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젊음에 관한 묵상
-박원주-
시간이 흘러
푸르렀던 세월의 시소가 기울어진
어정쩡한 청춘들에게
누가 잘못했다 허물이 많다 정죄할 수 있는가?
보지 못한 것들을 보기위해
단행했던 무모한 용기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월의 저편을 향해
미래를 잉태하는 현재의 고통을 견디며
청춘은 무한한 시간과 유한한 젊음을 맞바꾸었다
어떤 시간을 살다
어디로 흘러가 버릴지도 모른 채
덩그러니 서버린 아득한 젊은 나날들
방황했지만 순수했던 영혼들은
젊은 날 지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직도 남은 젊은 시간 속을 달려나간다
서로의 연약함을 보듬으며 쉬고 울었던
내 이름 뒷면에 세겨진 청춘의 발자취
또 거친 세파가 불어오면
우린 여린 잎파리를 부대끼며
더 많이 울고 더 아파해야하겠지
너와 내가 아차했던 젊은 날의 실수는
나의 잘못도,
너의 아픔도 아닌
한번뿐인 청춘에게 허락된 당당한 연습이였지
우리가 서로에게 남겼던 열정의 깊은 상처는
내가 너에게,
너가 나에게
가슴으로 안아줄 은밀한 요철일 뿐
세월이 흘러
푸르렀던 시간의 시소가 기울어진
어정쩡한 젊음에게
누가 부족하다 실수투성이다 정죄할 수 있는가?
서로를 지탱해 주던 너와 나의 열정
순수했기에 더 아련한 젊은 날의 추억들
이제는 부딪히는 시간 속에 닳고 닳아
다음 젊음이 거닐 넉넉한 해변이 되고
그들이 뛰어놀 사소한 모래가 되고
젊은 한 때 누군가의 뜨거움이 흘러 갔노라 끄적여 댈
고즈넉한 빈 풍경이 된다
* 새해 일주일을 보낸 후 젊음이 너무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것을 한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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