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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답 -2017.01.10.화

단순한 답 -박원주- 삶과 죽음 사이는 직선 하나뿐 단순한 삶 단순한 답 답을 모르면서 꼬아놓은 건 오답 할 말은 외치고 사랑할 때 사랑하고 맞으면 예, 아니면 아니라 하는 단순 무식 백치미 능수능란했던 계산식 + 욕심을 더하고 - 사랑을 빼고 x 돈을 곱하고 / 명예만 나누다 어느새 풀기 버거울 정도로 꼬여버린 복잡한 인생 눈물로 오답을 지우며 처음의 백지로 돌아가는 후회의 리셋 어떻게 해야할지 내 마음이 가르쳐주고 내 욕심이 잊어버린 답안지 흰 눈이 녹기 전 추울 즈음에 흔해빠진 답을 후딱 주워담는다 삶과 죽음 사이는 직선 하나뿐 단순한 삶 단순한 답 답을 모르면서 꼬아놓은 건 답답 별처럼 딱 고정된 정답을 바꾸기보다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내 생각을 바꾸면 삶의 문제 하나는 이미 푼거지 * 화요성령집..

시간과 젊음에 관한 묵상 -2017.01.09.월

시간과 젊음에 관한 묵상 -박원주- 시간이 흘러 푸르렀던 세월의 시소가 기울어진 어정쩡한 청춘들에게 누가 잘못했다 허물이 많다 정죄할 수 있는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보기위해 단행했던 무모한 용기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월의 저편을 향해 미래를 잉태하는 현재의 고통을 견디며 청춘은 무한한 시간과 유한한 젊음을 맞바꾸었다 어떤 시간을 살다 어디로 흘러가 버릴지도 모른 채 덩그러니 서버린 아득한 젊은 나날들 방황했지만 순수했던 영혼들은 젊은 날 지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직도 남은 젊은 시간 속을 달려나간다 서로의 연약함을 보듬으며 쉬고 울었던 내 이름 뒷면에 세겨진 청춘의 발자취 또 거친 세파가 불어오면 우린 여린 잎파리를 부대끼며 더 많이 울고 더 아파해야하겠지 너와 내가 아차했던 젊은 날의 실수는 나의 잘..

넌 날 사랑하니? -2017.01.08.일

넌 날 사랑하니? -박원주- 나 : 우리가 만난지 3년 즈음 일이 생겨 잠시만 떨어져있자 했는데 짧은 순간에 일어난 폭풍같은 일들. 날 사랑하지 않는다며 날 만나기 전 처음으로 떠나버린 사건. 네가 날 보고 숨었을 때도 난 사랑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믿었기에 난 널 보며 물었지 넌 날 사랑하니? (알잖아) 넌 날 사랑하니? (알면서) 넌 날 사랑하니? (다 알잖아) 너 : 미안해, 널 너무 사랑하는데 네 귓가에 사랑한다는 말을 울리기엔 내 존재가, 내 목소리가 너무 부끄러웠어 그래서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이젠 알아 완전한 널 사랑하는게 아니라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단 걸. 이젠 매일 너의 귓가에 들려줄게 사랑해! (알잖아) 사랑해! (알면서) 사랑해! (다 알잖아) * 리더쉽수련회 더원 마..

신의 뜻과 믿음의 경계 -2017.01.07.토

신의 뜻과 믿음의 경계 -박원주 신의 뜻은 너무도 깊어서 그걸 헤어리기는 너무나 어려운데 신은 항상 나에게 더 많은 믿음을 요구한다 내가 믿음이 적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신은 일어날 일들을 모두다 알고 있으면서 나에겐 조금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살짝이라도 알려 주었다면 일이 꼬이진 않았을텐데... 신은 없는 곳이 하나도 없다면서 내겐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 난 지금 이 상황들이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데... 신은 불가능한 일이 하나도 없다면서 나에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 하지 않는다 날 조금만 도와줘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됐을텐데... 내가 신을 믿는건가? 신이 나를 더 믿는건가? 신의 뜻이 나의 연약함을 이기는가? 나의 연약함이 신의 뜻을 이기는가? 우리 둘 사이의 밀당은 ..

창세기 붕어 조리법 -2017.01.06.금

창세기 붕어 조리법 -박원주- 이쁜 붕어를 만들려면 먼저 넓은 들판으로 나가주세요 들판에서 밀과 팥, 닭, 소를 준비해 주세요 - 들판에 닭과 소가 아직 없으면 밀과 팥만 쓰세요 밀은 껍질을 벗겨 곱게 갈아주시고 닭은 아침일찍 낳은 알을 구해오세요 소는 젖을 짜서 그릇에 잘 담아주시고 준비된 밀가루와 알과 젖은 함께 저어주세요 반죽은 말랑말랑 해야 헤엄을 잘 치는 붕어를 만들 수 있어요 붕어는 상상하는대로 이쁘게 빚어주세요 이젠 나무를 비벼서 불을 피워주세요 그 불에다 빚은 붕어를 구워주세요 붕어가 딱딱해지면 그 속에 팥을 숨기세요 붕어가 익으면 빨리 꺼내야 타지 않아요 이제는 붕어가 완성되었습니다 따끈한 붕어는 바로 드셔도 되구요 생기를 불어 넣어서 회로 드셔도 됩니다 그럼 내일은 인간을 만들어 보도록..

