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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사유 -15.05.21.목

낚시의 사유 -박원주- 푸른 풍경속에 지렁이가 내려온다 올 누드 지렁이의 현란한 춤사위. 안되는 줄 알면서도 어느새 입술은 깊은 애무를 음미하고있다 순간을 위한 영원의 도발. 이제 죽는건가? 짧은 후회의 순간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순간, 또 다시 더 깊은 애무의 시작점이 된다 바늘이 내사랑이라는 무언의 확신. 낚시 찌는 위아래로 요동치며 피스톤의 희열을 물결에 전한다 신념에 찬 입질은 나에게 음미의 쾌락을 안겨주었고 음미는 다시 나를 낚시터로 불러내었다 보이지 않는 손들이 낚고 낚이며 한방 손맛이 넘길대고 유희하는 즐거운 인생의 낚시터 강대공들 ​

마모의 빈자리 -15.05.20.수

마모의 빈자리 -박원주- 살아있는 모든 것은 부대끼며 닮아간다 자신이 닮아가는지도 느끼지 못한채 부모에 닮고 꿈에 닮고 인생에 닮고 서로 서로 부딪히며 닮아가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부대끼며 닳아간다 자신이 닳아가는지도 느끼지 못한채 시간에 닳고 만남에 닳고 열정에 닳고 동그랗게 부딪히며 닳아가는 것이다 네모난 이가 이여쁜 동그라미가 되었을때 그 빈자리를 바람에게 내어준다 그 빈자리를 바람에게 내어준다 그 빈자리를 바람에게 내어준다 그리고 바람처럼 불어 바람처럼 흩날려 멀리 떠나는 것이다 ​​

침묵의 포도꽃 -15.05.18.월

침묵의 포도꽃 -박원주- 아무도 관심이 없는 열열한 자축 개화 내가 느끼는 이 희열은 모두가 외면하고 빨리 내 꽃이 시들고 지나가버리길 바란다 열매만을 탐하는 결과론의 시선들. 한겨울 눈보라 치며 떨며 피었던 내 꿈은 긴 여정을 돌아 침묵의 산고끝에 피어났다 이제 결실하는건 종두득두겠지 아 그래도 소풍가는 날은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 ​

늙어가지 않게 하소서 -15.05.17.일

늙어가지 않게 하소서 -박원주- 늙어가지 않게 하소서 누구나가 걷기에 당연한 듯 포기하며 소멸을 향해 걸어가지 않게 하소서 나의 눈망울에 허락된 생기에게 지금이란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대신에 웃어가게 하소서 세파의 주름에 나를 내어놓지 않고 부는 바람에도 가진 온기를 전하며 당신이기에 당연히 미소를 건네는 겸양을 주소서 존재에게 평화하고 상황에 오래 참고 약자에게 자비롭고 악인에게 선하며 관계에 충성되고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누림을 누군가에게 건네주는 담백함으로 사랑하며 또 사랑하는 힘을 허락하소서 시간을 거스르며 웃어가게 하소서 누구나 다다르는 당연한 마지막이 아닌 나의 의지를 죽인채 아무말없이 그렇게 훌쩍 늙어가지 않게 하소서 ​​​​​

不동산위에 올라서서 -15.05.16.토

不동산위에 올라서서 -박원주- 가장 원시적인 소유를 점령하라! 소유는 점점 더 높은 동산으로 오른다 오르는 건물처럼 보이지않는 손도 오르고 자본은 붉은 땅도 블루오션으로 바꾼다 제로썸 게임에서 남는 자가 이기는 자. 넓은 지구안에 좁은 도시를 만들고 건물을 짓고선 사람을 가두고 건물을 판매한다 돈은 돈이 되지않고 땅이 돈이 되는 땅따먹기. 돈을 위한 불노소득을 재테크라 명명한다 不동산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니 대지위에 건물들은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독서, 정방문점심, 수영, 홍대, 화떡, 어벤저스영화 ​​​​

오해의 시간에 -15.05.15.금

오해의 시간에 -박원주- 역사가 시작되고 만남이 시작되고 우리의 접점이 생겼다 유한한 시간에 유한한 공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라 무한히 알수없고 무한히 사랑할 수 없단 핑계로 첫번째 오해가 생겼다 사소한 거니까 나중에 풀면 되니 그냥 넘겼다 두번째 오해가 생겼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걸까? 화가 났다 세번째 오해가 생겼다 내가 알던 그 사람 맞나? 사람이 다르게 보였다 네번째 오해가 생겼다 원래 그런 사람이였나보다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멀어질수록 심해지는 오해의 빈도와 강도. 우리는 오해의 시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갔다 다시 그 사람의 마음을 만날 수 있을까? 미련이 생기더라도 지금 다시 만나는 건 내 욕심이겠지 훗날 우리의 역사가 멈춘 그 시점에 다시 만나 오해의 시..

누가 누가 잘하나 -15.05.14.목

누가 누가 잘하나 -박원주- 긍정주의자가 다 잘될꺼야라고 말했다 현실주의자가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했다 실속주의자가 실리를 따르라고 말했다 공리주의자가 다수의 선을 추구하라 했다 공자, 맹자, 장자, 소크라테스도 말했다 기억은 안나지만 좋은 말을 했을 것이다 나도 중얼거렸다 누가 누가 잘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