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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활절 -2017.04.16.일

다시 부활절 -박원주- 나는 어디서 살다 태어났을까? 나는 어디를 행해 살고있을까? 나는 어디서 다시 살게될까? 탄생이 시작이 아니였다면 나의 죽음도 끝이 아니겠지 시작도 끝도 모른 채 영원히 살고 죽기를 반복하는 나 또 부활할꺼니까 피곤하게 살기보다 적당히 살다 죽을까보다 * 오늘은 부활절. 신의 죽음과 부활을 보며 나는 어디서 죽고 사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

여수밤바다에게 -2017.4.15.토

여수밤바다에게 -박원주- 먼길을 돌아 하루를 즐기다 재밌었던 소풍이 끝나갈 때쯤 고요함을 향해 밤바다로 향한다 저멀리 수평선은 깊고 고요한데 해변은 폭죽과 인파로 북적댄다 바다야 등대야 오늘 우리둘이 조용히 이야기하기엔 바다가 좀 소란스럽구나 다음번에 우리가 다시 만날땐 파도소리를 담을 고요함으로 이 긴 해변을 산책하자꾸나 촛불하나 등대하나 네 눈동자 내 눈동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이 얘기 저 얘기 나누자꾸나 그래도 바닷가 홀로 있는 네가 외롭지는 않아보여서 기분은 좋구나 * 여수밤바다에 북적이는 사람들에 덩달아 신이 났지만 고요한 해변은 없어 조금은 아쉬운 여수밤바다 ​

마피아 게임 -2017.04.14.금

마피아 게임 -박원주- 유한한 존재들은 저마다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고자 매서운 탐색전을 시작한다 유한한 자원으로 무한한 욕심을 채우는 괴리속에 커다란 죄들이 잉태되어 태어난다 허기진 영혼들을 달래며 유한한 자원을 공유하려는 시도 수많은 규칙들은 버겁기만 하다 일탈을 찾아헤메던 욕망은 기여이 가두었던 울타리를 넘어 주문을 외우며 죄를 부른다 벌없이 죄를 누리려는 탐닉의 주문들 어둠속으로 잠적하는 검은 마법사들 내 자유와 네 자유의 쟁탈전 속에 쫒고 쫒기는 죄와 벌 숨막히는 마피아 게임 * 경찰청에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경찰이 참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

먼지 나는 사람 -2017.04.13.목

먼지 나는 사람 -박원주- 그냥 일상을 살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툭툭 내 어깨를 쳤을 뿐인데 어디서 이렇게 먼지가 나는건지 순간 내 존재감에 당황한다 나도 먼지 많은 사람이구나 나도 먼지 같은 인생이구나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딧으랴만 먼지와 함께 동화되진 말아야지 하찮은 일상의 먼지를 털다가 먼지묻은 내 꿈을 떠올리며 컼컼 숨이 막혀와도 내 인생의 먼지를 탈탈 털어내본다 * 경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나오라고 한다. 무슨 일일까 궁금하기도하고 무언가 안좋은 일에 엮이는 건 찝찝하기도 하고 ​

야근의 맛 -2017.04.12.수

야근의 맛 -박원주- 진정한 야근의 맛은 퇴근할 때 잠시 불러 오늘중으로 끝내란 말을 고막으로 음미하는 것이지 얼마나 감질맛 나는지 혓바닥을 잘 붙들지 않으면 실수할지도 몰라 고요하고 집중이 잘되 긴 개뿔 부들부들 이입되는 감정을 참으며 내몸에서 생산되는 사리 수나 높여야해 아 오늘의 자정역이 지나가는구나 아 다시 나의 젊은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역시 감질맛나는 야근의 맛 * 퇴근하려는데 진짜 불러서 업무를 받음.. 내일 출장이라 부들부들 ​

