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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닉체 -19.1.19.토

탐닉체 -신성- 몸은 벗고 태어나 수많은 장식을 걸치며 살아갔다 목욕탕의 증기 속에서 벗은 희미한 본질을 보았다 수영장의 샤워실 속에 벗은 과거의 육체를 보았다 사랑을 속삭이던 침대위에서 벗은 굶주린 영혼을 보았다 몸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그어떤 존재의 무게도 걸치지 않은채 무엇이 옳다 그르다 무엇을 해야한다 하지말자 왜 살아야지 죽어야지 아무런 이성도 판단도 없이 아름답다 아름답다 감탄하며 흐르고 있다 내가 빚은 조각상 너가 빚은 조각상 이성과 본능의 경계에 전율하다 어느새 이성이 본능앞에 떨고 있다 태고적 얼룩지지 않은 매끈한 몸이 죄악없이 꺼리낌없이 시시때때로 벗으며 서로를 탐닉하며 흐르고 있다 *수영장에서 몸 좋은 분을 보았다. 인간의 몸처럼 아름다운 건 없는데 부러워서 졌다 ​

어느덧 구식 -19.1.18.금

어느덧 구식 -신성- 처음의 열정이 꺼졌다 시간은 식어져 일상이 되고 각오는 식어 작심삼일이 되었다 꿈꾸던 나는 깨어 비몽사몽 현실을 방황하고 있다 모든게 새롭지 않다 모든게 구식이다 새로웠던 정의는 침식되고 침노되고 침략되고 침몰된다 신선한 재물의 피가 필요한 드라큐라 백작. 어떤 희생의 피를 마시고 살지 어느새 고뇌하는 인생은 망작 그옛날 시간의 화살이 내 심장을 관통했는데 피는 멈추지 않아고 흘러도 난 아픔도 없이 멀쩡히 숨을 쉬고있다 언젠가 핏방울이 똑똑 마지막을 두드릴때 나는 어디서 마지막 풍경을 감상하고 있을까 부디 새로운 땅에 서 있으라 그토록 그리던 땅에 누워 꿈꾸고 있으라 인생이 중고가 되고 삶이 구식이 되어도 미지의 세계를 찾아야겠다고 남은 역마살을 부둥켜 세운다 어릴적 못다그린 보물섬..

입장 입장 각자의 입장 -19.1.17.목

입장 입장 각자의 입장 -신성- (모두 입장) "월급을 올려주시오!" -모두의 입장 "모두의 의견대로 올리겠습니다" (각자 입장) "경력으로 올립시다!" "직급으로 올립시다!" "가방끈으로 올립시다!" "능력, 출신, 학벌, 상박하후로 올립시다!" -각자의 입장 "모두 의견이 많이 다르니 다음에 올리더록 합시다" 결론은 원점. -보스의 입장 ​

돌발 일상 -19.1.16.수

돌발 일상 -신성- 일상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어 가끔 내리는 눈이 그래서 더 반가웠지 일상에는 흔한 선물도 놓여있지 않았서 다리건너 오는 기념일들이 엄청 설레였지 돌발적인 일상에 희열을 느끼며 나는 점점 변태가 되어가는 것인가 가끔 흐르는 노래, 꽃, 여행, 폭죽, 뻔하지 않은 상황은 날 흥분되게 해 가끔 만나는 너까지도. 그래서 덤덤한 무료한 일상을 참고 견디며 지나갈 수 있나봐 이 가늘고 길다란 일상 끊어질듯 이어져 있는.. 평범한 초 분 시 일 년 우리 인생 *간만에 평일에 수영을 하니 무료한 일상에 활력이 돈다. 수영 마치고 나오는데 눈이 내리는데 간만에 보니 무척 반갑다 ​

옛 나와 함께 -19.1.15.화

옛 나와 함께 -신성- 좋은 것만 추구하던 내가 얼룩진 나를 사랑하기는 참 버거운 일 과거 넘어지고 쓰러지고 엉망진창인 과거 주동자는 나여서 더 수치스런 내 과거 그 과거에 서 있는 나를 부르려 애타게 손짓을 한다 함께 걷자 이젠 두려워하지마 너만 그런게 아니야 모두가 실수투성잖아 모두가 연약하지 네 잘못이 아니야 벗겨진 과거는 모두가 부끄러운 거야 (꽁꽁 싸인 미래는 아직 벗겨지지 않았을 뿐 나중에 벗겨지더라도 당당하자) 아파도 우리 멈추진 말자 다시 저기(현재)까지만 걸어가 보는거야 맥없이 처진 과거의 나를 다독이며 현재로 마중하는 건 참 힘겨운 일과 오늘도 과거에 멈춰선 내 손을 잡는다 잠시 뒤처진 걸음을 걸어줄 사람은 항상 나였고 꼭 나여야만 한다 현재에서 미래로 뛰어갈 날을 고대하며 과거의 나와..

