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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입니까 -19.6.24.월

정상입니까? -신성- 모두가 오르는데 정상입니까? 정상 끝엔 한 사람만 서 있는데 정상입니까? 모두가 똑같이 일상을 반복하는데 복제본이 정상입니까? 다른 돌연변이는 정상이 아닙니까? 보험 약관처럼 요구가 늘어나는데 사랑이 정상입니까? 희소성이 아름답다며 돈으로 치장하는데 아름다움이 정상입니까? 옳은 이가 그른 이를 칼로 제단하는데 정의가 정상입니까? 무엇이 정상입니까? 미치지 않은 당신은 정상입니까? *머리를 자르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이 뭘까? 고민을 한다. 다수결로 정하기엔 마땅한 기준이 없다 ​

까만 숯불에 굽자 -19.6.23.일

까만 숯불에 굽자 -신성- 불에 타 까맣게 죽은 숯이 다시 빨간 살을 도려내며 불에 타 살았다 별처럼 자욱한 과거를 불싸개로 던지며 함께 했던 뛰는 가슴을 부둥켜 앉고서 너가 타고 내가 타고 함께 타는 몸뚱이는 황홀한 마침이여라 살점 한점 뚝 때 내어 "내 살이니 받아먹어라" 순수했던 세월은 몰캉한 살코기가 되어 딱딱한 뼈다귀에 붙어 옹알대고 있다 죽어버린 고기다 익어버린 고기다 타기전 먹혀질 고기다 이제 육체의 연약함은 한줌 제물이 되거라 익어가는 것이 무엇이냐 태우되 태워선 안되는 것이지 먹기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 타는 열기 소멸하는 고기를 빙빙 돌며 강강수월래 불에서 뛰쳐나온 익은 비명을 자해하는 칼날이여 "다 이루었다" 고기를 삼키는 맛은 시신을 삼키는 맛과 같을까 살았다 막 죽은 싱싱한 ..

나쁜 놈의 핑계 -19.6.22.토

나쁜 놈의 핑계 -신성- 그 자(者)가 말하길 술을 먹어 모르고 저질렀단다 모두가 그럴지도 모른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자(者)를 다시 불러 술을 먹여 물었다 술이 말했다 술을 먹었다 악인이 선인 되나 술을 먹었다 선인이 악인 되나 술이 왠수가 아니다 그 놈이 왠수였다 끊임없이 욕망은 죄를 저지르고 변변치 못한 희생양을 잡아죽였다 원래가 나쁜 놈이였다 술이 몸뚱이를 벌거벗겼을 뿐 손모가질 탓하며 손모가질 잘라도 다시금 발로 따귀 칠 그런 놈이였다 나쁜놈이 그 안에 살고있는 것이다 끊고 끊어도 바뀌지 않는 나쁜 놈이 그 안에 살고있는 것이다 *여러 범죄 소식을 보면 여러 핑계를 대는데 나에게 비춰보면 모두가 핑계고 본질은 그 마음이 악하기 때문이다​ ​​​

삐그덕 청춘-19.6.21.금

삐그덕 청춘 -신성- 부러졌나 싶다 삐그덕 어딘가 아픈데 멍이 들었는데 겉은 멀쩡해보이는군 뼈다귀가 안보인다 넘 무시했나 싶다 마음이 안보인다고 넘 괄시했나 싶다 이젠 청춘이 아닌 것이냐 아니다 아직은 청춘이라 하자 해맑게 푸르른 마음이 찰랑거리니 푸르른 청춘이라 부르자 가슴 푸르게 멍든 가슴이 아직도 펄떡 뛰니 푸르른 청춘이라 칭하자 그래 아프지말자 그러니 아프지말자 청춘이니까 아프지말자 더이상 옛 푸르름을 동경하다 시든 몽우리를 때리며 자책하지 말자 *산책하는데 녹음이 푸르른 청춘인데 내 마음은 왜 청춘에서 멀어진 느낌이 드는지​

미래를 보았다 -19.6.20.목

미래를 보았다 -신성- 그녀와 대화중에 미래를 보았다 섬짓한 살생의 현장을 보았다 어쩌면 내가 눈감고 있었는지 모르지 어두워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지 깊숙한 미로속을 들어간 미래 피하거나 즐기거나 두 양비론뿐 날아오는 화살에 동공을 열며 생각에 잠긴 나는 미래를 보았다 멈춰선 나를 보았다 깃털없는 새가슴이 날지못해 저벅이는 나를 보았다 *회사에 즐겁게 일하고 싶은데 얽히고 설힌 일들을 보면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입의 인생 -19.6.19.수

