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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점검 -23.10.23.(월)

일상 점검 -박원주- 매일 비슷하게 살았다 매일 반복하며 살았다 매일 무탈하게 살았다 그러다 일기장을 꺼내 보면 왜 그리 부끄러운 일들이 많으냐 왜 그리 오타가, 실수가 많으냐 다시 쓸 수는 없지만 내일은 잘 살아보자 다시 고칠 수는 없지만 내일은 두드리며 건너자 꼽씹는다 매일이 그렇게 다시 반복된다 내가 늙어가는 건 생각도 않고 오타로 가득찬 일기장, 실수가 일상이 된 나날, 변명이 내가 되어버린 일, 놀랄 일들만 남겨두고서 매일이 반복되는 것처럼 반복된다 * 본사에서 점검 팀이 왔다. 이것 저것 보는데 오류가 많다

비에 서다 -23.10.22.(일)

비에 서다 -박원주- 해 아래 여러 생각 분주히 뛰다가 갑자기 내리는 비에 멈춰섭니다. 일정에도 없던 비에 부리나케 근처 처마 밑으로 달려갑니다.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며 뛰는 생각들을 잠시 식힙니다. 언제 그칠까? 언제 그칠까?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방울에 하늘을 올려 보다가 땅을 내려 보다가 내리는 빗방울 수만큼 시선이 왔다 갔다 합니다.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립니다.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거닐다 갑자기 울리는 천둥소리에 다시 처마 밑으로 숨습니다. 언제 그칠까? 언제 그칠까?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쏟아져 내립니다. 어느덧 땅은 바다가 되어 출렁 거립니다. 사람들은 날아가는 우산을 붙들다 번쩍 하늘을 가르는 번개불에 다시 처마 밑으로 숨습니다. 비는 쏟아지고 쏟아지고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

도리도리 유도리 -23.10.21.(토)

도리도리 유도리 -박원주- 어디까지 가능할까? 규칙과 자유 사이 유도리는? 원칙주의자는 재미가 없고 자유주의자는 난장판을 만들고 일중독자는 사람을 망치고 인애주의자는 일을 망친다 어디까지 가능할까? 안돼! 선듯 내뱉은 말은 비수가 되어 어느 마음에 꽂혔다 되지! 선듯 내뱉은 말은 수습하기가 버겁다 어디까지 가능할까? 조직도 원칙도 무너뜨리지 않고 마음도 다치지 않는 유도리는? 내가 갈팡질팡 하는 사이 시간이 저멀리 날아가 버렸다. 어떤 설득도 오해도 욕도 미리 각오를 해야했구나. 각박한 현실을 살아내느라 힘든 어른들이 각자의 상황 앞에서 멍하니 서있다. 어떤 유도리의 주문을 외울지 아직도 고민하며 서있다. * 저녁 만찬장을 고르는데 늦은 시간 많은 인원이 들어갈 마땅한 장소가 없다. 제한된 음식점에서 하..

숨겨진 의도 -23.10.20.(금)

숨겨진 의도 -박원주- 나쁜 감정이 있었다고 미리 이야기하지 그랬어? 그럼 미리 사과했을텐데.. 그럼 서로 시간낭비 없었을텐데.. 우리 서로 피곤하게 산다 그치? 그게 의도된 거면 너의 성공. 의도가 없는 거면 나의 불찰. 의도된 게 의도된 거라 알게돼 다행이야 모르고 지나간 의도들이 얼마나 많을까? 서로 예민하거나 이상한게 아니야 서로 이해할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야 마음을 숨기느라 고생 많았어 마음을 꺼내느라 수고 많았어 짧은 시간 우리 서로 좋았다 추억하며 살자 짧은 기억 우리 서로 괜찮았다 뭍어두고 살자 우리 모든 상황을 알 수 없잖아 우리 모든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잖아 우리 서로 조금만 더 이해하고 살자 우리 서로 그려려니 다독이며 살자 * 업체 미팅을 하는데 계속 딴지를 걸어서 이게 무슨 의도..