사랑과 우리의 스팩트럼 -2017.01.05.목

사랑과 우리의 스팩트럼 -박원주- 무지 걔 -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는 너 빨 - 사랑을 원하지만 사랑을 하지 못하는 병신 주 -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말하지 못하는 신음 노 - 사랑을 주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음미 초 - 사랑을 접지만 사랑을 받고 싶은 미련 파 - 사랑을 받지만 사랑을 주지 않는 련단 남 -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는 단절 보 -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원하지 않는 절망 무 지게 -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는 나​ * 교회후배들과 차를 마시다 사랑에 대해 미련을 못버리는 이에 대한 충고를 보며 과연 그는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떠올리면서 ​

사과 구원기 -2017.01.04.수

사과 구원기 -박원주- 해의 동무였던 사과는 햇살아래 싱그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살과 피를 나누고 장렬히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처럼 나무에 메달려 생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사과나무에서 수직낙하 하지 않고 사람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기를 천국을 고대하듯 애타게 기다렸다 오늘은 죽을까? 내일은 죽을까? 언제 갈지 모르는 거친 미래를 넘기며 하루하루 숨조리며 살아 견뎠다 무덤덤해진 인내속에 부서지는 시간의 조각들 이렇게 생명을 잃어선 안돼! 비참히 썩어져선 안돼! 할복을 마치기전까지 절대 죽지 못했던 사무라이처럼 남겨진 숨들을 내쉬며 거친 세파를 견뎌야했다 긴 세월의 흐름은 처음처럼 끝이 없고 감가상각의 거대한 힘은 서서히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왔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힘껏 남은 절규를 외..

소음에 대한 공감각 -2017.01.03.화

소음에 대한 공감각 -박원주- 시끄러워 죽겠어요! - 안 시끄러운데? 제가 시끄럽다고요! - 적당한 소음인데? 이건 너무 반복적이고 불협화음이잖아요! - 50 데시벨도 안 넘는데? 그렇게 멀리서 재는데 뭐가 시끄럽겠어요? - 나처럼 그냥 소리에 관심 끄고 조용히 살어 세상이 요동치자 갑작스레 일어난 소음 잦아들지 않는 소리에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평범한 일상처럼 행동했다. 세상의 시끄러움에 잠을 뒤척이는 나 진앙이 귀를 으깨는 악몽에 몸도 정신도 야위어 갔고 결국 인내심은 바닥을 치고 난 처참히 무너져내렸다. 그 소음에도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 않았던 대화속의 레지스트라 끝까지 내게 공감하지 않던 그 때문에 억울했던 나는 밤마다 소음에 씨름하며 잠이 설치곤 했다. 그런 이상한 그였지만 수화 하나만은 귀..

방으로부터의 탈출 -2016.01.02.월

방으로부터의 탈출 -박원주- 시간이 태어나기전 자유로이 공간을 누비던 영혼 자신의 공간이 주어지자 그것에 무언가를 담겠다는 존재의 소유욕에 빠졌다 생명이란 시한폭탄을 육체에 장착한 채 공간과 정의의 굴레 속에 자신을 가둔다 짜여진 각본과 시스템에 점점 마모되는 자아들 가야할 곳으로 꼭 가야만 했던 연어들의 회귀처럼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멀리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비밀스런 여정을 시작한다 탈출! 왜 갇혔는지도 모르는 나에게 내가 일러준 첫번째 해답 모든 그물과 그물을 끊고서 익숙했던 한 공간으로부터 담대히 내딛는 첫번째 걸음마 딱딱한 껍질을 쪼아대는 여린 떡잎의 용기 영혼들에게 너무나 버거웠던 공간의 굴레를 벗고 잡았던 아쉬운 소유를 내려놓고서 앞에 놓인 방문을 열고 또 열어 제낀다. 우리는 언제..

새해는 없다는 비밀 -2017.1.1.일

새해는 없다는 비밀 -박원주- "와 새해다!!!" 눈 만난 강아지 마냥 새해 들판을 뛰어다니던 내가 눈 녹으면 질퍽해지는 세상물정을 알게하는 나이란 빨간 알약을 먹고선 세월앞에 벌거벗은 나를 보며 선악과가 맛있었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또 헌신짝처럼 무언가를 버리는 용기를 가지고 그 거대한 용기속에 아무렇지 않게 널부러진 나의 시간을 다시 주워담는다 돌고도는 윤회의 일상속에서 희망찬 보물을 찾기어려운 건 숨긴 사람이 없어서가 아닐까? 아래 새것이 없다는 진리. 어느순간 끊어져버릴 윤회의 고리를 애써 잊으며 새롭다 새롭다 정의의 마법을 머리속에 뿌려댄다 새롭게 태어난 시간이 오늘이란 식탁위에서 시끄럽게 응애 거린다 나는 공손히 어린 새해를 달래는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신선함을 잃고 새로운 신선함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