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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진 공간 -24.5.15.(수)

비워진 공간 -박원주- 비워진 곳에는 나름의 이유가 산다. 비워져 보여도 가득 찬 공간이 산다. 하늘에 찬 공기처럼 우주에 찬 존재처럼 존재로 채우지 말아야할 거룩한 공백이 산다. 존재가 채우면 터져버릴 여백의 DMZ. 나를 절대 채우지 말어야할 공백의 판도라. 비워둬야 울려댈 아득한 빈 언약이 산다. * 누런 코가 나와서 병원에 갔더니 부비동에 염증으로 코가 가득 차 있다.

+[이야기 전지]- -24.5.14.(화)

+[이야기 전지]- -박원주- (+) 자기말 하길 좋아하는 사람들. (-) 남의 말 듣길 좋아하는 사람들. ~둘이 만나 멈출줄 모르고 흐르는 이야기~ 산 세월이 많아서 어느새 가득 찬 일기. 흘려보내지 못해 통로를 기다린 응어리. 둘이서 속삭여야 풀어질 비밀. 답은 없지만 말하다 보면 찾아지는 해답. 듣다보면 생각나는 인생의 교훈. 내가 하고픈 걸 너가 한 서로의 대리만족. 흘러흘러 언젠가 누군가의 웃음이 될 전례동화.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 전지]- * 북한 테러 위험으로 경계가 강화되었다고 식사시간에 북한 관련 이야기만 했다

얕은 하루 -24.5.13.(월)

얕은 하루 -박원주- ‘누굴 좋아하는 건 어떤 이유일까?’ 그 느낌이 마음에 떨어지려는 찰나 분주한 대화 속에 얕은 고민이 파뭍힌다. ‘사람은 쉽게 상처 입고 쉽게 잊는구나.’ 길어진 대화를 매듭지으려는 찰나 급한 만남속에 얕은 결론이 파뭍힌다. ‘날 만난 사람들은 날 기억해줄까?! 만남에 바쁜 시선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초승달처럼 연약한 기억이 어둠에 파뭍힌다. 화려하게 걷던 꽃길도 추억처럼 떨어지고 하늘에 별을 어찌 딸지 나누던 고민은 얕은 여정에 뜻하던 잠을 청하지 못했다. 얕은 하루가 물수제비처럼 분주히 나를 튀기다 결국은 얕은 나를 안고서 깊숙히 가라앉는다. * 여러가지 일들이 분주한듯 안바쁜듯 바쁜듯 흘러가는데 나는 참 깊이없이 사는것 같다.

수준 높은 기도 -24.5.13.(일)

수준 높은 기도 -박원주- 나: 주님. 의식주는 꼭 해결해 주세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해주세요.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해주세요. 사업이 잘 되고 돈 잘 벌게 해주세요. 근심 걱정없이 평안히 지내게 해주세요. 휴대폰 살 건데요. 진주펄 들어간 예쁜 디자인으로 카메라 3개 이상이면 좋겠고요. 통화품질, 카메라 화질은 최고급 성능이 탑재되구요. 통신사 번호이동, 약정 할인 혜택 다 받고요. 저렴하게 할부로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주님. 꼭 이루어주실.. (주님이 입을 막는다.) 주님: (언제 철들래. 인간아) 믿음이 약하구나. 쫑알 쫑알도 좋지만 좀더 수준 높은 기도를 해보자꾸나. 나: 주님.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하게 해주시고... 주님: 음.. 이렇게 기도해 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딸과 노을 배웅 -24.5.13.(토)

딸과 노을 배웅 -박원주- 노을이 질 때 지는 해를 배웅합니다. 침대에 앉아 어린 딸과 지는 해를 보며 유치원에서 배운대로 “굿바이~” 인사를 합니다. 저 빈 하늘을 가로지르느라 고생한 해가 대견한지 하늘도 빨갛게 물들며 해를 배웅합니다. 나는 무슨 위로를 건넬지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어린 딸이 붉은 해를 보며 해맑게 웃습니다. 매번 보는 해인데 깔깔 웃어대는 딸 얼굴에 해가 마지막 키스를 하고 사라집니다. 해가 어디 갔는지 궁금한 딸이 침대를 딩굽니다. 하늘 여기저기 찾다가 손톱같이 뜬 달을 보고 또 까르르 까르르 웃어댑니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건물들이 조명을 밝히자 딸이 배가 고프다고 밥 달라 조릅니다. 해는 반대편으로 떠났지만 침대 한켠에 따뜻히 같이 누워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 노을이 지고..

