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부터의 탈출
-박원주-
시간이 태어나기전
자유로이 공간을 누비던 영혼
자신의 공간이 주어지자
그것에 무언가를 담겠다는
존재의 소유욕에 빠졌다
생명이란 시한폭탄을
육체에 장착한 채
공간과 정의의 굴레 속에 자신을 가둔다
짜여진 각본과 시스템에
점점 마모되는 자아들
가야할 곳으로 꼭 가야만 했던
연어들의 회귀처럼
그들은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멀리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비밀스런 여정을 시작한다
탈출!
왜 갇혔는지도 모르는 나에게
내가 일러준 첫번째 해답
모든 그물과 그물을 끊고서
익숙했던 한 공간으로부터
담대히 내딛는 첫번째 걸음마
딱딱한 껍질을 쪼아대는 여린 떡잎의 용기
영혼들에게 너무나 버거웠던
공간의 굴레를 벗고
잡았던 아쉬운 소유를 내려놓고서
앞에 놓인 방문을 열고
또 열어 제낀다.
우리는 언제쯤
처음 저 순수함이 낭자했던 우주속에
자유롭게 다다라서 쉴 수 있을까?
* 홍대 방탈출 게임방을 다녀온 후 재밌었던 추억을 회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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