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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안 밥 -2018.07.14.토

인디안 밥 -신성- 마루바닥 옹기종기 밤을 지세며 게임하다 맞았던 그 인디안 밥! 인생의 어느때는 여름밤 등 따갑게 맞았던 즐겁게 맞으며 웃었던 그 인디안 밥이 애타게 그리우리라 그 리듬, 그 찰싹임, 그 따가움, 그 웃음소리 야심한 밤, 청춘의 절정기. 그 밤 그 밥 인디아~~~~~안 밥! *간만에 청년들과 전기게임 윙크게임 방구게임을 하며 밤을 지새며 맞았다 ​

죄인이 되어라 -2018.07.13.금

죄인이 되어라 -신성- 죄인이 되어라 끝까지 떨어져 무너져버려라 죄의 늪에서 죄를 낳고 죄된 인생을 살아라 그 본능 저 본능 또 본능 좀비처럼 달라붙은 불사의 죄 나란 존재를 알고 허탈한 생에 혀를 차라 죄가 없다 부인하는 죄인아 타인에 실은 너를 향해 돌을 던지면서도 죽어가는 것들을 보지 못하는 맹인아 가망성이 없다 회생이 불가능하다 끝까지 잡았던 줄을 놓아버려라 그래 잡을 필요가 없는 가식이다 잡느라 진땀 뺄 필요없는 본질이다 의인 이 얼마나 가식적인 말인가? 나에게 부여했던 이율배반의 늪 그러나 사실을 시인하기엔 용기없는 비겁한 자아들 죄인이 되어라 죄가 나임을 알아라 나의 생활이요 역사였음을 알아라 나는 죄인이고 죄인이며 죄인일 것을 선서하고 기억하고 되뇌이며 잊지말아라 *나를 힘들게 하는 반복된..

몸 업데이트 -2018.07.12.목

몸 업데이트 -신성- 아이구 허리야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아프다 하소연하던 구석기 시대 더이상 아프지 말자 외치던 인류는 소프트 시대를 꽃피운다 로봇은 인간처럼 진화를 거듭하고 로봇에게만 혜택을 주기 쌤이 났던 일류는 하나둘 서로의 지체를 바꾸기 시작하더니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바꾸기 시작한다 다른 가슴 다른 시각의 관음증 나의 쾌락의 반응과 너의 쾌락의 반응은 독특한 파동이 되어 중첩되고 증폭된다 인류는 진화하는 업데이트의 혜택으로 제2의 에피쿠르스의 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그 허점을 노리는 악의 무리 그 최상의 몸과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고 모든 쾌락을 제어하려는 흉계를 꾸민다 쾌락이 화폐가 되는 시대 인류는 자기자신을 지켜야하는 본질적 보안 위기를 맞이한다 육체와 소프트의 링크를 유지하지 못하..

다른 오늘-2018.07.11.수

다른 오늘 -신성-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갔어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 정신없이 하루를 살다보니 어느새 다른 오늘이 와있네 꺽정씨는 마주칠 틈도 없이 지나쳐버렸어 신이시여 부족한 나를 챙겨줘서 고마워요 이렇게 넉두리처럼 기도를 늘어놓고 누우면 오늘은 이젠 끝! 다른 오늘 시작이야 오늘도 잘 늙어준 나를 다독인다 죽어지지 않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수고했으니 이제 푹 쉬자구 그래서 이렇게 매일 잠이 드는거잖아 매일 푹 쉬다가 가려고 말이야 *출장때는 은근 긴장되는데 돌아보니 다 쓸데없는 걱정이였다. 난 은근 베테랑이고 일은 잘풀렸고 감사할 뿐이네 ​ ​

뿌리를 적셔야겠다 -2018.07.10.화

뿌리를 적셔야겠다 -신성- 바다를 봐야겠다 메마른 몸을 적셔야겠다 무엇에 이리 갈증이 났는지 얼마나 오래 메마름에 방치된건지 바닷가 촉촉한 모래였을 마음이 사막가 날리는 모래처럼 갈하다 허겁지겁 사막을 내달려 바다에 발만 담궜을 뿐인데 숨어있던 뿌리가 내리더니 벌컥벌컥 바닷물을 들이킨다 어머니 목욕시키랴 불렸던 하얀 굳은살처럼 모래의 손길에 파도의 안마에 몸을 맡긴다 파도가 치고 시간이 흐르고 뿌리는 물을 머금고 심장은 어느새 파도가 들어와 친다 이제 됐다 바다를 보며 외친 짧은 한 말씀에 뿌리는 해변을 박차고 메마른 모래사장을 걸어나온다 어제 신었던 양말에 딱딱한 구두를 신고 물기하나 없는 도로를 헤집으며 뿌리는 다시 바다로부터 점점 멀어져간다 *늦게 대구 출장을 마치고 해운대 바다에 발을 담그다​ ​