미세한 차이 -24.5.10.(금)

미세한 차이 -박원주 홀마다 1타만 줄이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군. 날마다 10분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군. 달마다 1kg만 빼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군. 벌어진 차이를 쫒느라, 인생 참 어렵군. 시작 조건부터 달랐는데, 인생 참 버겁군. * 걸프 이야기를 하면서 깨백을 하기가 참 힘들단다. 100이랑 118이랑 차이는 매홀마다 1개씩만 줄이면 되는데 그게 참 힘들단다.

시간의 배를 타고 -24.5.8.(목)

시간의 배를 타고 -박원주- 시간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다 시간이 앞에서 뒤로 흐른다. 시간이 왜 좌우로 흐르지 않나 의아해 하다 어째든 흘러가니 당연한 듯 같이 타고 흘러간다. 누가 흘려보내는지 원인을 몰라도 어디로 흐르는지 목적도 몰라도 왜 흘러가는지 이유도 몰아도 모두가 흐르고 잊고 흐르다 잊고 세월도 흐르고 잊고 흐르다 잊고 나도 흐르고 잊고 흐르다 잊고 다들 당연한 듯 흐르고 잊고 흐르다가 뚝! 갑자기 멈춰 가라앉고 말았다. * 기다리던 비자가 나오니까 감사함이 짧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급습해 온다.

뱉어진 것들 -24.5.8.(수)

뱉어진 것들 -박원주- 내가 커질수록 내 속에 담긴 것도 많아졌다. 담긴 것들은 가득 찰수록 비좁다 요동을 치고 나는 요동을 참지 못하고 뱉어버렸다. 새로운 것이 태어나도 쏟아진 것들은 더럽다. 내 속이 더러운 것일까? 주워담을게 없는지 뒤지며 쏟아진 걸 치운다. 뱉어진 것들은 그새 새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린다. “배신자!” 나는 소리를 꽥 지르며 더러운 미련을 버렸다. 거리에 나만 잔뜩 쏟아놓은 채 다시 빈 속을 채우러 길을 떠났다. * 누군가에게 이말을 해야지 하고 멋지게 해도 그 사람이 잘 안 받아주면 괜히 말했나 싶지만 주워담을 수 없다.

둘 사이의 일 -24.5.7.(화)

둘 사이의 일 -박원주- 너와 나 사이에 생긴 일. 너와 나 밖에 모르는 사실. 너와 나 해석도 다르다는 사실. 너와 나 시시비비는 더 어렵다는 사실. 너와 나 사이에 문득 생긴 무법지대란 사실. 우리는 거기서 얼마만큼 희생할 수 있을까? 난무하는 소문을 뒤로 여린 경계를 허물지만 둘 사이의 일은 결국은 둘 사이의 일. 하나가 까먹으면 아무도 모르는 비밀. 어딘가 펑 터진 소리에 깜짝 놀라도 둘 사이 일은 아니여서 안도하는 사실. * 북한 공작원이 공관 직원에게 테러를 할수 있다고 주의 경계가 왔다. 근데 사적인 영역까지 관여할 수 있을까?

명품 음식 -24.5.6.(월)

명품 음식 -박원주- 비싸서 못먹던 걸 돈을 버니 먹게된다. 돈을 먹어보니 돈의 맛을 알겠구나. 이맛에 모두가 돈을 먹고 있었구나. 먹고 싶은 걸 먹으려고 그리도 돈을 벌었구나. 꿀꺽~! 넘긴 스테이크 한 조각에 소처럼 살다 죽은 어제의 맛이 느껴져 눈물이 핑 돌다 흐른다. * 가족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안 음식점을 베트남이라서 싸니까 자주 가게된다. 맛있다고 하는 아이를 보니 아빠로서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