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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인간은 시각을 통해 보는 것의 신비로움을 간과하듯 향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에 너무 무관심한 편이다. #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공산주의가 옳은가 자본주의가 옳은가?라는 논쟁.. 인간세계에서 많은 피바람을 불고온 논쟁이라고 들어서 알고 있다. 우리 식물계는 인간계와는 달리 철저한 공산주의의 논리로 운영된다. 왜냐하면 햇빛도 공기도 물도 모두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 때문인다. 반면에 인간세상에는 자연의 산물을 노력의 댓가만큼 분배하는 경쟁주의로 운영된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신이 판단할 문제겠지..단지 역사는 항상 승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식물계에는 공산주의를, 인간계에는 자본주의를. 어쩌면 동물계에서는 공산주의가 고리타부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기에 크류 차장님의 말에도 어..

#1.7 어두움과와 협상

어두움은 빛이 존재하기 전에 있었다. 빛이 존재함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1.7 어두움과와 협상 나는 크류 차장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 따라 좀 늦으시는 것같다. 원래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시는 분신데 말이다. 지금 내가 기다리는 보리밭 포플러 나무길은 향기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비록 밤이지만 아직 연예를 즐기는 커플이나 늦게까지 여행을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향기도 눈에 뛴다. 늦게까지 포도주를 마신 향기들은 신이 났는지 노래를 부르며 자기 집인양 이동하고 있다. 저 알코올이란 것은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왠지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다. 향기들도 처음에는 포도주정도의 약한 술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계속 새로운 열매로 만든 술맛에 중독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도수도..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운명이란 길의 시작점을 찍어주는 것뿐이다. 그 길을 목적을 향해 그려나가는 것은 땀방울의 몫이다.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새 아침이 밝았다. 또 다시 비치는 햇살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다. 어제 질 때의 태양과 오늘 뜰 때의 태양은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를까. 고도만 놓고 본다면 다를게 전혀 없는데 말이다. 새로이 뜨는 태양을 맞이하면서 어제 태양이 질 때의 우울함은 언제 그랬는냐는 듯 과거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모든 식물은 새로운 희망에 가득차 새로운 꿈을 피운다. 여기 저기에서 울리는 아침의 새소리는 파도처럼 산속을 울리며 메아리치고 있다. "리겔. 일어났어? 같이 아침 운동이나 가자." 베델이다. 아침 운동을 가자고 왔나 보다. 하지만 나는 어제의 무거운 생각 때문에 오늘 아..

2πr::삶의 원동력:: 별, 세계지도, 눈(目)

사람마다 삶을 지탱해주는 모토가 있고 또한 어떤 것을 생각하면 힘이나는 대상이 있다. 나의 경우는 별과 세계지도와 눈(目)이다. 1. 별 우포근처에서 태어나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자랐고 어릴적엔 오리온자리의 삼성을 가오리연이라 부르며 소원을 빌었다. 우리가 가장 빠르다는 빛도 우주에서는 너무나도 느린 존재가 되어버린다. (옆의 안드로메다은하까지가는데도 200만년이 걸린다.) 문제는 이 별들이 밤마다 내 눈앞에 깨알같이 작게 다가와 속삭인다는 것이다. 왜 밤은 낮과 동일한 분량으로 존재하는가? 왜 우주는 무한의 베일에서 나를 부르는가? 그래서 별을 보면 나는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게 된다. 2. 세계지도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굴곡은 세계지도라고 본다. 5대양, 6대륙의 절묘한 조합. 로마제국의 손길이 ..

#1.5 향기없는 범인

교만한 인간은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를 느낌도 생각도 영혼도 없는 하등한 생물쯤으로 여긴다. #1.5 향기없는 범인 제이 아저씨의 꽃이 시들지 않는 걸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저씨의 가슴의 붉은 구슬도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 "계신가?" 가엘 소장님의 목소리다. 나는 사건의 소식이 궁금해서 얼른 문을 열어 드렸다. "소장님. 사건은 어떻게 처리 됐습니까? 누구의 범행인가요?" "리겔~자네 오늘 에너지 정책 간담회가 있지 않는가? 중대한 정책 간담회를 두고 사건에 연루되어 유감이네.." "아닙니다. 별 말씀을요. 간담회는 다니 부장님께 부탁을 드렸으니 조금 있다 결과자료만 받기로 했습니다." "그럼 사건의 목격자로 당황스러울 테니 천천히 이야기하세나?" 다니 소장님은 현장의 ..

