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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passion) 감각 -15.06.01.월

패션(passion) 감각 -박원주- 신이 인간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자 인간은 최적화된 열정 노선을 선택해 나갔다 상냥하고 귀여운 요령 피우는 여우. 우직하니 일만하는 웃지 않는 곰탱이. 삭삭한 여우가 되거나 미련한 곰이 되거나 둘을 적당히 반반 섞어두고 싶지만 여우와 곰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길을 오늘도 곁눈질없이 굳건히 걸어간다 누군가가 패션에 대해 전혀 모르고서 둘이 반반 섞으라고 뻔한 훈수를 두지만 정장과 캐주얼을 함께 입는건 난해한 패션 감각 후일에 언젠가 둘이 서로를 닮겠다고 하면 이젠 죽을 날이 가까운 시점이겠지 오늘도 둘은 삶의 순간을 거닐다 서로를 쳐다보곤 씨익 웃고 지나간다 ​​

상처와 흉터사이 -15.05.31.일

상처와 흉터사이 -박원주- 흘러간 아픔만으로 흘린 눈물만으로 이제는 좀 아물었으면 고대 했건만 흐르는 눈물에 다시 상처가 닿아 쓰라린 아픔에 다시 눈물을 흘려야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흉터로써라도 이 쓰라림을 덮을수 있을까? 아물지 않는 상처 때문에 누군가를 품기도 웃지도 사랑하기도 힘들다 상처가 아물도록 가만히 두고 싶어도 다시 세상의 칼날이 다가와 애먼 상처를 찢어 놓는다 다시 흐르는 눈물에 상처가 닿아 쓰라린 아픔에 오늘도 눈물이 흐른다 무덤덤한 이들은 나의 무덤덤한 표정에 더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서 나를 무덤덤히 거울처럼 쳐다보고 있다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흐르는 눈물도 더 빨리 마르진 않을까 상처에 먼지라도 들어가면 더 빨리 아물진 않을까 쓰라린 내 상처 촉촉한 내 아픔을 호호 불어 보다가 차..

까 -15.05.30.토

까 -박원주- 둘이 만나 친해진다는 건 서로의 흐름에 익숙해지는 것 내 이야기만 말한다고 네가 나로 채워지지 않고 네 이야기만 듣는다고 네가 날 알 수도 없기에 나를 말하고 너를 듣는 2차선 왕복의 시간 둘이 만나 친해진다는 건 서로의 무게에 익숙해지는 것 흰 실로 연결한 소박한 종이컵처럼 내가 이야기 할때는 너가 들어주고 네가 궁금해 할때는 내가 이야기해 주는 저울에 추를 얹으며 균형을 맞추는 두 시소의 이야기 둘이 만나 친해진다는 건 서로의 공감에 익숙해지는 것 서로의 웃음과 울음을 알아가며서 만유인력의 존재만큼 조금씩 가까워지고 팽창하는 우주의 속도만큼 서로에게서 조금씩 멀어져 가는 것. ​​​​​

축사의 본론 -15.05.29.금

축사의 본론 -박원주- "녹음이 짙어가는 5월을 맞아 당신을 만나게 됨을 참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오. 우리가 이렇게 동행함은 인연의 고리를 넘은 필연의 축복이니 내 가진 열정과 사랑이 당신에게 더 위로가 되고 나아가 우리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고 발전하길 기대하오. 당신이 내 손을 잡아주어 다시한번 감사하게 생각하며 우리의 사랑도 무르익는 녹음처럼 조금씩 결실해가길 기원하오. 끝으로 항상 건강과 평안이 당신께 가득하길 바라며 항상 행복하시오." 라고 편지를 쓰면 그대 내 마음을 모를것 같아 그대 문앞에서 기다리다 말로 직접 전한다는 것이 그만 그대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덥썩 안아 버려 참 미안하고 황송할 따름이오 그 마음 글로 대신하니 부디 내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주길 바라오. -신성 올림- ​​

잔소리 회의 -15.05.28.목

잔소리 회의 -박원주- 우리가 해야할 일 아시죠? 우선순위 잘 기억해 주시구요 담당자는 업무 끝까지 책임지고 스케쥴 관리 잘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신보다 조직을 먼저 돌아보고 끝까지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주세요 이상입니다 엄마의 뻔한 잔소리는 사랑이라 핑계라도 대며 짜증이라도 내고 이래저래 풀겠다만 회의중 뻔한 잔소리는 사랑도 없고 짜증도 못 내고 이래저래 쌓여만 가니 우리네 관계가 참 안타깝다 느껴지는 회의하고 회의하는 회의 시간 15:35분 ​​

통일의 재림 -15.05.27.수

통일의 재림 -박원주- 광복처럼 오소서 모두가 바빠서 통일을 잊을 때쯤 중요한 일과 가치의 경계가 무너질 때 시도 때도 없이 뜬금도 없이 깜짝 놀라 소스라칠 절묘한 시간에 오소서 모두가 열망했지만 잊혀져버린 한낮 소망 누가 통일의 열망을 아직 붙들고 기억하고 있으랴 그 분열과 아픔이 흔적없이 사라질 그날 모든 고통에서 눈물을 위로할 그날 통일이여~ 내 고대하는 님이여~ 이제는 임하소서! 부디 하루 속히 강림하여 새날을 이루소서! ​

빈부격차제도 -15.05.26.화

빈부격차제도 -박원주- 돈 있으면 건물을 사고 - "10억" 돈 없으면 월세를 내고 - "월50" 돈 있으면 전세를 하고 - "5000풀" 돈 없으면 월세를 하고 - "500에 월30" 억억을 외치건만 정작 청년은 돈이 없다 태곳적 자연에서부터 화폐화된 토지의 변모. 인간은 굵은 선을 대지에 긋고 자신의 이름을 세기며 미지의 영역을 점령해 나간다 한순간의 교환으로 땀없이 웃는 자와 우는 자.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거래하는 자본(에) 주의. 해괴망측한 빈부격차제도에 어디선가 고통하는 젊은 눈물의 한숨들 ​​​

첫바다를 대하는 자세 -15.05.25.월

첫바다를 대하는 자세 -박원주- 아이는 태어나 처음으로 거대한 물을 대한다 친근한 물과 거대한 물 사이의 괴리만큼 아이는 해안가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바닷물을 몽둥이로 있는 힘껏 내리쳤다 성난 바다가 솨아아 밀려와 아이 발을 적셨다 놀란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쪼르르 엄마품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바다를 향해 힘껏 소리를 지르자 성난 파도는 이내 잠잠해졌다 아이가 바다를 이겼다 아이는 다시 바다로 달려가 바닷물을 내리쳤다 치고 또 치고 소리를 마구 질러댔다 아이는 이제 밀려오는 파도가 무섭지 않았다 거대한 바다를 이해할 때쯤 아이는 다시 엄마 품속으로 달려가 바다를 풍경삼아 뛰어놀았다 생애 첫 바다를 바라보며 이 세상을 살아갈 법을 배운 아이. 아이는 자라며 숱한 바다를 만날 때마다 이 첫 바다의 추억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