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야 -신성- 갖잡은 동그란 치킨을 가차없이 쪼개 투명한 속살에 싸인 노오란 생명을 보아라 죽은 목숨에게 짧은 묵념을 올리고 곧바로 양심 긍휼 윤리를 싹다 버림다 나를 위해 네 전부는 죽어줘야겠어 꼬꼬댁 흔한 찰나의 비명도 없이 남은 생을 잠시뒤 마감해줘야겠어 동그랗게 동그랗게 치킨을 추모하며 말아 묻는다 왜 마는지 왜 묻는지 군침만 다시며 그냥 말아먹은 인생처럼 또 말고 마는 것이지 둥근 지구가 쪼개져 우주의 티끌이 되는 때, 내 몸이 썩어져 초록의 먹이가 되는 때, 여명녘 울부짖던 네 외침을 기억하면서 네 육체를 음미하며 혀속에 촉감을 묻으며 맛있게 본능스럽게 원시의 치킨을 잡아먹었다 계란말이 속에는 치킨이 살았다한다 *간만에 계란말이를 했는데 양을 몰라서 6판은 구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