향해 당기는 것도 금물 덩그러니 매달린 무기력한 반항으로 그 편안한 촉각을 세워 자각해 보아라 난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무수한 떨어짐을 이겨내고 견뎠다 이제 매달린게 지겹다 느낄 때 그때 위를 슬쩍 올려다 보는 것이다 팔이 멀쩡한가 당겨 보는 것이다 발이 붙어있나 내딪여 보는 것이다 오르다 힘들면 다시 메달리면 된다 주어진 시간이 있는 한 나에게 떨어짐은 허락되지 않는다 오래 묵은 번데기 마냥 지치지 말고 덩그러니 삶에 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