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간다.
나는 샤워를 하고 멋진 몸을 누군가를 봐주기를 원하듯이 나의 생각의 나체를 누군가는 봐주길 바라며 펜을 스다듬듯 키보드를 더듬는다.
매일 매일 많은 생각들이 나의 머리를 댐처럼 터질듯이 채우다가 지나고 보면 어디로 방류됐는지 샜는지 알수없이 텅빈 공간만 남아있기에 더 절실하게 애잔하게 키보드를 피아노처럼 두드려댄다.
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일까?
아는 사람? 손!
이 물음은 오늘의 물음이지만 내 삶을 하루라고 돌아봤을때도 정말 묻고 싶은 말이다.
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일까?
긴 여정을 당겨 고민하고 싶다가도 답이없는 문제로 긴 씨름을 이어가고 싶진 않기에 지금에만 충실히 애무를 하겠다.
자 보아라 나의 단상들이여~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르스학파가 오래전부터 싸우다가 결론을 못내서, 프로이드가 무의식으로 카오스적인 마술을 가미해서 좀더 버라이어티해졌다가, 끝내 머슬로우까지 가세해서 욕구 5단계설을 만들어 보았지만,, 내 욕구를 누가 정립한단 말인가?? 일반화의 오류일뿐..
욕구는 저질인가? 처음엔 저질스러운 것으로 생각했다. 왜냐면 저질스러운 욕구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고질스러운?? 욕구도 많았다. 세계평화를 이루고 싶은??ㅡㅡ;; 욕구를 가진 사람이 바로 나니까 ㅋㅋㅋ
나의 욕구는 실로 복잡하다.
우선은 가장 큰 욕구는 표현의 욕구.
나를 누군가가 알아주지않고 만나주지않는다면 그 다음 욕구인 자아실현이든 세계평화든 뭐든 의미가 없어진다.
모든 존재들은 존재하는 것이다. 즉, 존재는 표현되거나 드러난다. 태초에 신이 빛을 만든 이유는 그 드러남의 창조의 미학일 것이다.
몸매를 다듬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하는 사소함에서.. 이력을 다듬고 관계를 다듬고 삶을 다듬는 것까지 모두가 표현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이렇게 야심한 밤에 글을 쓰겠다고 난리인지도 모르겠다.
표현의 방법을 최적화하기위해 많은 노력아닌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은 내가 편한 글로 표현을 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가 가장 나를 잘 드러낼 것인지 항상 고민이다. 글일까? 글이면 수필? 소설? 시? 동화? 판타지? 아니면 노래일까? 작곡? 연극? 그림? 그래서 여러 장르를 도전하고 픈지 모르겠다.
다음 욕구는 뭐다하고 쓰고 싶지는 않다.
지금의 욕구는 틀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하는 욕구에 충실하니까.
난 크리스천이기에 행동에 있어서는 제약이 많다. 어떨땐 나의 욕구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게 참 아쉬울때가 많다.
이 끼를 참 버라이어티하게 썼다면 재미난 일이 많았을텐데.. 신과 빨리 교제해 버려서 땅의 욕구보다 하늘의 욕구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물론 그런 욕구에 항상 충실하기에는 혈기왕성한 나이라는 것은 똑똑한 신도 알고 있다.
하루가 간다.
돌고 도는 하루는 무슨 욕구를 발현하고 있을까?
인간의 욕구는 참 짧고 소비적이다. 나는 이것을 등가교환의 법칙을 적용해 '마모적'이라고 표현한다.
욕구가 주는 쾌락은 정확히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마모시키기에.. 그래서 스토아 철학자들이 길고 가늘게 살려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내 욕구에 정답은 없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욕구에도 정답을 내릴 수는 없다.
우리 모두는 알 수없는 욕구의 발현에 순간순간 대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신도 표현의 욕구가 있어서 무언가를 만들지 않았을까? 그래서 만들고 심히 좋았더라라고 거룩한 쾌락을 음미했던 것같다.
하루가 간다.
참 구구절절히 하루의 바짓가랭이를 잡고 선 나를 본다.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나의 존재감을 어떻게든 이어보려 바벨탑을 쌓아보지만, 솔로몬이 외치고 외쳤던 헛되고 헛되고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라 한 것과 별반 다른 결론이 나지 않는다.
욕구에 대한 나의 힌트가 떠올랐다.
인간은 직선을 산다. 자연은 원을 산다. 인간의 욕구는 직선적이다. 나는 이를 피스톤 욕구라 부른다.
직선의 왕복처럼 단순한 반복은 마찰을 부르고 그 마찰가운데 쾌락이 있지만 그 마찰의 끝은 마모를 부르기에 어찌보면 승화되지 못한 욕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의 욕구는 원이다. 돌고 돌며 원을 그리는 반복이지만 정확이 반복의 처음과 끝이 없기에 욕구가 발현되어도 끝나지 않기에 마모가 없다. 실로 좋은 모델이지만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무척 어지러운 것 같다. 어찌보면 신은 인간에게 쾌락과 마모를 겸하여 주어 인간들이 태어나고 죽게 하는 패러다임을 만든 것일 수도 있다.
하루가 간다.
나의 욕구도 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제일 짜증나는 일이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잠을 원하게 프로그램된 로봇같은 느낌이다. 내가 자는 동안 머릿속을 누군가가 백업시킬 것같은 느낌이 드는 건 사생활 침해같아 비밀을 유지하고 그 탱탱한 긴장감을 즐기는 나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래도 나는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의 삶과, 그 삶속에 일부인 잠을 잔다.
누군가 나를 애무한다면 짜릿하겠지.. 상상의 욕구 기법 활용하기ㅋㅋㅋ
욕구에 대해선 할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아이패드로 적으려니 손가락이 아파서,, 다음에 좀더 장황한 욕구로 적으며 너의 동공에 삽입을 선사해보도록 한다. 부디 마모되지 마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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