숨바꼭질 승자 -23.10.19.(목)

숨바꼭질 승자 -박원주- 찾기가 쉬울까? 숨기가 쉬울까? 반반이란 생각이 먼저 들다가도 나중에 결판 나는 걸 지켜보면 꼬리가 발히는 건 숨는 쪽. 술레는 하나 범인은 여러명인데 일대다로 시작해도 결국은 술레가 이긴다 그렇게 술래가 돌고도는 간단한 게임의 법칙. 그럼 결국 찾는게 쉬운거 맞겠지? 인생 숨지 말고 찾으며 사는 게 맞겠지?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허물이란 그물에 얽히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게 맞겠지? 숨기느라 감추느라 들킬까 조마조마 살지말고 진실한 술레가 되어 탐험하는게 더 재밌겠지? * 불법이 있다고 찾아보면 결국은 들키는거 레알 현실이다

상상 충동 -23.10.18.(수)

상상 충동 -박원주- 돈 많고, 잘 생기고, 몸 좋고, 일 잘하고, 성격 좋고, 말 잘하고, 센스 있고, 매너 있고, 집안 좋고, 배운 것 많고, 자신감 있고, 유머 있고... 내가 이 모든 걸 다 가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욕망을 가두던 제약들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내가 신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니 아니 아니될 일이지 충동은 그저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결핍들에 묶여있어 다행이다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다 다 가지지 않아 다행이다 다 할 수 없어 다행이다 내가, 신이 아니여서 참 다행이다 너도, 신이 아니여서 휴 다행이다 * 베트남에서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조금더 부요한 한국인들이 좀더 일탈하는 상황을 보면 부족한 것이 참 큰 행복이구나 하고 감사하게 된다

도미노 계획 -23.10.17.(화)

도미노 계획 -박원주- 일정에 딱 맞춰 계획을 짰어요 도미노처럼 하나둘 할일을 놔뒀어요 첫 일정부터 다다닥 처리하면 다음 일정은 문제없이 넘어갈 거예요 그럼 도미노처럼 넘어지면 끝이죠! 아차! 우리집 고양이를 생각 못했네요 이런!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생각 못했네요 젠장! 제가 저를 너무 믿었네요 * 할일들을 나열하고 처리하는데 급하다보니 변수들을 다 고려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네

일의 유언 -23.10.16.(월)

일의 유언 -박원주- 일에도 수명이 있다 몇 시간을 살다간 일 몇 년을 살다간 일 다급한 일 중요한 일 결국은 다 죽었다 두더지 게임처럼 오늘도 정신없이 일을 쳐내다가 두드려맞는 두더지가 불쌍한건지? 쳐대는 내가 불쌍한건지? 이런 고민하는 인생이 불쌍한 건지? 잠깐 스치는 생각에 숨을 고른다 짧은 인생도 긴 인생도 하잖지 않지 일도 인생도 함께 살다간 벗이였잖지 돌아가신 일이 남긴 유언을 옹기종기 앉아 듣는다. 다 이루었다. - 는 이상이니까 다하려는 말자 다 지나가리라. - 는 현실이니까 그냥 흘려 버리자 * 국감이다 출장이다 바쁜 일들 시급한 일들을 쳐내느라 분주한 하루다.

쫄깃쫄깃 새옹지마 -23.10.15.(일)

쫄깃쫄깃 새옹지마 -박원주- 인생 맘대로 안되는 게 참 많다. 바라는 대로 되던가 아니 되던가 매 순간 확률은 항상 반 반. 좌심방 우심방이 시소처럼 요동치며 제발 내뜻대로 굴러가길 갈구하고 있다. 알 수 없는 확률 속에 원하던 우연은 그저 기쁘기만 하다. 근데 바라던 게 항상 옳은가 물으면 난 총격을 받고 쓰러진다. 인생사 새옹지마. 결과에 연연하기엔 선택도 반 반 걸음도 반 반 시간도 반 반 결과도 반 반 짧은 인생에 절반을 날리는 건 너무 큰 도박 아닌가? 이렇든 저렇든 상관없다. 매순간 선택을 한없이 즐기자. 매순간 결과를 한없이 즐기자. 반은 나로 채우자. 반은 즐거움으로 채우자. * 아이 완치 결과 확인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 완치 확인이 나올지 두근 거렸지만 완치 판정을 받아 다행이다

황금율 서비스 -23.10.14.(토)

황금율 서비스 -박원주-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고객의 입장에서, 물건을 팔아라 면접관의 입장에서, 면접을 보아라 아내의 입장에서, 살림을 살아라 죽은 사람 입장에서, 오늘을 살아라 역지사지. 이기적인 인간에겐 가장 어려운 생각. 그댄 지금 누굴 마주하고 있나? 마주친 영혼에게 내 영혼까지 주진 못해도 한번쯤 바꿔보는 예의는 차려봐야지 *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관광할때면 생각보다는 인프라가 적어서 좀 당황한다. 고객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