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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추카합니다 -2018.12.10.월

내생일 추카합니다 -신성- 카톡에 내 생일이 떳네? 분주하게 축하가 오가고 어느새 케익에 불이 켜지고 친애하는 선물이 등장한다 메마른 일상에 뿌려진 축제 너무 기쁜지 어디서 기쁜지 눈물이 흐른다 나는 내 생일에 걸맞게 내 생을 대했었나? 그들의 정성만큼 내 탄생을 축하했나? 그냥 왔다가는 시간처럼 그냥 왔다가는 인생처럼 일십백찬만억조경해지양구간 수많은 나열들속의 그-흔적들처럼 병뚜껑에 흘러넘친 짧은 감격처럼 나를 대하진 않았는지 나를 방치하진 않았는지 이리 힐끔 저리 힐끔 나를 되돌아본다 다시금 내 존재의 탄생을 축하하노라 짜릿했던 시작, 그 모든 처음처럼 신선하고 새롭게 오열하던 오늘 날 태어나 비명을 지르며 나를 외치던 오늘 날 엄마와 아빠와 나 땡땡땡의 이름으로 축하하고 축복하며 나홀로 기념하노라 ..

몇 달란트 인생 -2018.12.09.일

몇 달란트 인생 -신성- 이상 - 모두가 가는 길엔 목표가 있네 성공 - 당위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네 최고 - 목표에 다다라 고개를 꺄웃거리네 유지 - 최고도 어렵소만 유지는 더 어렵구려 현실 - 1% 성공, 100% 명예에 미달한 집합들 난 몇 달란트를 받았을까? 난 몇 달란트를 들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걸로 몇 달란트를 더 남길까? 난 누구에게 몇 달란트로 비춰질까? 아무렇게나 뭍어버린 인생만 아니면 될까? 오늘따라 짊어진 달란트의 무게가 무{버,힘...} 겁다 *최규하대통령 가옥을 들러보면서 한세대의 대통령인데 초라한 모습에 많은 생각이 오간다 ​ ​

죽은 자와 눈맞춤 -2018.12.08.토

죽은 자와 눈맞춤 -신성- 죽은 자 곁에서 그대의 온기를 전하라 그곁서 떨고있는 산 자들이 따뜻해 하리 모두 떠난다는 상식을 모르는 이에게 읊조리라 안일에 빠진 일상의 대가리를 멸치처럼 때어내고 사소하게 가버린, 오늘자 고인의 묘비를 달아보자 누군가의 인생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마법. 무가 유가 되고 유가 다시 무가 되는 사건. 유, 무가 찰나에 같아져버린 통탄스런 업보. 울음바다에 함께 고여든 이들은 이미 벌어진 일들을 뒤집기위해 그들이 벌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기이하고 어안이 벙벙한 사실의 호통. 급사한 이를 대신해 살아야할 이유를 꺼억꺼억 눈물로 반성하며 되짚어본다 다시금 먼 일상을 되돌아가서는 새롭게 태어난 아기피부마냥 보득보득한 일상이 깨어나는 부활이여 웃는 자들과 함께 웃어댄 만큼 우는..

성대의 기억 -2018.12.07.금

성대의 기억 -신성- 사람마다 얼마나 많은 특징이 있는가 생김새만 해도 저마다 다른데 사소한 목소리로 그를 기억한다 목소리도 저마다 삶이 있다 빠르게 높게 특이하게, 자주 하는 단어, 억양, 흔한 그의 목소리에 그의 삶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그것을 그냥 흘려 들을 뿐이지만 그의 삶은 끊임없이 그를 외친다 *요즘 회사에서 성대모사가 유행이다 ​