은하수 피던 날 -2017.04.11.화

은하수 피던 날 -박원주- 까맣게 굳은 우주에 태초의 말씀이 피어난다 꽃이 있으라! 얼었던 대지 메마른 뼈가지들은 움이 돋고 근육 피며 되살아난다 저마다의 색깔로 빛나는 별들 여기까지 달려와 터지는 날 위해 준비된 짧은 프로포즈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잎이 가여워 애타게 손바닥으로 붙잡아 보아도 미련없이 스르르 스며들어 버린다 화려한 폭죽을 그칠줄 모르고 팽창하던 태초의 은하수는 까만 블랙홀 동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시 뇌리속에서 피어나 꺼지지않는 꽃들의 향연 내 마음속 다시 범람하는 은하수 강물 떠다니는 흰 별빛들 하나하나 내.꽃.잎.들. * 간만에 공원 산책을 하는데 꽃들이 만개해서 난리가 났다. 나도 덩달아 꽃 피어난다 ​

다수결의 조류 -2017.04.11.월

다수결의 조류 -박원주- 대통령도 다수결로 뽑습니다 다수결로 죄도 판단합니다 다수가 진리가 되는 다수결의 세상 다수결의 맛깔나는 조미료는 감미롭게 다수의 소원을 요리해준다 가끔 쉬고 싶을 때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다수의 손을 들고 다수결로 가결한다 이 거대한 다수결의 바다에서 나는 어디로 나아가야할까 나에게 무엇이 좋은 것일까 난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까 난 왜 이럴까 커져만가던 내 고민은 세찬 다수의 조류에 훅 쓸려가더니 저멀리 아득히 사라져버린다 * 직원들은 쉬고 싶다하고 나는 회사 가자하는 상황이지만 난 다수결을 부인했다 ​

감기의 역발상 -2017.04.10.일

감기의 역발상 -박원주- 아프면 건강할 때가 감사하다 하니 이렇게 아픈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동고동락하던 내 체력이 나이의 정규분포를 따라 추락하다가 아무개씨 이제 그만 내리세요 잘가라 나에게 손짓을 해도 아무일도 없는듯이 사뿐히 정든 길을 내려와야겠지 떠나는 날 지난 과거를 꺼안고서 살아있었음에 감사하는 소소한 생의 마지막 미사 모든 일상이 기적이였구나 멀쩡한게 평범한게 신비함이로구나 소스라치게 놀라 외치는 마음의 고백 하얀 딸기꽃이 떨어질 때면 빨간 딸기에 까만 주근깨가 박힌 채 해맑게 웃어대듯이 감기는 내 정든 일상속으로 불쑥 찾아와선 고통의 주근깨를 마구 뿌려대며 해맑게 날보며 웃고있다 * 감기 걸려서 컨디션 망했다ㅜㅜ ​

텃밭 농사꾼 -2017.04.09.토

텃밭 농사꾼 -박원주- 생전 처음보는 상추씨를 텃밭에 심으니 옛 텃밭 어린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옛고향집 텃밭에도 참 많은 걸 심었었지 그것들이 자라 열매가 열리는 게 참 소소한 기쁨이였지 심고 거둔 추억들이 참 많은데 내가 원하는 새싹 파는 시장은 어디 열리는지 모르겠다 인생의 새싹 말이다 엄마가 아빠가 골마다 때마다 내게 심어주시던 작은 새싹 이제 내가 심어야하나? * 텃밭에 상추랑 로켓이랑 심으니 옛날 텃밭의 추억이 새럭새록 ​

저 높은 곳을 향하여 -2017.04.08.금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박원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올라갑니다 그곳은 빚과 피곤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책임감과 일이 많아지는 회사 더 나은 미래와 성공을 위해 회사에서 열업하다가 결국 모두 과로로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귀있는 어른이 여러분 졸지말고 잘 세겨 들으세요 * 조직은 과도한 업무를 원하고 나는 내 연봉과 직위의 적절한 업무를 원하고 조직의 방향성을 막중한 업무에 맞길순 없고 빨리 리더가 되어 바꿔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