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1157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24.4.15.(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박원주- 그런 날 있잖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매일 매일이 반복되고 다들 뛰니까 나도 열심히 뛰는데 스퍼트를 해도 똑같은 관성에 돌고 도는 회전이 너무 빨라 아~ 이제 그만~쉬고 싶을 때. 누가 옆에서 뛰라고 소리쳐도 내 속도가 버거워서 그냥 무작정 쉬어야겠다 주저 앉은 날. 그래. 오늘이 그날이야. 다들 이상하게 쳐다봐도 어쩔 수 없어. 그냥 멍하니 쉬어야겠어. 내가 돌고 싶을 때 다시 돌테니까 내버려둬. 난 오늘 무생물 바위야. * 와이프가 장모님 오시느라 고생을 해서 급 쉬고싶다고 한다.

마음 먹고 또 먹고 -24.4.14.(일)

마음 먹고 또 먹고 -박원주 크지 않아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고 멋지지 않아도 비교하지 않고 멀쩡히 세상을 사는 건 다 마음먹기 나름. 마음을 챙겼으니 오늘도 끄덕없다. 돈 워리 비 해피:) * 목사님께서 두려워하는 이유를 설명하시는데 하나님만 두려워하면 다른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재탕이요 -24.4.13.(토)

재탕이요 -박원주- 매번 먹는 끼니 배부르지 않을까? 매번 만난 사람 지루하지 않을까? 매번 갔던 곳 식상하지 않을까? 돌고 도는 인생 지겹지 않을까? 희안하게 배가 또 고프네. 신기하게 그 사람이 또 웃기네. 봐도 봐도 절경이 또 보이네. 살아도 살아도 아침이 또 싱그럽네. 누가 그리고 지은 것처럼 누가 채우고 비운 것처럼 난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네. 롤러코스트처럼 돌고 돌아도 또 살고 즐기고 또 웃게 되네. * 며칠전에 장모님과 함께 온 장안 뱃놀이와 바이딘 사원을 또 왔는데도 멋지고 절경이고 재미있다.

알딸딸 -24.4.12.(금)

알딸딸 -박원주- 알딸딸 이성이 마비되는 순간. 내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이성을 툭! 버린다. 내 웃음이 이리 해맑구나. 이 말이 이리 하고팠구나. 마음에 쌓인 게 이리 많았구나. 이성을 놓고 나는 나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좋아 미친 놈 마냥 이성을 풀어 제끼고 미친 놈 마냥 아무말이나 지껄이고 미친 놈 마냥 껄껄 웃다 미친 놈 마냥 홀랑 벗고 춤을 추다 미친 놈 마냥 멍하니 멍때리다 미친 놈 마냥 골아 떨어져 자다 다음날 멀쩡히 그 미친 놈을 다시 찾는다. 그냥 계속 미칠 껄 그랬나? * 다른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다들 알딸딸 하시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24.4.11.(목)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박원주-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으야 디야~ 상여가 들어오고 상여가 나가고 익숙했던 순간들이 모두 먼 길을 떠난다. 흘러가는 것들은 잡을 수 없고 멈춰선 것들은 움직일 수 없고 멀어지는 시선들은 시간처럼 아득하다. 먼 훗날 우리 다시 만날까? 흘러가는 모든 게 언제 다시 고이듯이 흐르는 눈물도 어디 고이면 좋으련만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은 어느새 마르고 다시 웃는 나에게 어제 이별은 잊혀지고 없다. 모든 것이 떠나도 모든 것이 채워지고 모든 것이 그대로구나.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으야 디야~ * 장모님이 다시 한국으로 떠나서 배웅을 하는데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생각에 맘이 짠했다.

그냥 빠지고 파 -24.4.10.(수)

그냥 빠지고 파 -박원주- 그냥 빠지고파. 남 눈치 안보고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빠지고 싶으면 그냥 빠지고파. 참 간단한 건데 그게 참 어렵다. 내가 다른데 빠져있나보다. 거기서 나오기가 힘든가 보다. 빠질 때 빠지는 그 희열을 위해 날 건지는 구출작전을 시작한다. 커밍순~! * 장안 뱃놀이를 갔는데 그 강에서 배를 세우고 수영하는 외국인들을 보니 부러웠다.

시간 제한 -24.4.9.(화)

시간 제한 -박원주- 말에게 오늘까지만 살아라 했더니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더니 바쁜 숨을 몰아대며 쉴새없이 달려간다. 저멀리 달아나는 말을 불러 세워도 설 생각도, 들을 생각도 없다. 아.. 내 말 그렇게 열심히 안 들어도 되는데.. 굳이 오늘까지 살 필요 없는데.. 결국 달리던 말은 멈춰서지 못했다. 말 그대로 오늘까지 살다 죽었다. 함부로 말하면 안되겠다. * 간담회에서 돌아가며 3분이내로 말하라고 했더니 다들 말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쉬는 개미 -24.4.8.(월)

쉬는 개미 -박원주- 일하던 개미에게 좀 쉬라 했다. 뭐하고 쉬나 봤더니 평소에 못한 걸 해야한다고 수영하고 운동하고 잠자고 여행간단다. 그거 언제든 할 수 있는거 아니니? 그 단순한 것도 못하고 살았니? 여유가 그렇게도 없었니? 짠해서 좀더 쉬라했다. 개미는 간만에 쉬어야 쉬는 맛이 난다며 다시 일터로 터벅터벅 돌아가버렸다. * 간만에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와이프랑 애가 없어서 뭐할까 고민하다 수영장에 갔다.

레디 액션! -24.4.7.(일)

레디 액션! -박원주- 배우 준비! 무대 준비! 여기서 여기까지 큐시트 각본대로 말하고 움직여주세요! 신이 된 냥 인간들을 컨트롤하지만 인간들은 애드립이 넘쳐나고 어느새 각본을 떠난 배우에게 무대는 의미가 없고 결국 신을 떠난 인간은 죄 짓기 바쁘다. 시나리오는 현실과 너무나 멀구나. * 장모님 오신다고 가구도 빌리고 청소도 하고 장도 보고 무대는 세팅했지만 실재 상황은 어떨지 고민이 깊다.

구차한 미련 -24.4.6.(토)

구차한 미련 -박원주- 미련들이 몸에 덕지덕지 붙어 구차하게 생을 연명하고 있다. 버려야지. 잘라야지. 아파도 참아야지. 굳은 다짐도 잠시 뿐 어느새 생각조차 구차한 변명들이 메달려 딸랑거린다. 철 지나 쓸모없어도 못 버린 살림처럼 두꺼운 양털에 말라붙은 땟가죽처럼 항복해도 목숨을 구걸하는 장수처럼 어떤 미련에 어떤 욕심에 어떤 쾌락에 버리지 못한 구차함들이 과거로 나를 붙든다. 시끄런 굿판에도 벌여도 떠나지 못하고 나를 맴도는 구차함들. 여기서 같이 죽어 끝내자고 서서히 물 속으로 들어갔더니 미련들이 살겠다고 머리 꼭대기에 오른다. 괘씸한 놈들. 이 잡듯이 한놈 한놈 미련을 터트리며 그제사 과거의 나를 씻어 버린다. * 골프 모임에서 상품에 대한 기준이 있는데 내가 빋겠다고 우기면 괜히 욕심 부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