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굴곡진 수평선

별신성 2014. 4. 29. 08:52
굴곡진 수평선
-박원주-

꽃이 졌다 우르르
그 많고 화사했던 꽃들이
드넓은 대지를 버리고
작디 작은 씨앗 속으로 숨어버렸다
네 마음속 내 마음 구석에
떨어져 흔적도 없이 박혀버렸다

만개했던 웃음의 나날
젊음의 기억을 뒤로한 채
격정의 박동을 잊고
설레였던 추억을 잊고
평평한 대지로 무참히 되돌아갔다

하늘을 향해 피어났던
모든 손짓들의 침몰.
이별의 복선도 없이
미안한 겨를도 없이
일말의 존재도 없이
굴곡들은 가차없이
평면으로 되돌아갔다

인생이 별거냐
원망도 기대도 하지 않으리
세파에 침노당한 젊음의 파편들.
그 무참히 펼쳐진 모래사장
한줌 모래를 스다듬는다

떠오른 모든 것도
가라앉은 모든 것도
언젠간 모두 수면에 들 것이다
너도 나도 영원히
고요한 직선을 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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