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45

너가 마지막이다 -19.7.24.수

너가 마지막이다 -신성- 아픔이 뭉쳐서 더는 아파할 수 없는 이는 너가 마지막이다 떠나야지 아픔에 힘겨운 널 보는건 이젠 여기까지만이다 탈피해 날아가는 널 보내주고 이제 나도 번데기를 찾아 걸어들어 가야지 이것이 이별을 향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방울여야지 눈물이 마른 강바닥에 다신 추억이 흐르게 말아야지 *옛동료들이 현동료가 되어도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니 이젠 보내줘야할 때가 된것같은 아픔이 느껴진다 ​​

전면에 나서다 -19.7.23.화

전면에 나서다 -신성- 실현된 정의는 무조건 선이라 인정해도 되는가 출발한 정의니 끝까지 선이라 믿어줘도 되는가 무죄한 정의기에 무심코 돌팔매를 던져도 되는가 실수는 나쁘기에 고민없이 즉시 처형해도 되는가 옳다구나 물었던 정의가 미끼였다 믿었던 신념에 부서진 나 되돌리기엔 늦었다 포기해버린지 모른다 울분에 찬 폭도 정치를 위한 몸빵 내가 죽든 너가 죽든 한치앞도 모른채 전면에 선 이들 전면전이 벌어졌으니 누군가는 죽어야겠구나 죽은 넋을 기리며 아픔이라 선포해야겠구나 아무말없이 떠난이들이여 *감사후 유출된 연봉을 개인정보라 분노하는 이들을 보며 생각이 잠긴다​​ ​​

아담한 폭탄 -19.7.22.월

아담한 폭탄 -신성- 어제의 폭탄을 오늘 던집니다 차마 어제는 던지지 못한 폭탄 더이상 안주할 수 없게 부서지는 파편에 도망치도록 미련없이 정든 하루 오늘에야 터트립니다 폭탄소리에 모두가 시겁합니다 던진 이가 누군가 모두가 쳐다봅니다 누군가 던지지 않았다면 멀쩡했을 오늘을 반가이 맞아 던져버립니다 아담이 던진 폭탄 하나 가인이 던진 폭탄 하나 아빠가 던진 폭탄 하나 오늘이 던진 폭탄 하나 폭탄이 터집니다 부서진 오늘이 아무렇지 않게 멀쩡한 내일을 다시 부릅니다 *직원들이 하나씩 나가면서 폭탄 돌리기 같다 ​ ​

미(美)의 연단 -19.7.21.일

미(美)의 연단 -신성- 아침이 다가와 제일 먼저 눈을 떴어라 그대가 다가와 제일 먼저 눈을 떴어라 바라보는 눈동자에 아름다움만 안기고파 두송이 눈이여 한줄기 몸이여 어여쁜 하늘이 되어라 푸르른 바다가 되어라 꽃피는 대지가 되어라 눈동자에 많은 선물 안겨주지 못해도 나된 나로 그대에게 한 기쁨이 되리라 한 웃음이 되리라 표현 하나 몸짓 하나 모두 살아서 그대 거닌 길가의 풍경이 되리 그대에게 다가선 몸짓이 되리 바라보다 반짝이던 별빛이 되리 * 이쁜 옷 이쁜 머리 이쁜 악세사리 이쁜 표정만으로 그대가 자연스레 웃는 그런 내가 되어야지 ​​​​​

혀를 씹었다 -19.7.20.토

혀를 씹었다 -신성- 혀를 씹었다 평소 가까이 있어도 잘도 피하던 널 가차없이 씹었다 피맛이 날줄 알았다 모든 고뇌가 구멍으로 줄줄 새어나올 줄 알았다 혀는 아무맛도 없었다 말처럼 울려대던 언어의 뿌리는 아무 맛도 외치지 않았다 아니 혀는 혀의 맛을 전혀 몰랐다 혀에 금이 갔다 부드럽기만 했던 너가 지도에 그어진 선처럼 주르륵 깨져 버렸다 싸워야할 이유도 모른채 소리를 질러대는 적군처럼 혀에서 갈라진 혀가 불만스레 퉤퉤 침을 뱉었다 잠시 침묵이 지나고 혀는 다시 입에 붙었다 이제 살만하다 다시 재잘거렸다 긴 뱀이 사는 동굴속 똬아리를 틀고서 산채로 누가 들어오길 바라며 개미지옥처럼 심연 속에 몸을 박았다 씹히기전 무존재했던 공간의 틈으로 혀 바닥을 말아넣고 깊은 잠을 청했다 *얼떨결에 혓바닥을 씹었는데 ..

