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덮고 -박원주- 창가에 내리던 설원을 덮듯 이불장 흰 이불을 꺼내덮고 널 향해 여린 속살을 꺼내편다 꺼내진 속살들은 조잘조잘 우리사이 어색한 공백을 타고오른다 한가닥 한가닥 거미줄을 뽑으며 너와 나의 추억들을 낚아대는 줄거리 다들을 필요도 없고 꼭 들을 필요도 없는 너처럼 그냥 덮고 자는 우여곡절이 많은 우리의 이야기 내일이면 다시 부시시 일어날 잊혀질 어느 이야기 말쑥함이 사라진 우리의 조각들은 널부러졌다 삐걱삐걱 어색한 모퉁이와 상처난 모퉁이와 깨어진 모퉁이들이 부딪히고 다져지고 스며든다 우리란 한 공간은 서로의 이불을 덮은 채 여기저기 추억을 끼워맞췄다 * 창녕팀 엠티를 가서 고기굽고 먹고 이불 뒤집어 쓰고 이야기하다 자는 줄도 모르고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