입의 인생 -신성- 사랑한다 그 말 한마디를 외치기 위해 빨간 입에게 욕을 하지 말랬다 아직 외칠 사랑한다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가 토 나오는 삶을 구역구역 입밖으로 나오지 말랬다 터지는 쓴물을 삼키며 다시 입술을 닫았다 입술 그 안에 네 혀 맛났던 그 욕망이 다시 먹고파도 혀는 스스로를 애무해야했다 꿀꺽 침을 삼키며 은밀한 촉각을 들고서 촉촉한 입술을 닫아야 했다 사랑하다 싫으면 미워할 수 있는데 사랑한다 말하고 저주할 수는 없는가 무너져 가는 인생이 한모금 실수도 들이킬 수 없는가 혓바닥이 마른 혓바닥을 껴안고 울어줄 수는 없는가 *선교사님 두분을 만나 인생을 들어보니 나는 욕심이 많은데 어찌 살아내야할지 막막하기만하다​

하나의 사인 -19.6.18.화

하나의 사인 -신성- 뼈들이다 그 옛날 죽은 말라비틀어진 뼈들이다 너는 왜 죽었는가 애틋하게 절실하게 뼈들을 끼워맞추며 묻는다 멀쩡하게 날 닮은 한놈을 만든다 심장이 뛰던 자리에 귀를 기울이며 말한다 네 죽은 원한을 말하거라 입으로 말 못했던 진실을 말하거라 그가 죽은 사인은 한가지 뼈들이 죽은 이유도 모두 한가지였다 끝끝내 버리지 못한 한가지 그 놈이 칼을 들고 찔렀다고 한다 하나만 버리면 된다 죽음으로 내몰기전 심장을 노리는 확실한 그놈만 죽이면 된다 뼈다귀를 다시 흐트려 뭍으며 다독여주었다 *죽은이도 사는 이도 모두가 각자의 사연이 있듯 나를 살게 하는 하나 죽어야하는 하나를 분명히 안다면 분명히 취하고 버리는 행동도 중요하다​

눈치없기 게임 -19.6.17.월

눈치없기 게임 -신성-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사랑하는 사람만 생각 한다 -직장에서 사랑하는 사람만 이야기 한다 -강연에서 사랑하는 사람만 바라 본다 -운전중에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 한다 -내앞에서 뜨거운 사랑도 애틋한 사랑도 풍경에 어울리지 않으면 이상한 사랑이 된다 큰 사랑 앞에서 내려놓지 못한 작은 사랑은 한낮 욕심일 뿐이다 사랑을 가장한 이기심일 뿐이다 *어디든 자기 이야기만 하는 눈치 없는 사람이 있다 ​ ​

웅성웅성 몸소리 -19.6.16.일

웅성웅성 몸소리 -신성- 사람들이 많아 네 목소리가 안들린다면 네 몸짓 네 표정을 더 유심히 바라보리라 네 목소리가 멀어서 들리지 않는다면 네 눈빛 네 입술을 더 뚫어져라 바라보리라 언어만큼 강력한 칼날도 없기에 언어처럼 쉽게 속은 가식도 없었다 들리지 않아도 좋다 닫은 입술도 감은 눈도 한 몸짓으로 한 눈빛으로 말하지 못할 세밀함으로 더 애절히 파동하는 네게 다가가리 *100명 모임에서 11명이 한테이블에서 떠드니 저끝의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

뜨거운 소나기 -19.6.15.토

뜨거운 소나기 -신성- 세상이 끓자 먹구름이 몰려온다 열정도 함성도 식히자꾸나 경고의 뇌성에 긴장하는 중생들 도피하라 아가미 없는 불운의 인간이여 홍수 심판 내리기 전 방주로 대피하라 좌르르륵 비 맞은 사람들이 혼비백산 흩어진다 소나기 한번 시원하게 오네 비는 정확히 머리를 때린다 "니 죄를 니가 알렸다" 죄가 울릴때까지 정수리를 때려댄다 비는 정확히 옷을 때린다 "니 허물을 니가 알렸다" 허물이 벗겨지도록 싸맨 옷을 때린다 원두막에서 소나기를 보며 갈한 마음을 축인다 사람에게 밟혀댄 지친 세상도 축인다 사람이 사라진 세상은 구름속 비가 된다 하늘속 촉촉한 구름이 된다 하늘은 뻐끔거리는 인생들이 불쌍하다며 경고의 뇌성을 냅다지르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 하늘로 올라갔다 우르르쾅 *수영하고 나오니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