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집
-신성-
안에만 있을 수 없으니
밖에다 집을 지읍시다
비가 오지 않으니 지붕은 버립시다
풀숲이 우거져 있으니 벽도 버립시다
나만 들어가 살꺼니 문짝도 버립시다
잠시 묵었다 갈거니 살림도 버립시다
햇살이 따사로와 이불도 버립시다
강물이 찰싹이는 풀숲
너른 바위에다 지읍시다
아무도 없는 아무것 없는
거기에다 지읍시다
아무도 못 보게 시선을 꽂읍시다
아무말 못 하게 침묵을 외칩시다
아무도 못 오게 홀딱 벗고 누읍시다
아무도 못 눕게 먼저 잠을 청합시다
지쳐 골아떨어진 나에게
팔베개를 뉘어줍시다
저 넓다란 꿈나라
은하수 강물이 찰싹이는 풀숲에
다시금 처소를 지어줍시다
* 한강을 따라 바위를 거닐며 산책하니 괜찮은 쉴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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