결정 장애 -19.7.19.금

결정 장애 -신성- 금색을 입을까 부담스러울지 모른다 은색을 입을까 금방 질릴지 모른다 가볍게 나갈까 존재감이 필요할지 모른다 기능을 더 넣을까 유지비가 더 들지 모른다 무지한 내가 한번의 선택으로 운명을 결정짓는게 맞을까 가끔은 너무 쉽게 방향이 틀어지는 인생길이 부담스럽다 아무렇지 않게 흐르는 시간처럼 아무렇지 않게 흘러간, 흘러가고 흘러갈 내 인생이 부담스럽다 *고민하던 안경을 맞췄는데 모양, 색깔, 무게, 가격, 성능 등 결정을 하려니 결정장애가 왔다​ ​​​​​

두려움께 안부 -19.7.18.목

두려움께 안부 -신성- 일상의 배가 지루할땐 두려웠던 바다로 뛰어듭니다 거대한 물결에 휩싸이며 살아야할 이유를 물어봅니다 쉽게 하루가 살아지듯이 쉽게 살아지는 나를 때려봅니다 거대한 암흑 속 까만 동공에 대고 궁금했던 추억을 꺼내봅니다 내가 여기 사는 이유 너가 거기 사는 이유 아무렇게나 외쳐대도 아무소리나 되돌아오는 신기한 생의 메아리를 날려봅니다 두려움을 건너 낮선 반대편에 다다르면 아직도 살아있는 생생함에 두귀를 대고 두근거려봅니다 헐떡이는 삶의 요철에 쿵쾅 쿵쾅 예 아니오 예 아니오 있다 없다 있다 없다 분명한 정답도 없이 확실한 대답도 없이 이것저것 삶의 좌표를 질문해 봅니다 * 한강의 출렁거림 그 거대함을 건너가는 이유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만큼 감긴 의미가 깊다​ ​

이별 하나씩 -19.7.17.수

이별 하나씩 -신성- 결국은 떠날 꺼니까 결국은 멀어질 꺼니까 결국은 만날 꺼니까 웃으며 보내줍니다 더 좋은 곳 가서 더 좋은 사람 만나 더 좋은 인생 살꺼라 서로의 마음을 닮았기에 이젠 웃으며 보내줍니다 험난했던 추억은 해변의 모래알갱이로 뿌려둡니다 파도가 치면 굵은 아픔도 가는 바다의 해변이 되겠지 걷다보면 어디쯤인지 더듬어도 못찾겠지 이젠 멀어진 이별이 반갑습니다 저 먼 해변이 아름다운 풍경인 것처럼 *회사 동료가 퇴사를 한다는데 잘되서 나간다니까 기쁘다​ ​

지겨운 하루 -19.7.16.화

지겨운 하루 -신성- 강력한 하루 물살을 가르지 못해 죽은 듯 배를 까고 수면위를 떠다녔구나 기적을 만나야할 간절함도 없이 널 보며 웃음 한번 건네주질 못했구나 시간 따라 떠내려가는 마음 잠시도 내곁에 붙잡아 두질 못했구나 사랑도 꿈도 시쿤둥히 채찍질에 내게 올까 내 욕심이 과했구나 하루가 지나는데 지나간 흔적도 없이 가지않는 시간을 붙들고 지겨운 생명을 꺼뜨렸구나 설레임도 없이 창조된 새날을 침묵하며 송장처럼 잘도 나를 살해했구나 지겨웠던 오늘 나는 다신 만나지 말자 밋밋한 경이로움은 다신 아는채 말자 * 반복되는 업무와 관계와 스트레스는 딱히 정답이 없기에 마음을 바꾸고 긴장감을 소환할 필요가 있다 ​​​​

반지의 이웃 -19.7.15.월

반지의 이웃 -신성- 손가락 굵기를 잊어 둘레를 걸어보았다 헐벗은 손가락 열개 간만에 굴곡을 스다듬어 보았다 말없이 날 가리키던 하나에게 둥근 반지 하나를 걸쳐보았다 보석에도 애인에도 말없던 손가락인데 사소한 선물에 꼼지락거리며 살색을 풀고 반짝인다 사소한 챙김이 이렇게도 기쁠 일이냐 나외 것 잡느라 분주했던 아귀 긴장을 푸르고는 스다듬어주었다 곧 남은 아홉 생애에게도 둥글게 반짝이는 생을 선물해야겠다 *홍대산책하다가 반지하나 끼워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