깨진 모래시계 -2018.07.09.월

깨진 모래시계 -신성- 깨어진 네 상처는 못본채 내 사랑을 다시 너에게 붓는다 어제도 한모금 오늘도 한모금 콩나물 시루에 붓던 물바가지처럼 네가 채워지길 간절히 기도하며 인고의 모래를 몇번을 들이부었던가 내 지친 헤진 마음은 또 주어진 시간의 모래를 채워 다시 너에게 다가가 서있다 다시 붓는 이 마중물이 내가 흘리는 눈물인걸 너는 모르겠지 나를 채우고 있던 모래가 네게로 흘러가 버리고 나는 점점 비어져 가는데 너는 당연한 일상을 대하듯 나의 관심, 애정, 헌신의 꾸러미를 또 저 사막속 모래속에 뭍어버린다 다시 붓는 이 마중물이 내가 흘리는 눈물인걸 너는 모르겠지 *누군가를 향한 헌신과 수고를 당사자가 알아주길 기대하는건 경기도 오산 ​

전지적 실수시점-2018.07.08.일

전지적 실수시점 -신성- 살아서 숨쉬는 인생을 살펴보니 얼시구 꿈적대는 매순간이 실수로세 나도 실수 너도 실수 살아도 실수 죽어도 실수 여기도 풍덩 저기도 풍덩 허우적 대다 풍덩 그걸 보며 웃다 풍덩 살얼음판을 간당간당 걸어도 기어코 심연에 빠져 버리는 건 지각이 없어서가 아닐찐데 몸이 무거워서도 아닐찐데 그렇게 눈 좀 흘기지마소 의심 좀 하지마소 의도치 않게 업질러진 생에 놋바다에 첨벙대는 누더기 중생 너도 많이 당황했구나 나도 많이 당황했단다 이리와 젖은 옷이나 말리고 가렴 허겁지겁 멀뚱멀뚱 어쩌면 좋으냐 넘 티내지 말어라 너무 오바해도 이상타 너무 얌전해도 이상타 적당히가 없어서 더 이상타 비친 옷이 마르면 우리 속히 헤어지자 나도 나도 당황스런 인생도 내일이면 또 아무일 없듯이 덤덤하겠지 * 실수..

쉬영 수영하자 -2018.07.07.토

쉬영 수영하자 -신성- 삶의 무게가 무겁지 않은가? 존재의 중력, 욕심의 가속도, 관계의 만유인력을 잠시 내려놓고 쉬영 수영하자 두둥실~ 아무 무게없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떠다니는 거다 쉿~ 쓰잘데기 없는 목적의식은 잠시 물속에 수장시키자 걔는 또 죽지도 않고 버젖이 또 떠오를테니까 누군가에 떠밀린 표류 아닌 내가 방랑하는 해탈의 아가미 태곳적 수면위 운행하던 신처럼 가끔은 속박을 벗어나 구원자가 되자 *더운데 수영장 가는 거 넘 좋다 ​

쉼표 쉼표 쉼표 마침표 -2018.07.06.금

쉼표 쉼표 쉼표 마침표 -신성- 시간이란 길을 정신없이 내달리다 뜬끔없이 나를 뒤돌아 본다 잘 살고 있는거지? 살다보니 사는건가? 살아는 있는거지? 나 잘하고 있는거지? 뭘 하고싶었는데 뭐였지? 하나둘 걸어온 길을 적고 이것저것 할 일을 끄적이고 몇칸 되지도 않은 좌우변을 살피며 상반기 대차대조표를 채워나간다 이렇게 몇개 쉼표를 찍다보면 언젠간 the end. 마침표를 찍는거겠지? 후련함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오는 청아한 진실의 종소리 마침표를 찍은 이들을 찾아봐도 다들 어디로 갔는지 아무런 종적이 없다 살다보면 언젠간 알겠지 그토록 우리가 애닳게 살아온 이유를.. 위대한 마지막날엔 나를 갈고 갈았던 시커먼 먹물을 큼지막한 붓으로 찍고선 내 이름 석자를 쓰고 참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야겠다 살아서 찍는 짧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