#1.4 잃어버린 동산

빛은 존재하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빛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빛을 믿고 느낄 뿐이다. #1.4 잃어버린 동산 "♬오~ 밝은 햇빛. 너 참 아름답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넙쩍 바위 위에서 가수를 지망하는 나팔꽃 향기들이 아름답게 목청을 가다듬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곡을 젊은이들의 리듬에 맞춰 편곡한 걸보니 감성까지 퓨전이 되는 것같은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 옆 풀밭에서는 안개꽃들이 안개를 휘감은채 떠오르는 시상을 온몸으로 흥얼거리며 잎사귀에 적고 있다. "찬란한 우주 아래 거침없이 햇살이 하늘을 투과한다. 우리의 잎들은 보이지 않는 빛을 눈부시게 먹는다. 빛들은 몸에 스미어 까만 붓을 들고선 반대편에 조그만 밤을 그리어 놓는다. 빛 속에 숨겨진 풍성한 먹거리. 먹기..

설레임

설레임 -박원주- 네가 나에게 다가와 너의 온기를 전하는 순간. 난 너무나도 아름답게 황홀하게 웃어대리라. 투명한 날개짓보다 더 가벼운 손짓으로 향기보다 더 은은한 숨죽인 목소리로 달빛 은은히 비치는 속옷고름마냥 부드럽게 내 비밀을 네속에 풀어 재치리라. 오해의 수많은 추억의 단상들. 단둘이 오봇이 눈동자속 너 날 보며 보리섶 한줌 불이 춤추다 날라가듯 훠이 훠이 달밝은 하늘위로 하염없이 미련없이 흩날려 버리리라~ 너의 흐르는 몸짓을 기대하며 너의 떨리는 목소리 되뇌이며 널 만날 날 널 대할 날 널 깨울 날 널 껴 안을 날을 되뇌며 오늘밤도 내일 밤도 그리움에 설치며 꿈꾸다 잠들리라 고백하던 너의 그말 수주웁던 나의 대꾸 두근거리던 그 설레임 숨이멋듯 멈춘 시간들 폭포수에 온몸이 젖듯 온몸에 폭포수가 젖..

#1.3 나비효과의 시작점

작은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이 모여 개체가 되고 개체가 모여 사건이 된다. #1.3 나비효과의 시작점 햇살이 비단같은 커튼이 물결을 어루만지다 주르룩~미끄러져 내려와 투명한 창문틈을 헤집고 들어온다. 저 깔끔한 책상과 반듯한 가구 배치는 어찌보면 체계적인 데네브의 직업을 반영하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 저기에 아기자기하게 숨어있는 귀여운 장신구과 사진들을 보면 데네브의 창조적인 기질이 또한 느껴진다. "하는 일은 잘돼? 데네브" "어~리겔. 언제 들어왔어? 나 참. 난 꽃봉우리를 열어놓고 있을 때는 계속 문을 닫는 것을 까먹는단 말이야." 데네브는 오늘도 컴퓨터와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데네브의 모니터에는 여러 프로그램 언어들이 퍼즐조각처럼 쌓여져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

폭포수 추임새가 절로 나오는 漢詩 두편(야보 도천, 신흠)

대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하나 일지않고 달이 물밑을 뚫어도 물위에 흔적조차 없다. -야보 도천(冶夫道川)- 죽영소개진부동(竹影掃階塵不動) 월륜천해랑무흔(月輪穿海浪無痕) 오동은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을 이지러지도 그 본질이 남아있고 버드나무는 백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신흠(조선중기 문인,1566~1628)의 야언(野言)-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