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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문턱에 눕다

가을의 문턱에 눕다 -박원주- 가을의 문턱에서 대돗자리를 꺼내 깔았다. 화석마냥 외로운 녀석을 깨끗이 닦아주었다. 달빛이 이내 창가를 넘어와 뉘엿 내 곁에 다정히 눕는다. 눈이 부셔서 아래로 돌아 눕혔다. 까만 풀벌레 소리도 와서 눕고 애타게 우는 아기냥이 소리도 와서 눕는다. 빨리 애미냥이도 와서 누워야 할텐데. 다와서 쉬고 누워 잠들거라. 오늘 하루 수고함을 대나무의 살결은 알아 주겠지. 그내들도 속을 비우고 비우며 저 하늘을 채웠으니까. 이 펼친 돗자리는 여름밤 많이 넓고 저 은하수 많이 포근하단다. 어느덧 풀벌레 소리도 자고 아기냥이도 새록새록 잠들고 어미냥이도 와서 누웠다. 정겹게 모두가 둥근 지면에 누워 잠드는 이밤. 우리는 땅위에서 땅밑으로 가는 연습을 하지. 지평선처럼 평행하게 영혼을 누인..

아름다운 시를 보았네

아름다운 시를 보았네 -박원주- 가던길을 가다가 문득 낮익은 곳에서 허공에 새겨진 아름다운 시를 보았네. 매일 태양녁이 들고 새소리가 울리던 그곳 내시선이 멈춰진 그곳에서 어느덧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 응애응애 추운 겨울 동지날 유난히도 추웠드랬지. 따뜻한 온돌 아랫목이 아직도 날 데우니 말일세. "이눔 귀 큰거봐라. 나중에 커서 큰 인물이 되거든 내말하거라" 햇살 가득한 동네 구판장에서 할아버지는 그렇게 손주자랑에 여념이 없으셨지. 어린녀석은 기특하게 어머님 무거우실까봐 업히지도 않네그려. 어머니를 따라 동네 숲밑 집까지 아장아장 잘도 걷네. 왜 그때 아버지는 그리 술을 좋아하셨는지 몰라. 자식놈이 모는 좋은 차로 여행한번 못가보시고 말이지. 비가오면 처마밑 장독대에 고인 물을 가지고 토란잎과 놀고..

내가 별을 사랑하는 이유

제가 별을 사랑하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아마 저 밤하늘의 별만큼 많을지도 모르죠. 그대들이 모두 내가 사랑하는 이유들이니까요. 그래도 하나둘씩 별을 세는 마음으로 짚어가보면 우선은 어릴적 소원을 빌었던 오리온자리를 별자리로 알아갈때의 기쁨이 가슴에 퍼집니다. 추운 겨울밤 따뜻한 온돌 구들장에서 솜이불을 들추고 창호지문을 열면 찬바람에 잠이 확깨죠. 그때 오줌을 누면서 잠결에 하늘을 보면 이게 하늘인지 꿈인지 모를 정도로 별들이 쏟아지죠. 그때 유독 나의 눈을 사로 잡는 별자리가 있었으니 바로 오리온자리. 그때 당시 저는 오리온자리를 가오리연자리로 불렀습니다. 오리온의 삼성과 오리온대성운이 꼭 가오리연을 닮았거든요. 그때 빌던 소원들은 모두 기억에 나지 않지만 그 가오리연자리는 항상 흐뭇하게 저를 지켜봐..

