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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선택 -24.2.25.(일)

쉬운 선택 -박원주- 일상이면 지루하고, 아니면 힘들겠지? 일상이면 평온하고, 아니면 모험이겠지? 그래. 생각 한끗 차이로 결론이 확 다르지. 시련이라 생각하면 엄청났던 인생의 파도가 모험이라 생각하면 스릴있는 서핑이 되지. 역경이라 생각하면 힘들었던 스트레스 압력이 도전이라 생각하면 보석이 되는 과정이 되지.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하지만 생각만큼 바꾸기 쉬운게 없지. 선택은 현실보다 바꾸기 쉬우니까. 그래서 행복은 현실이 아니라 선택이라 하지. 자~ 앞에 쉬운 선택이 놓여있으니 쉬운 선택을 고르는 게임을 시작해 볼까? 골라봐~! * 목사님의 행복한 사람(신33:29) 설교를 듣고 일련의 일들(퇴사, 행사, 조사)을 고난이 아니라 주님과의 모험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자로다 ..

거부자 -24.2.24.(토)

거부자 -박원주- 사랑만큼 큰 거울이 내 앞에 섰다. ‘거부’ 내 기준의 허상들을 반사해 돌려준다. “No!" 아니 내 사랑이 싫다고? 아니 내 헌신이 싫다고? 거부자는 노(No) 외엔 일절 다른 말이 없다. 내가 맛있다 강요한 음식처럼 내가 재밌다 쳤던 장난처럼 내 사랑이 싫을 수 있겠지? 날 무례하게 느낄 수 있겠지? 한마디 비명처럼 가슴에 꼿힌 노(No)는 거울 앞에 날 세우고 심문을 시작한다. 사랑한 사실이 아니라 그 표현이 옳았는지? 헌신한 사실이 아니라 그 방법이 합당한지? 억울한 마음에 거울을 깨버리고 싶지만 그대를 사랑하기에 그대에게 헌신하고 싶기에 거울앞에 반사된 허상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너가 좋아하는 기호로 너가 웃어주는 개그코드로 다시금 하나씩 그려 넣었다. 많은 걸 바라진 않는다...

젖꼭지를 만지며 -24.2.23.(금)

젖꼭지를 만지며 -박원주- 젖꼭지를 만지며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한다. 기뻐하려 태어났으나 전혀 기뻐하지 못한 나를 억지로라도 기쁘라 한다. 두손으로 젖꼭지를 쪽쪽 빨면서 그리웠던 젖을 꿀꺽 삼킨다. 달구나 이쁘구나 내가 숨쉬는 하루가 맛났었구나. 허전했던 가슴 그리웠던 따뜻했던 품을 두손으로 안는다. 쓸데없이 왜 달려있나 했는데 힘들때마다 나를 위로해주는 너에게 고맙다 두손 공손히 흔들며 애정을 고백한다. 힘들었던 하루가 지친 하루가 너 때문이라도 잠시 즐거웠다. 다시 너를 품속에 집어넣으며 그정도 기쁨이라도 다시 찾기를 꿈꾸며 오늘을 꿈속에 집어넣었다. * 연초 일도 많고, 행사준비로 바쁜데 직원이 퇴사를 한다고 해서 정신이 더 없는데 세무국에서 또 일을 만들려해서 힘든하루였다.

장님 지렁이와 온유

장님 지렁이와 온유 -박원주- 지렁이 한마리가 꽃밭에 살았어요. 꽃향기를 맡으며 땅속에서 촉촉히 지냈지요. 어느날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왔어요. “비가 오려나봐?” 비가 와서 화단이 물에 잠기기 전 지렁이는 얼릉 땅 밖으로 나왔어요. 비가 오면 땅속은 숨을 쉬기가 힘들거든요. “영차영차” 그런데 밖으로 나온다는게 그만 딱딱한 길바닥 위로 나오고 말았어요. “이쪽이 화단인가?” ”아니면 저쪽??“ 화단을 찾아해메다 지렁이는 더멀리 길바닥으로 나오고 말았어요. 사실 지렁이는 눈이 없는 장님이였어요. 그때 온유가 아빠랑 길을 걷고 있었어요. 지렁이를 본 온유는 뱀인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온유는 저렇게 큰 지렁이는 처음 봤거든요. “아빠. 무서워요.” 온유는 아빠에게 꼭 안겼어요. “온유야. 저건 지렁이이야...

like동화 2024.02.23

놀 아이디어(I dear) -24.2.22.(목)

놀 아이디어(I dear) -박원주- 어른도 아이처럼 놀고 싶구나. 매일 놀던 아이가 자라서 매일 일만 하고 있다. 매일 놀기 원하던 아이가 자라 쉬지를 못하고 있다. 줬다 뺐기는 반칙이야. 어른도 같이 놀아주지꾸나. 성공 대신 보물찾기를 하고 숨막히는 경쟁 대신 술래잡기를 하고 편가르기 대신 말뚝박기를 하고 인생 한고비 한고비 넘기는 대신 고무줄놀이를 해보자꾸나. 오늘은 뭐하고 놀까 매일 매일이 기대되도록 어른에게도 유치함을 허락해주자꾸나. 지져서 늙은 아이가 다시한번 뛰게끔. 힘든 인생을 한번쯤 쉬며 놀며 가게끔. * 건물 내 오픈하우스를 참석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도시락도 맛나고 서로 맨정신에 이야기 나누는 좋은 자리였다.

