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체
-신성-
몸은 벗고 태어나
수많은 장식을 걸치며 살아갔다
목욕탕의 증기 속에서
벗은 희미한 본질을 보았다
수영장의 샤워실 속에
벗은 과거의 육체를 보았다
사랑을 속삭이던 침대위에서
벗은 굶주린 영혼을 보았다
몸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그어떤 존재의 무게도 걸치지 않은채
무엇이 옳다 그르다
무엇을 해야한다 하지말자
왜 살아야지 죽어야지
아무런 이성도 판단도 없이
아름답다 아름답다 감탄하며 흐르고 있다
내가 빚은 조각상
너가 빚은 조각상
이성과 본능의 경계에 전율하다
어느새 이성이 본능앞에 떨고 있다
태고적 얼룩지지 않은 매끈한 몸이
죄악없이 꺼리낌없이
시시때때로 벗으며
서로를 탐닉하며 흐르고 있다
*수영장에서 몸 좋은 분을 보았다. 인간의 몸처럼 아름다운 건 없는데 부러워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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