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밤하늘 태닝 -19.7.6.토

별신성 2019. 7. 7. 00:36

밤하늘 태닝
-신성-

열매가 열리네
나에게 열리네
나를 향해 열린 열매여
맛있게 익어다오

가리던 잎 발가벗고
뽀얀 살갖 열어젖히며
보이지 않는 빛 보이는 빛으로
한 눈 한 빛 그려간다

빛이 닿으면
바라던 색이 태어난다
바나나는 노랑색
사과는 빨간색
수박은 초록색
포도는 자주색
사람은 까맣게 태어나 운다

의자에 누워서 나를 굽는다
그리던 색깔이 흘러나와
탐스럽게 나를 익혀간다

가슴은 타서 까만 밤이 된다
등은 타서 까만 하늘이 된다
마음은 타서 까만 우주가 된다
눈은 타서 까만 블랙홀이 된다
그렇게도 가고 싶던 우주
아득한 별나라가 내 몸에 새겨진다
정직하게 빛을 머금은 몸
탐스러운 여름밤
먹기좋은 밤하늘
우주가 열렸다

* 한강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하고 태닝도 하면서 알차게 주말 오후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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