폼나는 세일 어텍 -2018.12.06.목

폼나는 세일 어텍 -신성- 그들이 몰려온다 내가 돈이 없단 걸 알곤 세일을 내세워 유혹한다 사고 싶었어, 넌 내꺼야, 넘 딱 맞네 머릿속 상상인 줄 알았는데 거울앞엔 어느새 그럴싸한 내가 서있다 질러야해, 지금이 기회야, 곧 품절이야 내 눈속 환청은 더크게 광광 댄다 아니야 이건 아니지 휘감는 옷을 팽개치고 뛰처나온다 이쁘다고, 잘 맞다고, 다 사는 건 아니지 돈 나가는 일은 이해타산을 두들길 일 오늘도 무심코 땃던 선악과를 다시 아무일 없었던 원점에 메단다 누군 땄으니 그냥 먹으라 해도 안먹고 버리는게 더 나을 일이다 벌어지지 않을 미래를 주워담는게 현재로선 최고로 수고한 일이다 *오바핏 커트가 진짜 잘 어울리는데 세일기간까지 겹쳤는데 그래도 잘 참았다 ​

계륵하신 것 -2018.12.05.수

계륵하신 것 -신성- 분명 버릴 것이였다 물론 버리긴 아까운 것이였다 분명 필요없는 것이다 물론 있으면 좋은 것이였다 내가 하기엔 부담스럽고 남 주기엔 아까운 소유의 사각지대. 나는 언제쯤 그 존재를 축복할 것인가? 내 손과 필요를 떠난, 내 중심의 지 배를 떠 난, 지 나가버린 인연들에게 이미 선언해버린 불필요함에 얽메이지 않고 그들의 삶을 찾으라 그들의 꿈을 구하라 내가 못준 사랑을 두드리라 한다 너를 이루어내라 남은 미련을 쥐어짜낸다 *이쁜 롱패딩을 하나 더 사서 결국 반품하려고 했는데 막상 누군가가 산다거 해서 팔았더니 그렇게 아쉽다 ​​​​​

기가막힌 상담가 -2018.12.04.화

기가막힌 상담가 -신성- '당신에게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문제가 있는게 문제가 아니라 문제에 자신이 휘둘리는거죠 문제는 상황일 뿐입니다 유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흔들리지 마세요 어떤 상황에도 본질을 기억하며 의미를 발견하고 만족하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저도 격어봐서 얼마나 힘든줄 압니다 그땐 저도 어쩔 줄 몰라 몇년을 헤맸죠 지금 많이 힘드시겠지만 견뎌야합니다' 기가막힌 상담가는 아무 말도 않았다 묵묵히 내 곁을 지켜줄 뿐이였다 몇날 며칠 내곁을 떠나지 않았다 침묵과 눈물로 날 위로하던 상담가. 내가 그를 쳐다볼 여유가 생겼을때 비로소 나와 눈이 마주쳤다 비로소 나를 안아주었다 내가 원하는 상담은 말과 전략이 아니라 공감과 동행과 기다림이였나봐 나를 받아..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2018.12.03.월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신성- 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식욕, 성욕같은 욕구는 아니라며, 몸매, 얼굴같은 사심은 아니라며, 저택, 자산같은 소유는 아니라며, 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출세, 성공같은 자랑은 아니라며, 명예, 권력같은 허세는 아니라며, 자선, 평화같은 이상은 아니라며, 친구야 내가 원하는 건 너무 자주 바뀌네 나조차도 알고 찾기 어려운데 그때그때 네게 말하긴 더 부끄럽네 지금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이런 내맘을 네가 알아줬으면 하는거 넌 눈치 채겠니? *분주한 일상을 살다보면 틈틈히 작은 욕구에서 큰 욕구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나조차도 지금의 욕구를 정확히 짚기가 어려운 현실. ​

사마리아 산 바리새인 -2018.12.02.일

사마리아 산 바리새인 -신성- 사랑의 설레임이 떠났다 남은 껍떼기를 펼쳐 모피마냥 휘감는다 뻔한 지도 위를 걸어가는 바리새인이여 사마리아는 두려워 돌아가는 바리새인이여 흰 옷에 뭍은 먼지를 보자 뒤집어입고 콜록대는 바리새인이여 들키지 말자 그렇지 않은 척 뜨거운 사랑인 척 그렇게 순례길을 걸어가는 남겨진 걸음마다 세우는 딱딱한 비석들의 몸부림 지금도 나는 바리새인의 후예라지 혼자서 훌러덩 벗고 춤추는 내속에서 키득대는 바리새인, 훗, 그 옛날 그 바리새인. *주일이라고 합정에 가서 예배만 드리고 오니 무언가 하전함을 말로 할 수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