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엔 매년 쥐불놀이를 했다. 전날에 분유 깡통 구하기가 힘들어서 복숭아캔 깡통도 썼는데 그건 너무 작아서 숯을 모아 던지는 재미가 없다. 그래서 집에서 작년 깡통을 못통으로 두기도 했다. 새 분유통 구해서 못구멍 뚫을 때 그 희열이란..
쥐불놀이는 강둑에서 대부분하는데 그건 둑이 높고 옆에는 논이라 깡통을 던지기가 좋기 때문이다. 열심히 깡통속에 숯을 모아가다 분수처럼 던질때 창공에 나부끼는 그 붉은 숯가루는 정말 황홀했었다. 물론 강둑에 타작한 짚단더미를 친구들이 태워먹기도 했었다는;
쥐불놀이가 끝나면 장작불 아래서 놀거 같지만 전혀 아니다. 동네 친구들이랑 온동네를 뒤지며 숨바꼭질도 하고 잡기놀이도 하고 계주같은 거도 하고 밤새도록 놀았다. 진짜 달이 밝아서 어둡지가 않으니 마구 마구 놀았다. 동네 어르신들은 우리가 불낼까봐 초긴장 상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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