내 자전, 네 공전 -24.2.20.(화)

네 자전, 네 공전 -박원주 밥이 입을 스쳐 지나가고 매끼니마다 메뉴가 머리속을 공전하고 있다. 하루가 자전하는지 자신이 자전하는지 모를 매일의 반복 속에 무수한 존재들이 서로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서로 부딪하지 말자. 서로 정해진 운명에 따르기로 하자. 지구가 달의 한면만 바라보듯이 나는 너의 밝은 면만 보며 웃고싶다. 무수한 일들이 별똥별처럼 쏟아져도 나는 한줌의 분화구 없이 불태워버렸다. 떨어지는 일들은 불타려 태어났나보다. 모든 일을 없애고 하루가 또 자전하고 나면 어디서 일들이 또 나타나 내 주위를 돌고 있다. 갑자기 큰게 툭 떨어지면 파괴력이 크겠지만 조심스레 톡톡 떨어지는 일은 별똥별이 된다. 야근하는 밤하늘에 은하수가 밝다. 박다냐 발다냐 꼬여가는 일처럼 혀도 꼬이고 무수한 걱정들이 자전..

갈림길에 서서 -24.2.19.(월)

갈림길에 서서 -박원주- 어디로 가야할지 매순간 갈림길. 선택의 기로에선 하나를 사랑하고 하나를 버린다. 상실은 사랑으로 달래도 울어서 다음 갈래길 다음 갈래길 멀리 멀리 떠나 보낸다. 떠나면 모든 게 잊혀지겠지. 지나면 모든 게 별거없겠지. 가지가 땅에서 멀어지듯이 뿌리가 지면서 멀어지듯이 이전의 과거를 잊고자 멀리 멀리 나로부터 도망쳐갔다. 나그네로 와서일까? 정박한 일상에 쉽게 지쳐서 떠나고 잊고 떠나고 잊고 주소가 알려진 나는 떠나기 바빴다. 무수한 갈래길이 핏줄처럼 뛰자 역마살이 낀 나그네는 또 떠낼 채비를 해야했다. 어딘가도 모를 목적지를 향해서 어딘가 툭 떨어진 나를 찾아서. * 직원이 퇴사를 한다는데 여친과의 결혼을 부모님이 반대해서 영국으로 도피를 한다는데 과연 최선인지 조금의 충고로 참..

고문관 에피소드 -24.2.18.(일)

고문관 에피소드 -박원주- 나와 너의 다름처럼 우리란 경계는 참 좁고도 좁다. 모두가 같아야 된다는 속좁은 응용력으로 모두 같은 인간을 만들려 복붙을 시작한다. 용납되지 않는 다름은 투쟁과 전쟁일 뿐. 갈굼과 개김사이 고문관이 불쑥 태어나 버렸다. 모두가 이상하다한 그가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모두가 다르다고 낙인찍었던 그가 견뎠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 채 어떨떨한 동거를 시작했다. 색다른 풍경 속 색다른 보석이 된 고문관. 내 연애사엔 꼭 필요했던 한때의 연인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고문관. 바로 너였다. * 목사님이 군대에서 교회 간다고 이병때 갈굼 당한 이야기를 너무 리얼하게 해서 아이들이 설교보다 그 이야기만 생각난단다.

발품 -24.2.17.(토)

발품 -박원주- 아이에게 솜사탕을 사주고 잠시뒤 ”내꺼니까 먹지마.“ 눈을 흘긴다. 내 것?! 어디까지가 내 것인가? 엄마가 배아파 낳은 몸이 내 것인가? 지구가 선사해준 땅이 내 땅인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시간이 내 시간인가? 빈 손으로 와서 누군가에게 받은 돈이 내 돈인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생명, 존재, 영혼이 내 것인가? 내 것이라 하기엔 너무 근거가 부족한 내 것들이라 불리는 것들. 그래서 걸었다. 내 발자국이 남으면 남들이 자기꺼라 우기지 않을 거 같아서, 내 땀방울이 흘리면 내가 쓴 중고는 내 것일 거 같아서, 내 흔적을 묻히면 내 것이라 불러도 덜 미안할 것 같아서, 그래서 걸었다. 내 것이라 생각했던 흐릿한 풍경 속을 걸으며 내 것이라 불렸던 것들에게 강아지처럼 틈틈히 내 자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