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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주기율

기적의 주기율 -신성- 당연한 듯 숨을 쉬다 쉬던 숨이 멈춰섰을 때 다시 쉬어야하는 간절함으로 가슴에 텅빈 호흡을 담으며 쉬는 박자를 가다듬는다 당연한 듯 뛰던 심장이 갑자기 멈춰섰을 때 꺼질지 모르는 긴박함으로 두근거리던 설레임을 찾으며 심장이 뛰는 속도를 맞춘다 당연한 듯 먹던 끼니를 며칠씩 굶어견딜 때 메말라가는 절박함으로 진설된 맛을 기념하며 배고픈 허기를 채운다 돌고도는 일상은 잘 짜여진 자연속 널부러진 보석들 오늘도 흔해빠진 나를 붙들어 잘 살으라 채찍하는 기적의 주기율 * 무언가의 반복은 무엇가를 향한 갈망의 돔이다​​ ​

몸이 몸되게 -19.07.13.토

몸이 몸되게 -신성- 몸이 몸되게 육체가 육체되게 허(許)하라 입이 입을 빨아도 눈이 눈에 꽂혀도 귀가 귀에 솔깃해도 코가 코를 흘려도 가슴이 가슴을 안아도 손이 손을 잡아도 발이 발을 밟아도 등이 등으로 누워도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몸인 것이다 그것이 육체인 것이다 그것이 나인 것이다 몸이 육체되게 육체가 몸되게 몸이 나되게 내가 육체되게 붙들었던 영혼을 허(許)하라 이제는 자유로이 놓아주어라 *옥상에서 태닝을 하는데 날씨가 흐리다​ ​​

밖의 집 -19.7.12.금

​밖의 집 -신성- 안에만 있을 수 없으니 밖에다 집을 지읍시다 비가 오지 않으니 지붕은 버립시다 풀숲이 우거져 있으니 벽도 버립시다 나만 들어가 살꺼니 문짝도 버립시다 잠시 묵었다 갈거니 살림도 버립시다 햇살이 따사로와 이불도 버립시다 강물이 찰싹이는 풀숲 너른 바위에다 지읍시다 아무도 없는 아무것 없는 거기에다 지읍시다 아무도 못 보게 시선을 꽂읍시다 아무말 못 하게 침묵을 외칩시다 아무도 못 오게 홀딱 벗고 누읍시다 아무도 못 눕게 먼저 잠을 청합시다 지쳐 골아떨어진 나에게 팔베개를 뉘어줍시다 저 넓다란 꿈나라 은하수 강물이 찰싹이는 풀숲에 다시금 처소를 지어줍시다 * 한강을 따라 바위를 거닐며 산책하니 괜찮은 쉴곳이 많다​​​​

뭐라 속삭이는가 -19.7.11.목

뭐라 속삭이는가 -신성- 첫 눈을 뜨며 나를 깨울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오체를 움직이며 내게로 들어갈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첫 거리, 첫 버스, 첫 눈빛을 대할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하루의 끝, 업무의 끝, 관계의 끝을 맺을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현관문에 다다라 조용한 내 마음을 열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어두움이 더듬더듬 내 침대를 스다듬을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눈꺼플 사이로 마지막 호흡을 내쉴 때 나는 뭐라 속삭이는가 침묵을 깨우며 나에게 그리운 나에게 나의 목소리는 뭐라 속삭이는가 * 하루의 시작과 끝에 나에게 기쁨과 감사를 읊어주지 멋할땐 좀 많이 미안하다​ ​​

영혼에게 묻다 -19.7.9.화

영혼에게 묻다 -신성- 영혼에게 묻는다 씨앗이 심겼는가? 그렇담 그대로 두어라 억지로 키우려 마라 진실을 심었다면 진심을 묻었다면 그것이 자랄 것이다 언젠가 영혼을 흔들며 마음을 통채로 삼키며 덩그러니 열매하나 던질 것이다 그러니 그대로 두어라 *믿음을 가졌다면 온전히 유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

