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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재밌다 -19.6.28.금

몸은 재밌다 -신성- 허심탄회하게 몸을 풀어 봅시다 껄끄러운 타레를 모두 끊으면 남는 건 뭐죠? 거기서 우리 육박전을 합시다 일과 일 말과 말 관계와 관계 돌아가 다시 싸멜 우리는 잠시 접어둡시다 과거와 미래는 잠시 지웁시다 지금 있는건 뭐죠? 몸 움직이는 몸 가만 있지 못하는 몸 뛰며 땀흘리며 흥분하는 몸 몸에게 기회를 줍시다 박자가 안에서 나오네요 몸은 알고 있어요 가만히 있을수 없군요 심장이 뛰고 몸이 뛰고 지진이 가득찬 몸에게 배설할 시간을 줍시다 현재 몸이 있네요 어찌할지 묻는다면 몸은 뛰는 거죠 진동하는 존재들처럼 살아 날뛰며 괴적에 흐뭇해 하는거죠 복잡해 보여요? 인간은 동물과 닮았어요 단순히 지금을 즐기는거죠 과거도 미래도 어찌할수 없으니 지금이 행복하다 외치며 미친듯 쿵쾅대는거죠 심장이 ..

보글보글 방울소리 -19.6.27.목

보글보글 방울소리 -신성- 딴단단다 딴단단다 딴 따라 단딴단다 단딴단다 단단따라 뽀을뽀을 뽀을뽀을 익숙한 음악소리와 함께 시선이 스크린으로 들어간다 그 상상속엔 웃음을 머금으며 아직 살고 있는 두마리 용 힘없는 말보다 먼저 입을 열고 적을 응징했다 적을 가두고 터트리는 전지전능한 비누방울의 흩날림 다시 노래가 울려퍼지자 현실이란 거대한 스크린속 나는 한마리 용이 된다 자! 내 비누방울을 받아라 지긋지긋한 존재들이여 못되먹은 프로세스들이여 못다한 분노로 다 터트려 주리라 *회사앞 스크린에서 보글보글 게임하는 소리에 동심에 다시 빠진다​

자전거를 탑니다 -19.6.26.수

자전거를 탑니다 -신성- 삶이 잘 굴러가지 않을 땐 자전거를 탑니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바퀴는 잘도 굴러갑니다 가고 싶은 곳으로 핸들은 잘도 틉니다 밟는 속도 만큼 시원스레 바람이 붑니다 삶이 잘 굴러가지 않을 땐 발이 둥근 자전거를 탑니다 *요즘 한강을 따라 따릉이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맛에 빠졌다​

두가지 잉간 -19.6.25.화

두가지 잉간 -신성- 한 잉간은 일을 잘해 성과를 짓고 더 큰 성과를 위해 탑을 쌓는다 한 잉간은 정치를 잘해 관계를 짜고 더 큰 인맥을 위해 거미줄을 만든다 성과로 답할건가 관계로 답할건가 두 잉간이 내 속을 걷다 갈림길을 만났네 빠르게 걸어갈지 편하게 걸어갈지 두 잉간이 멈춰서서 서로를 훑어본다 *학회에서 보면 성과와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는데 둘다 잘하기는 힘든거 같아 고민이다​ ​

정상입니까 -19.6.24.월

정상입니까? -신성- 모두가 오르는데 정상입니까? 정상 끝엔 한 사람만 서 있는데 정상입니까? 모두가 똑같이 일상을 반복하는데 복제본이 정상입니까? 다른 돌연변이는 정상이 아닙니까? 보험 약관처럼 요구가 늘어나는데 사랑이 정상입니까? 희소성이 아름답다며 돈으로 치장하는데 아름다움이 정상입니까? 옳은 이가 그른 이를 칼로 제단하는데 정의가 정상입니까? 무엇이 정상입니까? 미치지 않은 당신은 정상입니까? *머리를 자르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이 뭘까? 고민을 한다. 다수결로 정하기엔 마땅한 기준이 없다 ​