슬픈 호흡 -19.1.14.월

슬픈 호흡 -신성- 매일 일상처럼 들이키는 공기인줄 알았는데 어느순간 유통기간이 지나 썩어 있었네 마셔야 되나 굶어야 되나 잠시 망설이다가 곧 매일 일상처럼 썩은 공기를 마시고 있네 일상은 적응의 동물이구나 죽지 않아서 또 살아가는 오늘이란 슬픈 호흡이여 *미세먼지가 200을 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재난문자가 계속 울려도 나는 산책을 나간다 ​

미역 죽이기 -19.1.13.일

미역 죽이기 -신성- 미역이 살았을땐 갈색 낙엽같더니 데쳐서 죽였더니 초록잎이되었네 광합성도 못하는 죽은 미역이 청초한 푸른 생을 발현하고 있다니 육지 생잎파리가 까무라칠 일이다 내가 옳다 생각하던 진실도 누가 살짝 데쳤더니 죽어져 버렸네 아름다운 죽은 진실이 무슨 의미있으랴 항상 내가 옳다 방심하다 낙심하진 말아야겠네 *미역이 싸길래 두팩 사와서 모두 대쳤다 ​

착한 나는 분하다 -19.1.12.토

착한 나는 분하다 -신성- 외모가 맘에 안들고 버벅 거리는걸 보니 어느새 도래해버린 하드웨어 교체 시기 몽땅 다 싹 바꾸고는 싶지만 현실감 딸리는 능력치 전시된 최신 제품으로 치는 대리만족의 자위 매끈한 라인, 하얀 광체, 보드러운 터치감,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커져가는 욕망의 타레 가자 내맘대로 절대 신이 되어보자 상상속엔 때리고 부스고 난리가 나버렸다 아차하다 또 죄를 지을 타이밍이 번뜩이고 있다 그러나 밥한톨 죄도 짓지 못하는 착한 나는 분하다 왜 안돼 씨* 하고선 곧 *주석처리하는 착한 나는 분하다 착하게 살아야지 꾸역꾸역 욕망을 주워담는 착한 나는 분하다 너무 멀리가버려 돌아오는 길이 버거운 착한 나는 분하다 오늘따라 착한 내가 내 마음을 과롭히는 착한 나는 몹시 분하다 *자유수영을 갔는데 몸 좋..

세상의 신선도 -19.1.11.금

세상의 신선도 -신성- 4명에 딸린 4개의 시선이 떠들고 있다 "어떤 세계관을 심어줄지가 중요해 어떤 믿음과 해석을 가지고 어떤 객체로 인생을 살아가야할지" "그런 세상을 바꾸는 건 정치지 작은 소리가 세상을 바꾸잖아 정치적 중립은 무관심의 핑계일 뿐이야" "결국 한반도의 대안은 통일뿐이지 세계경기가 하락하는 추세속에 통일로만 완전한 시장을 만들수있지" "그렇담 AI기술이 미래 문명의 대안 아니겠어? 딥러닝으로 지칠줄 모르는 AI로봇에게 인간이 점령당할 날이 다가올지 몰라" 4명이 떠드는데 시선은 직선으로만 흐른다 자신의 주제로 이끌려는 노력덕분에 잠시 만나도 잠시뿐 또 곧게 지나간다 서로가 이렇게도 다르기 때문에 세상의 신선도가 유지되는거 같다 *간만에 옛 지인들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서로 관심사가 달라..

콩나물 회사 -19.1.10.목

콩나물 회사 -신성- 콩나물 대가리처럼 윗 대가리들 다 따버리고 싶네 아 그렇더라도 내가 콩나물국이 되는 건 마찬가지인가? 콩나무 꽃피워 여름 햇살 푸른 광합성 옹기종기 다섯알 열매 익어가길 꿈꿨는데 그냥 이렇게 끝나는건가 아 싫어 이 답답한 시루 흐르는 세월 한바가지에 무심히 자라는 나는 흙이 그립네 해가 그립네 바람이 그립네 *회사 생활에 권태기가 온건가? 새해 다짐이 생각만큼 이루어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