또 낙였네 -19.7.8.월

또 낙였네 -신성- 줄거리 힐끔 보고 다운로드 하였다 프로필 잠깐 훑고 호감을 표하였다 사진 한번 쓱 보고 닫힌 맘을 열었다 그러하여 새로움도 기대도 없어도 정죄치 않았다 감동도 미도 없어도 분노치 않았다 또 낚여야하는가 포기해야하는가 해아래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헛되고 헛되고 헛되고 헛되니 나도 헛되이 돌아가야 하는가 실망하며 울분하다 동공사이 비친 태양을 째려보며 두눈을 수백번 깜박이다 착칵대는 점들에 피식 웃어대며 망친 필름 상을 가차없이 뽑아 버린다 다음엔 두고보자 또 봐주지 않으리 아 또 바람이 부는구나 또 구름이 이는구나 저 지평선 사이 얇게 어긋난 페이지 설레임이 불어 다음장을 넘기는구나 까만 어둠이 포맷된 하늘에 새 태양이 뜨는구나 *새로운 영화겠거니 너무 기대하고 보지를 말자​ ​​

짜릿함을 찾아서 -19.7.7.일

짜릿함을 찾아서 -신성- 짱박혔던 밋밋한 전하가 오늘따라 짜릿한 게 땡긴다 한다 안을 열어보고 알았다 전자를 잃어버렸군 잘 돌던 전자는 어디로 갔는가 매일 돌던 하루가 지겨웠는가 매일 겪던 고뇌가 지루했는가 시간의 대지를 함께 돌던 전자여 어디서 변태하며 번데기가 되려느냐 어디서 남은 전압을 쌓으며 짜릿한 등가교환을 발하려느냐 잃은 전자를 찾지 말어라 어디서 누구의 짜릿함이 됐을터 어디서 누구의 가치가 됐을터 어디서 누구의 웃음이 됐을터 꾀었던 전자 구슬들을 놓아주어라 꿈틀대는 변태여 남들과 다르게 이전과 다르게 더 꿈틀대는 변태여 내가 나인줄 퍼뜩 알도록 가장 괴상망측하게 변태하여라 가장 신묘막측하게 변태가 되어라 *옥상에서 짱박혀 태닝을 하는데 좀 우습긴 하다​ ​​

밤하늘 태닝 -19.7.6.토

밤하늘 태닝 -신성- 열매가 열리네 나에게 열리네 나를 향해 열린 열매여 맛있게 익어다오 가리던 잎 발가벗고 뽀얀 살갖 열어젖히며 보이지 않는 빛 보이는 빛으로 한 눈 한 빛 그려간다 빛이 닿으면 바라던 색이 태어난다 바나나는 노랑색 사과는 빨간색 수박은 초록색 포도는 자주색 사람은 까맣게 태어나 운다 의자에 누워서 나를 굽는다 그리던 색깔이 흘러나와 탐스럽게 나를 익혀간다 가슴은 타서 까만 밤이 된다 등은 타서 까만 하늘이 된다 마음은 타서 까만 우주가 된다 눈은 타서 까만 블랙홀이 된다 그렇게도 가고 싶던 우주 아득한 별나라가 내 몸에 새겨진다 정직하게 빛을 머금은 몸 탐스러운 여름밤 먹기좋은 밤하늘 우주가 열렸다 * 한강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하고 태닝도 하면서 알차게 주말 오후를 즐겼다​​​​

쾌락 미수범 -19.7.5.금

쾌락 미수범 -신성- 준비된 일탈 하나 짜릿한 쾌락 하나 허락된 죄악 하나 조용히 가져 가네 쉿 아무도 몰래 담아야지 쉿 젤 짜릿한 걸 담아야지 쉿 나와 죄만 알아야지 나만이 사는 집으로 조심스레 가져왔네 이전의 내가 방에 들어가 몰래 가져온 죄악을 꺼내네 아차, 묶는 걸 깜빡했구나 아차, 구멍난 걸 깜빡했구나 은밀한 죄를 방에서 꺼내다 급하게 다시 가방에 넣었네 아무일도 없던 일인 양 급하게 다시 과거를 입었네 주여 간절히 바라옵긴 바라던 죄를 이루도록 저를 도와주시옵소서 긍휼이 여겨주소서 그러할줄 믿으며 아멘 끝 *나쁜 생각을 바라고 꿈꾸더라도 신은 살아있기에 그렇게 되도록 두고보시지는 않는거 같다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