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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이정록詩)-사는게별거냐 ..의자몇개 내놓는거여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1.10 이상한 진딧물들

작음, 그 사소함.. 하지만 그 하찮음이 이 세계와 일련의 사건들을 구성하고 일으킨다. #1.10 이상한 진딧물들 메뚜기의 습격으로 인한 전쟁아닌 전쟁으로 향기나라는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치안에 취약한 딸기와 토마토같은 열매채소에 대한 정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무관심 밖이었던 습지식물에서 전술에 능한 용병으로 향기들을 대거 고용했다. 그리고 개개 향기별로 자신만의 무기하나씩은 착용하도록 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과 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향기나라는 원래의 일상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가끔 이 시기에 발생하는 진딧물이 귀찮게 했지만 그건 봄에 일어나는 당연한 일상이였다. 향기나라라고 항상 좋은 일만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리겔. 안에 있나?" 가엘 소장님의 목소리다...

#1.9 메뚜기떼와의 전쟁

자연은 냉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하지만 약자의 수가 강자의 수보다는 언제나 많다. #1.9 메뚜기떼와의 전쟁 나는 괴상한 일련의 사건들을 격으며 현명한 해답이란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배마냥 목적없이 방황하고 있는듯했다. '항상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누구나가 공유해왔던 이 빛과 물과 공기와 대지란 에너지를 똑똑하고 우량의 향기들이 독점하는 것이 가능한 문제인가?' '독점이나 담합(카르텔)같은 모순은 아닌가?' '동물계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약육강식의 논리를 식물계에서도 적용하고자하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실험을 감행하고자 하는 건 아닐까?' '동물계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인간문명의 시스템인 자유경쟁을 바로 도입하는 것은 문명의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잘못되면 향기나라뿐 아니라 식물계도 전쟁으로 괴멸하..

나의 일기장 훔쳐보기-국민편-

나의 초등학교 일기장을 간만에 훑어보았다. 어릴 적 추억을 돌이키는데에는 일기장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것이다. 방학숙제로 쓴거라 좀 소홀한 면이 있지만 나의 잃어버린 전통문화를 찾아보기에는 이만큼 소중한 데이타베이스가 없다. 그럼 비밀스런 나의 어린시절 일기장을 공개해본다. 피노키오 일기장. 방학숙제로 쓴 티가 나는듯 '검' 도장이 표지에 잘 찍혀있다. 생각해보니 나도 국민학교 출신이였구나. 나름 이쁜것을 고른다고 악기를 든 바나나 캐릭터를 골랐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고적대에서 리코더도 연주했었다. 겨울엔 동네앞 큰도랑에서 항창 스케이트를 탔었다. 날씨가 조금 풀려서 얼음이 약해지면 구멍도 뚤리고 금도 가곤 했는데 그때 그 사이를 자랑스럽게 지나가는게 일종의 담력 테스트였다. 물이 점점 얼음위로 올라오..

#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인간은 시각을 통해 보는 것의 신비로움을 간과하듯 향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에 너무 무관심한 편이다. #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공산주의가 옳은가 자본주의가 옳은가?라는 논쟁.. 인간세계에서 많은 피바람을 불고온 논쟁이라고 들어서 알고 있다. 우리 식물계는 인간계와는 달리 철저한 공산주의의 논리로 운영된다. 왜냐하면 햇빛도 공기도 물도 모두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 때문인다. 반면에 인간세상에는 자연의 산물을 노력의 댓가만큼 분배하는 경쟁주의로 운영된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신이 판단할 문제겠지..단지 역사는 항상 승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식물계에는 공산주의를, 인간계에는 자본주의를. 어쩌면 동물계에서는 공산주의가 고리타부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기에 크류 차장님의 말에도 어..

#1.7 어두움과와 협상

어두움은 빛이 존재하기 전에 있었다. 빛이 존재함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1.7 어두움과와 협상 나는 크류 차장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 따라 좀 늦으시는 것같다. 원래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시는 분신데 말이다. 지금 내가 기다리는 보리밭 포플러 나무길은 향기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비록 밤이지만 아직 연예를 즐기는 커플이나 늦게까지 여행을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향기도 눈에 뛴다. 늦게까지 포도주를 마신 향기들은 신이 났는지 노래를 부르며 자기 집인양 이동하고 있다. 저 알코올이란 것은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왠지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다. 향기들도 처음에는 포도주정도의 약한 술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계속 새로운 열매로 만든 술맛에 중독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도수도..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운명이란 길의 시작점을 찍어주는 것뿐이다. 그 길을 목적을 향해 그려나가는 것은 땀방울의 몫이다.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새 아침이 밝았다. 또 다시 비치는 햇살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다. 어제 질 때의 태양과 오늘 뜰 때의 태양은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를까. 고도만 놓고 본다면 다를게 전혀 없는데 말이다. 새로이 뜨는 태양을 맞이하면서 어제 태양이 질 때의 우울함은 언제 그랬는냐는 듯 과거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모든 식물은 새로운 희망에 가득차 새로운 꿈을 피운다. 여기 저기에서 울리는 아침의 새소리는 파도처럼 산속을 울리며 메아리치고 있다. "리겔. 일어났어? 같이 아침 운동이나 가자." 베델이다. 아침 운동을 가자고 왔나 보다. 하지만 나는 어제의 무거운 생각 때문에 오늘 아..

2πr::삶의 원동력:: 별, 세계지도, 눈(目)

사람마다 삶을 지탱해주는 모토가 있고 또한 어떤 것을 생각하면 힘이나는 대상이 있다. 나의 경우는 별과 세계지도와 눈(目)이다. 1. 별 우포근처에서 태어나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자랐고 어릴적엔 오리온자리의 삼성을 가오리연이라 부르며 소원을 빌었다. 우리가 가장 빠르다는 빛도 우주에서는 너무나도 느린 존재가 되어버린다. (옆의 안드로메다은하까지가는데도 200만년이 걸린다.) 문제는 이 별들이 밤마다 내 눈앞에 깨알같이 작게 다가와 속삭인다는 것이다. 왜 밤은 낮과 동일한 분량으로 존재하는가? 왜 우주는 무한의 베일에서 나를 부르는가? 그래서 별을 보면 나는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게 된다. 2. 세계지도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굴곡은 세계지도라고 본다. 5대양, 6대륙의 절묘한 조합. 로마제국의 손길이 ..

#1.5 향기없는 범인

교만한 인간은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를 느낌도 생각도 영혼도 없는 하등한 생물쯤으로 여긴다. #1.5 향기없는 범인 제이 아저씨의 꽃이 시들지 않는 걸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저씨의 가슴의 붉은 구슬도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 "계신가?" 가엘 소장님의 목소리다. 나는 사건의 소식이 궁금해서 얼른 문을 열어 드렸다. "소장님. 사건은 어떻게 처리 됐습니까? 누구의 범행인가요?" "리겔~자네 오늘 에너지 정책 간담회가 있지 않는가? 중대한 정책 간담회를 두고 사건에 연루되어 유감이네.." "아닙니다. 별 말씀을요. 간담회는 다니 부장님께 부탁을 드렸으니 조금 있다 결과자료만 받기로 했습니다." "그럼 사건의 목격자로 당황스러울 테니 천천히 이야기하세나?" 다니 소장님은 현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