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메두사 -박원주- 가끔 망막에 내 모습이 비친다. 거울처럼 선명한 상에 “누구지?” 동공을 연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못생겼니?” “성 내는 니 모습이요!” 얼굴은 경직되어 지진난 듯 실룩대고 눈매는 지켜떠 칼에 벨듯 날카롭고 콧구멍은 벌렁대며 콧김이 씩씩대고 입가는 삐뚤빼둘 못마땅해 찡그리고 핏대는 터질듯이 잔뜩 서서 위태롭다. 머리에 뱀 달린 메두사 얼굴. 보고나면 저주에 걸려 하루종일 시무룩 ‘나는 왜 또 참지를 못했나?’ 개복치같은 인내심에 밀려오는 짜증과 후회. 재발방지를 다짐하며 자아성찰과 반성모드. 다시 또 괴물이 나타날까 성을 참고 화를 꺼트린다. 식힌 화가 가라앉아 심연이 무겁다. 다시 또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 얼굴 위에 뱀처럼 가느다란 울화가 흘러내린다.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