까만 숯불에 굽자 -19.6.23.일

까만 숯불에 굽자 -신성- 불에 타 까맣게 죽은 숯이 다시 빨간 살을 도려내며 불에 타 살았다 별처럼 자욱한 과거를 불싸개로 던지며 함께 했던 뛰는 가슴을 부둥켜 앉고서 너가 타고 내가 타고 함께 타는 몸뚱이는 황홀한 마침이여라 살점 한점 뚝 때 내어 "내 살이니 받아먹어라" 순수했던 세월은 몰캉한 살코기가 되어 딱딱한 뼈다귀에 붙어 옹알대고 있다 죽어버린 고기다 익어버린 고기다 타기전 먹혀질 고기다 이제 육체의 연약함은 한줌 제물이 되거라 익어가는 것이 무엇이냐 태우되 태워선 안되는 것이지 먹기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 타는 열기 소멸하는 고기를 빙빙 돌며 강강수월래 불에서 뛰쳐나온 익은 비명을 자해하는 칼날이여 "다 이루었다" 고기를 삼키는 맛은 시신을 삼키는 맛과 같을까 살았다 막 죽은 싱싱한 ..

나쁜 놈의 핑계 -19.6.22.토

나쁜 놈의 핑계 -신성- 그 자(者)가 말하길 술을 먹어 모르고 저질렀단다 모두가 그럴지도 모른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자(者)를 다시 불러 술을 먹여 물었다 술이 말했다 술을 먹었다 악인이 선인 되나 술을 먹었다 선인이 악인 되나 술이 왠수가 아니다 그 놈이 왠수였다 끊임없이 욕망은 죄를 저지르고 변변치 못한 희생양을 잡아죽였다 원래가 나쁜 놈이였다 술이 몸뚱이를 벌거벗겼을 뿐 손모가질 탓하며 손모가질 잘라도 다시금 발로 따귀 칠 그런 놈이였다 나쁜놈이 그 안에 살고있는 것이다 끊고 끊어도 바뀌지 않는 나쁜 놈이 그 안에 살고있는 것이다 *여러 범죄 소식을 보면 여러 핑계를 대는데 나에게 비춰보면 모두가 핑계고 본질은 그 마음이 악하기 때문이다​ ​​​

삐그덕 청춘-19.6.21.금

삐그덕 청춘 -신성- 부러졌나 싶다 삐그덕 어딘가 아픈데 멍이 들었는데 겉은 멀쩡해보이는군 뼈다귀가 안보인다 넘 무시했나 싶다 마음이 안보인다고 넘 괄시했나 싶다 이젠 청춘이 아닌 것이냐 아니다 아직은 청춘이라 하자 해맑게 푸르른 마음이 찰랑거리니 푸르른 청춘이라 부르자 가슴 푸르게 멍든 가슴이 아직도 펄떡 뛰니 푸르른 청춘이라 칭하자 그래 아프지말자 그러니 아프지말자 청춘이니까 아프지말자 더이상 옛 푸르름을 동경하다 시든 몽우리를 때리며 자책하지 말자 *산책하는데 녹음이 푸르른 청춘인데 내 마음은 왜 청춘에서 멀어진 느낌이 드는지​

미래를 보았다 -19.6.20.목

미래를 보았다 -신성- 그녀와 대화중에 미래를 보았다 섬짓한 살생의 현장을 보았다 어쩌면 내가 눈감고 있었는지 모르지 어두워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지 깊숙한 미로속을 들어간 미래 피하거나 즐기거나 두 양비론뿐 날아오는 화살에 동공을 열며 생각에 잠긴 나는 미래를 보았다 멈춰선 나를 보았다 깃털없는 새가슴이 날지못해 저벅이는 나를 보았다 *회사에 즐겁게 일하고 싶은데 얽히고 설힌 일들을 보면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입의 인생 -19.6.19.수

입의 인생 -신성- 사랑한다 그 말 한마디를 외치기 위해 빨간 입에게 욕을 하지 말랬다 아직 외칠 사랑한다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가 토 나오는 삶을 구역구역 입밖으로 나오지 말랬다 터지는 쓴물을 삼키며 다시 입술을 닫았다 입술 그 안에 네 혀 맛났던 그 욕망이 다시 먹고파도 혀는 스스로를 애무해야했다 꿀꺽 침을 삼키며 은밀한 촉각을 들고서 촉촉한 입술을 닫아야 했다 사랑하다 싫으면 미워할 수 있는데 사랑한다 말하고 저주할 수는 없는가 무너져 가는 인생이 한모금 실수도 들이킬 수 없는가 혓바닥이 마른 혓바닥을 껴안고 울어줄 수는 없는가 *선교사님 두분을 만나 인생을 들어보니 나는 욕심이 많은데 어찌 살아내야할지 막막하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