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나 연기 대상 -24.1.11.(목)

별신성 2024. 1. 12. 23:10

나 연기 대상
-박원주-

가족 다같이 주말드라마를 보다가
오열하는 슬픈 장면이 나오면
어머니 여김없이 눈물을 흘리셨지.
그때 아버지 한마디 거드시며
“어이구~ 여편네야. 저거 다 연기잖아.”

세상 살면서 제일 필요한게 연기지.
누가 누가 연기를 잘 하나?
부모 역할, 자식 역할,
남편 역할, 아내 역할,
사장 역할, 직원 역할,
대통령 역할, 국민 역할,
짜여진 각본 따라 잘 연기를 해야하지.
연기를 잘 못하면 이번판은 나가립니다.

모든 삶이 연기지.
잘 짜인 각본에 놀아나는 인생이지.
관례다 문화다 예절이다 배려다
벗어날 수 없는 의상들을 걸치느라
시간 쓰고 돈 쓰고 채워야만 넘어가지.

제일 힘든 연기는 “나”란 주연 연기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역할에
이 상황에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표정을 짓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난감함과 신선함 사이
어떤 “나”를 붙잡고서 몰입 연기를 해야하지.

가끔은 거울에 비친 날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금 잘 연기하는거 맞지?
지금 상황에 맞게 잘 연기하고 있지?
내 나이에 위치에 맞게 연기 잘하고 있지?
주름이 더 늘었으니 더 늙은 연기를 해야할까?

오늘 모두 연기 잘 했어?
시간의 매듭들은 시상식 일정이야.
고생한 나를 격려하며 상주는 시간이지.
잘했으면 한번씩 웃어주고
못했으면 힘내라고 토닥여줘.
언제나 시상식에서 연기 대상은 “나”야.
다음 연기도 화이팅하자.

* 블필요하게 감사 지적을 피하기 위해 재공고를 하고 다시 접수하고 다시 심사하고 다시 계약하고 다시 원상복귀하는 노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