수(필수)필 2012.08.03

호리네 블랙홀 가족 이야기

어린왕자가 사는 행성 옆에는 아주 작은 호리네 블랙홀 가족이 산다. "엄마. 이거 꼭 먹어야돼?" "그래. 아가. 처음엔 발효가 덜된게 씹히는 맛이 느끼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잖단다." "그래도 이건 너무 맛이 없단 말이야.." 오늘도 아기 블랙홀은 작은 별속에서 발효된 HS 세균을 비벼 먹으며 투덜거리고 있다. "난 큰 사각사각한 별이랑 성단만 먹고 싶단 말이야!" "엄마가 이거 발효시킨다고 하루를 꼬박보냈어!!...어여 먹어. 다른데선 구하기 어려워." "그래두..맛없게 보여." "착하지 우리 호리!" "냠냠냠.." 이제 거의 엄마 블랙홀과 아기 블랙홀의 실랑이가 끝났는가 보다. "생각보단 맛있네 엄마" "그지? 엄마가 식성이 좋잖니. 엄마가 먹다가 이것은 푸른 행성에서 물과 함께 좀 발효시켜봤는데 맛있..

카이(Kai) 정기열- 지금 이 순간/ 나비 / 이별이 먼저 와 있었다

카이(Kai)가 KBS클래식라디오에서 생생클래식 DJ를 할때 낭낭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노래도 수준급이다. 이제 나가수2에도 나온다니까 소향처럼 응원해 주어야겠다. *카이(Kai) 정기열- 지금 이 순간 (At the moment )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 간다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뿐 남은 건 이제 승리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

음b악# 2012.08.02

#1.16 작은 이기심들의 합산

이기적인 개인이 모이면 이기적인 집단이 될까. 사소한 이기심이 모이면 거대한 이기심이 될까. #1.16 작은 이기심들의 합산 "긴급 속보입니다. 죽음의 계곡 남동쪽 얼음바위협곡에서 발생한 중심기압 935hpa 허리케인이 발생했습니다. 허리케인은 반경10Km, 풍속 42m/s으로 현재 호수마을 동북방향으로 빠르게 접근중입니다. 이번 허리케인은 보통 바닷가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10배 웅축시킨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은 바이러스로 인한 막대한 사상자로 발생한 시점이라 에너지정책국의 발빠른 귀추가 주목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북극에서 생기던 오로라가 지난밤 향기나라 팽나무 언덕 상공에서 7분가량 관측되어 시민들의 반응이 격앙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건 또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리지. 오로라는..

[라디오] KBS1클래식FM 프로그램 편성표

05:00 동창이 밝았느냐 06:00 새아침의 클래식 07:00 출발 FM과 함께 09:00 장일범의 가정음악 11:00 FM 풍류마을 12:00 생생클래식 13:00 KBS 음악실 14:00 명연주 명음반 16:00 노래의 날개 위에 17:00 흥겨운 한마당 18:00 세상의 모든 음악 18:00 FM 음반 가이드 20:00 FM 실황음악 21:30 정다운 가곡 22:00 당신의 밤과 음악 00:00 전기현의 음악풍경 00:00 JAZZ 수첩 01:00 밤의 실내악

음b악# 2012.07.23

[작사중] 딩가딩가

딩가딩가 -작사:박원주 (학교종이버젼) 너 오늘 머하니? 나 할일 없는 데? 우리 계곡 가볼까? 나야 오케이 콜!! 콜!! (붐싸카마카버젼) 콜가까마카 콜가까마카 등등등등등 코펠 버너 삽겹살 수박 라면 김치 등등등등등등 준비는됐어. 떠나볼까? 너와 함께 가는 둘만의 여행. 계곡의 물을 찾아서 고속 드라이브. 슝. 차창문을 열고 바람을 안고 풍경을 밀치며 볼륨을 높여!! 쿵쿵 쿵쿵 딩딩가가 농땡부려보자 딩가딩가아 딩가딩가 파리타임 해피타임 넌 나의 써머타임 야호야호 계곡이다. 호야호야 이이곡계 이젠 너와 화끈한 물놀이 고고싱! 이젠 넌 내 표적. 내 물맛좀 불텨. 흐흣! 받아랏. 풍덩 풍덩 딩가딩가아 차가운 물도 우리 사랑을 식히진 못해. 물속에서 영화처럼 사랑을 녹여봐 흐르는 계곡도 우리 사랑을 흘리진 ..

음b악# 2012.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